“천정배는 DJ가 아니다” vs “호남 민심은 전통야당 복원 원해”

4월 30일 폴리뉴스 본사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이명식 본지 논설주간의 사회로 김능구 본지 발행인, 정치평론가 유창선 정치학 박사,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사진= 이은재 기자)
▲ 4월 30일 폴리뉴스 본사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이명식 본지 논설주간의 사회로 김능구 본지 발행인, 정치평론가 유창선 정치학 박사,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사진= 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이성휘 기자]<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4월 30일 4·29 재보선 결과와 그 후폭풍에 대한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폴리뉴스 본사에서 열린 이날 좌담회에는 이명식 본지 논설주간의 사회로 김능구 본지 발행인, 정치평론가 유창선 정치학 박사,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날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의 참패로 마무리된 이번 재보선에서 드러난 호남민심의 반 새정치연합 정서와 특히 광주 서을에서 나타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돌풍에 주목했다. 

그렇지만 ‘천정배 돌풍’이 실제 ‘호남 신당출현’등 야권의 대대적인 재개편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양분됐다. 

유창선 박사는 “야권재편을 쉽게 이야기하지만 현실적인 경로와 가능성을 생각하면 막상 손에 잡히는 그림은 몇 개 없다”면서 “기본적으로 현 새정치연합을 대체하는 야당의 출현은 적어도 다음 대선까지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유 박사는 “과거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이 비록 실패는 했지만 그런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안철수 현상’이라는 대중적 지지에 기반한 힘이 있어서 가능했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새정치연합 밖에서 구심점이 될 세력이나 인물이 부재한 상황이기에 더욱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호남권에서 독자세력화 움직임이나 시도가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총선이나 대선에선 연대의 흐름으로 귀착될 것”이라며 “전체 흐름은 현재의 제1 야당을 중심으로, 잘하든 못하든 결국 새정치연합 중심으로 가는 대형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만흠 원장은 “야권재편은 완전히 밖에서 주도하는 것은 어렵고 새정치연합 내부에서 천정배 등 새로운 세력에 가세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총선준비 과정에서 탈당이 발생해 적어도 교섭단체 수준까지 간다면 상당한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천정배 의원이 DJ(김대중 전 대통령)만한 힘과 구심력을 가지고 있다면 기성정치인들을 제외하고도 (야권재편과 신당출범이) 가능하다”면서 “그러나 그 정도의 구심력을 확보하긴 어려우니 새로운 세력이 추동될 동력을 위해서는 새정치연합에서 이탈이 가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천 의원이 (이번에 출마해) 새정치연합을 비판했지만, 그 비판내용에는 천 의원 역시 지금까지 계속 해온 것들이 있다”면서 “과거 열린우리당 분당사태 같은 것이 있었는데, 이제 본인도 책임있는 답변을 할 시간이 온 것 같다”며 천 의원이 새로운 정치세력을 이끌기 위해서는 기존 새정치연합과는 다른 비전을 보여줄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황장수 소장은 “천정배 의원의 당선은 전통민주당, 기본은 중도보수지만 때로는 중도좌파 성향을 약간씩 가지는 전통적 한국야당의 복원 요구가 시작된 것”이라며 “이번 재보선의 41%라는 광주 투표율은 엄청난 수치로 이런 요구가 가속화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특히 황 소장은 지금의 야권약체화 원인을 ‘수준 떨어지는 일부 친노세력’이 야권의 주류가 된 점을 꼽고 “호남은 그 동안 야권을 열심히 지원했지만 이걸 이대로 끌고 가야하나 아니면 야권 독자세력으로 끌고 가봐야 하냐는 고민이 있다”면서 “그런 부분의 문제가 천정배 의원에게 주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야당의 복원이라는 기치를 들고 기존의 비노와 반노가 합세하고, 호남과 수도권의 신진엘리트 정치인들로 인적충원을 해내고 총선에서 5~60석을 확보한다면 (가능하다)”면서 “과거 DJ의 새정치국민회의도 그 정도 의석으로 정권을 만들었다. 대선에서 (천정배 신당이) 야권의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김능구 본지대표 역시 “새정치연합 지도부들도 호남민심은 새정치연합의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것과 다른 대안야당을 원하는 민심이 반반이라고 이야기한다”면서 “이번 광주 선거결과만 보면 반반이 아닌 7:3 정도가 되는데, 그건 천정배라는 인물이 요인으로 들어가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남지역 민심과 수많은 정치 세력들이 어떤 모멘텀이 없어서 그동안 (신당추진을) 못했지만 이제는 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천 의원은 온건합리적인 진보와 확고한 개혁노선을 이야기했고, 기존 기득권에서 떨어져 나온 사람과는 함께하지 못한다고 분명히 이야기했다”면서 “촛불집회와 4.16 세월호 참사를 거치면서 정말 현재의 정치세력에게 나라를 맡기지 못한다는 (시민사회) 생각의 지평이 더욱 넓혀졌다. 어떤 계기를 통해 온건합리적인 진보와 확고한 개혁노선을 가진 이들이 호남의 기반을 통해 터져 나온다면 수도권에서도 얼마든지 그 부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려운 문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번 천정배라는 계기를 통해서 호남의 변혁세력, 변화를 추동하는 세력 등이 뭉쳐서 유의미한 세력이 된다면, 바로 변화의 힘으로 작용하다면 충분히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이명식 본지 논설주간은 “천 의원이 과연 새정치연합 내부의 의원들을 흡수할 만한 구심력이 있을지가 문제”라면서 “과거 천 의원이 서울시장과 19대 총선 서울 송파을에 나왔을 때 몇 번의 실망스런 모습을 보인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 논설주간은 “더구나 호남은 변화의 물꼬를 트는 특수성도 있지만, 지역이 갖는 한계도 분명히 있다”면서 “천 의원이 말하는 ‘호남정치의 복원’이 전국적인 영향력으로 확대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이날 좌담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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