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섰다.(사진=새누리당 제공)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섰다.(사진=새누리당 제공)
사회경제적 이슈는 차별성 줄이고 안보 담론에서 우위에 서려는 것인가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4월 8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하자는 제안을 여야 정치권에 내놓았다. 이날 유승민 대표가 제시한 방향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차기 총선과 대선을 향해 나아가려는 새누리당 내의 전략의 속살을 드러낸 것으로 보아도 지나치지는 않을 것 같다.

유승민 대표는 경제전문가답게 현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하며 자신의 지론인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가는 따뜻한 공동체를 통한 양극화 해소의 시급성을 강조하면서 고 노무현 대통령의 통찰력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아울러 공무원 연금개혁과 증세, 복지, 보육 문제 등에 있어서도 여야 합의를 통한 개혁을 주장했고 박근혜 정부의 단기 부양책 위주의 정책을 지적하면서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고통분담과 이를 위한 재벌개혁, 그리고 사회적 경제의 활성화와 가계부채 해결 등도 주장했다. 반면 안보문제에 있어서는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방어수단으로 사드 배치를 강하게 주장하면서 야당과 안보문제에 대해서는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승민 대표의 연설에 대해 야당인 새정치연합에서 ‘우리나라 보수가 나아갈 길을 제시한 명연설’이라는 격찬이 나온 반면 새누리당은 이례적으로 별도의 논평을 하지 않는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인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유승민 대표가 여러 사안에 대해 언급했지만 큰 기조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측이 구사했던 ‘경제민주화’와 ‘생애맞춤형 복지‘ 등 사회경제적 이슈에 대해서는 선점하거나 야당과의 차별성을 줄이고 안보 등 이념공방으로 일관하며 상대적으로 자신들이 유리한 지형에서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이었고 이 전략은 일정하게 보수를 결집시키고 MB 정권에 대한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반감을 희석시키는 효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 

새정치연합은 유승민 대표의 연설에 대해 그동안 자신들이 주장해 왔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반기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렇게 새누리당이 내세우는 말로만이라도 사회경제적 이슈를 다시 선점하거나 야당과 변별력이 드러나지 않게 만드는 상황에서 무엇으로 야당의 존재이유를 찾고 정권교체의 명분으로 어떤 것을 제시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할 것이다. 

국익과 나라의 미래가 걸린 외교 안보 문제에 있어서도 진영을 넘어서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사회경제적 문제에 대해서는 진영을 넘어 합의 정치를 이루자고 재시했지만 정작 나라의 미래가 걸린 외교와 안보문제에 대해서는 북핵, 싸드(THAAD), 천안함 폭침, 북한인권법, 테러방지법 등을 사안을 제시하며 야당의 입장과 행동을 요구하며 공세를 취했다. 특히 유승민 대표가 청와대 측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싸드 배치를 다시 강조하며 야당이 싸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한다면 대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미국의 특정 무기체계의 도입이 누구도 반대해서는 안 되는 절대적인 가치인 양 주장하는 유승민 대표의 인식에 동의할 수도 없지만 이를 자신들은 안보세력이고 야당은 안보불안세력으로 몰고 가는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것 또한 자신이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던 진영논리라는 점을 지적해둔다. 아울러 이것이 지나치면 유승민 대표의 다른 진정성 있는 주장마저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사용했던 사회경제 이슈 물타기와 북한 핵위협을 앞세운 종북논란으로 안보불안 심리를 자극하여 보수층을 결집시키려는 선거전략의 일환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야당인 새정치연합의 경우 박근혜 정부가 외교적 무능을 드러내면서 미일과 중국,러시아 양 진영 사이에서 압박을 받으며 운신의 폭이 한껏 좁아져있지만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제기하며대안을 제시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가 통일대박 운운했지만 실제 남북관계는 집권 3년차에 접어들어서도 한 치도 진전을 이루지 못한 상태에 머물러 있지만  야당은 종북공세에 대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안보정당 운운하며 군복 입고 이벤트나 벌이는 수준으로는 더 이상의 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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