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구로구 지도가 바뀔 대규모 사업 진행돼, 예상되는 갈등 관리가 중요”

이성 구로구청장 (사진=이은재 기자)
▲ 이성 구로구청장 (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이명식 논설주간 대담, 손정호 기자 정리]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3월 17일 이성 구로구청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성구청장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에서 두 번째로 높은 60%대를 상회하는 압도적 지지로 재선에 성공했다. 구청에서 한 일에 대해 특별히 홍보를 하지 않았지만 주민들이 진정성을 알아주고 지지해 준 것에 대해 우리 국민들의 정치의식이 매우 높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민선 6기의 구정 최우선 목표를 구로를 교육 일류 구로 만드는 것으로 잡았는데 자녀교육 문제로 이사를 가기 원하는 주민들이 있는 상태에서 지방자치는 불가능하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입시 경쟁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초중등 교육과정부터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로구는 2015년에 큰 사업들이 진행되고 구로구의 지도가 바뀔 수 있는 변화가 예상되지만 이 과정에서 주민들 내에 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있어 이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 60%를 넘는 압도적인 지지로 재선에 성공했다. 수도권 전체에서 2등이었다. 구로 유권자들로부터 그렇게 높은 지지를 받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렇게 높은 지지율이 나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선거 과정 중에 일부 지역 언론이나 주위 사람들이 박빙이라고 했다. 2% 내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이 많았다. 선거 사나흘 전 주요 일간지 서울 판세 분석에서 구로가 박빙으로 분류됐다. 이렇게 큰 차이가 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선거가 끝나고 나니까 서울 야권에서는 단연 1위였고, 여권까지 다 포함해도 강남구에 이어 2위였다. 구로구 선거 역사상 가장 높게 나온 것 같다. 깜짝 놀랐다. 박빙이라던 차에 너무 큰 차이가 나서 놀랐고 진심이 통한다는 생각을 했다. 제일 겁났던 것이 홍보활동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 일을 잘했다고 자랑하고 상 받았다고 플랜카드 거는 것을 거의 안 했다. 어떤 분야 최우수상 등 구로구가 서울에서 가장 많은 상을 받은 구일 것이다. 구청 앞에 ‘경축’이라고 플랜카드 거는 것도 일체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까 겁이 났다. 선거 때 ‘그동안 한 게 무엇이냐’고 역공을 당하는 형편이었다. 과연 진심이 통할까, 우리가 굉장히 많은 일들을 했는데 그것을 주민들이 다 기억하고 있을까 걱정했다. 체육관도 만들고 공원도 만들고 무수히 많은 준공식을 했는데 ‘경축 구민체육관 준공’ 등의 플랜카드를 걸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로구 선거 역사상 가장 높은 득표율이 나왔다. 우리가 알리지 않아도 기억하고 있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주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다고 생각했다.

- ‘2014년은 우리나라에서 양심이 가라앉은 해’라고 어느 인터뷰에서 말씀하신 것을 보았다. 세월호 참사 중 지방선거가 치러졌다. 여러 가지 소회가 있을 것이다. 구정 책임자로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결의도 있었을 것이다. 당시를 떠올리면서 말씀해 달라.

구청장이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의 한쪽을 맡고 있는 지도층, 지도층이 아니더라도 사회의 일원으로 또 나이먹은 기성세대의 일원으로 엄청 충격적이고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 참사를 통해 우리의 민낯을 봤다. 우리 사회, 국가의 화장하지 않은 민낯을 본 것이다. 그동안 우리 모두가 돈만 보고 달려왔다. 경제성장률과 수출 몇 만 달러 그것만 보고 달려온 것이다. 국가도 돈만 보고 쫓아왔다. 경제성장률 몇 퍼센트, 소득 3만불과 4만불 달성 시기가 국가의 목표인 나라가 됐다. 그로 인해 결국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의 민낯을 본 거 같은 느낌이었다. 도망간 선장은 우리 모두의 모습이었다. 사회 전반에 도망간 선장 같은 사람들이 꽉 차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선거 이후 취임사에서도 ‘세월호 이전의 나라와 세월호 이후의 나라, 세월호 이전의 구로구와 세월호 이후의 구로구가 같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제는 진짜 우리의 민낯을 봤고 우리 스스로 처절한 반성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취임사에서도 했다. 올해 신년사를 하면서 그 얘기를 다시 또 했다. 그렇게 온 나라가 다 반성을 했는데 불과 6개월 후의 지금 우리의 상황은 어떤가.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세월호 이전 상태로 다시 돌아가는 것 같다. 그것이 너무 안타깝다. 온 나라가 이제 바뀔 것 같았는데 새해를 맞으면서 돌아보니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끝났다. 그게 과연 옳은 일인가. 구청장이 아니더라고 우리 사회를 책임있는 모든 구성원들이 그 반성을 다시 해야 한다고 본다.

- 민선 5기 때도 교육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특히 자녀교육 때문에 타 구로 이사를 가는 사람들이 있는 것에 대해 아파하셨다. 민선 6기에 취임하면서 교육 경쟁력을 높여서 구로를 교육 일류 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어떻게 실천하고 어떤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나.

예산이 어려워서 자치구는 자기 돈으로 아무 사업도 못한다. 그래도 교육 부분 예산을 절대 줄이지 않겠다는 약속을 구민들에게 했다. 최소한 1년에 1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올해 110억원을 투입한다. 다른 예산은 다 줄여도 교육 예산은 줄이지 않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서울시교육청의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돼서 초중고 교육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주민들이 이사 가길 원하는 곳에서는 지방자치가 불가능하다. 그런 가장 큰 원인이 교육 문제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대학 입시만이 아니라 초등학교부터 문제이다. 초중고 할 것 없이 모든 학교가 다 어느 정도는 주민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초등학교는 전적으로 교육환경의 문제이다. 학교의 여러 가지 시스템이나 아이들 교육방식, 방과후 수업, 학교시설 등의 문제들이 있다. 상당히 많은 돈이 필요하고, 지역 주민들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것이 단기간에 되지 않더라도 계속 끌어올릴 생각이다. 한편으로는 고등학교 학력 수준을 올리도록 노력을 하면서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교육환경을 높이는 일을 동시에 지원하고 있다. 학교 학생들 지원 프로그램을 굉장히 강화했다. 여러 가지가 있다. 아이들의 동아리 활동, 취미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청소년 문화의 집을 열어 운영을 시작했다. 서울시와 합동으로 청소년 동아리 활동을 전문적으로 장려하는 프로그램을 청소년수련관에 새롭게 개발해서 하고 있다. 부적응 아이들을 도와주는 프로그램도 가동했다. 작년에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대안학교를 설립했다.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문을 열어서 아이들을 찾아다니면서 상담을 해주고 있다. 진로직업체험센터도 작년에 문을 열었다. 대학 외에 다른 직업을 택할 수 있는지 전문적으로 상담해주는 센터의 문을 열었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대안 프로그램이 사실 동시에 있어야 한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그대로 방치하면 그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실이 동시에 다 같이 무너진다. 그 아이들에 대한 충분한 지원이 있어야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은 아이들도 공부를 할 수 있다. 양쪽이 동시에 지원돼야만 한다. 다각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지원을 하려고 한다. 단시간에 끝나지 않겠지만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혁신교육사업을 하면서 구청과 학교와 학부모가 같이 위원으로 들어와서 함께 논의를 시작하는 노력들이 본격화되고 있다.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한다. 아마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 흔히 교육 경쟁력 강화라고 하면 눈에 보이는 성적을 가지고 다른 구와 비교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런 것 외에 지역 내 학교 부적응 아이들, 대입을 앞두고 있는 아이들 외에 초등학생들까지 생각하시고 있다고 하니 범위가 다른 것 같다.

아주 좋은 프로그램이 드림스타트 센터이다. 드림스타트는 출발선이 같지 않기 때문에 같이 경쟁이 안 되는 학생들의 문제이다. 집이 너무 가난하거나, 어머니나 아버지 등 한 부모가정, 할아버지나 할머니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 소년소녀 가장 등이 있다. 부모가 있지만 부모가 알콜 중독이라든지 문제를 가진 아이들도 있다. 학교에서 똑같이 경쟁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굉장히 가난한 동시에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 알콜 중독 아버지, 장애인 어머니 밑에 있는 아이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100m 달리기를 하는데 출발선이 같지 않다. 이런 아이들은 앞에서 뛰게 해주는 것이다. 
출발선을 조정해주는 것을 드림스타트 사업이라고 한다. 우리가 작년에 시작해서 지금 400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 아이들을 일대일로 상담해서 일대일로 그 아이들의 필요한 문제를 도와준다. 똑같이 획일화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아이에 대한 맞춤형이다. 이 아이는 가정 폭력 문제가 있기 때문에 학교 후 지역아동센터에 보내서 숙제를 도와주는 등 아이마다 각기 다르게 한다. 경제적인 문제가 있으면 후원자를 연결해준다.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지금 약 400명 정도가 지원을 받고 있다.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아이들을 방치하면 학교에서 일진이 되는 등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 또 다른 목표로 구로구를 지식, 문화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것은 구로구가 갖고 있는 전통적인 이미지와 좀 다른 것 같다. 새로운 이미지의 방향성이나 목표가 아닌가 생각되는데?

과거의 구로와 지금은 조금 다르다. 구로공단이 구로디지털단지로 바뀌면서 IT 단지로 변했다. IT 기업이 거의 1만개 정도 있다. 첨단지식산업의 도시가 됐다. 그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서 지식문화 도시로 만들어보자고 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비전이다. 그것을 하기 위해 구체적인 사업 몇 가지를 하고 있다. 책을 중심에 놓고 책 읽는 도시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구로구가 아흔다섯권의 책을 선정해서 도서관에 보급하면서 책 읽기 운동을 작년에 대대적으로 했다. 책 박람회 등 작년에도 책 읽기 관련 사업을 굉장히 많이 했다. 하드웨어로는 도서관을 굉장히 많이 만들었다. 구로구에 작은도서관이 70개 정도 된다. 4년 동안 50개 이상 만들었다. 민선 5기 취임 당시 도서관이 20개가 되지 않았는데 70개가 됐으니 엄청 많이 만든 것이다. 작은 도서관을 동네마다 만들어서 작은 책 읽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하고 있다.
 
 디지털산업단지 안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을 위해 문화를 입히는 운동을 하고 있다. 작년에도 겨울철을 제외하고 거리공연을 정례화 했고, 수요일마다 홍대거리처럼 거리마켓과 공연을 한다. 올해에는 디지털산업단지와 실리콘밸리 두 IT단지 간의 협력관계를 조성하려고 한다. 올해 실리콘밸리에 가서 구로 디지털산업단지 투자설명회를 한다. 미국에서 벤처 투자가들, 구글 등에 투자했던 투자가들을 모아서 그들을 대상으로 구로의 기술력 있는 기업들이 설명회를 할 것이다. 우리가 구글처럼 성공할 수 있으니 우리 기술과 기업에 투자하라는 설명회를 올해 할 예정이다. 앞으로 두 단지 간에 실리콘밸리와 구로 디지털단지 간에 협력관계, 공동 연구 등을 확산시키려고 한다. 구로구 전역을 전국 최초로 무료 와이파이 존으로 설정하려는 계획도 진행 중이다. 뉴스에도 많이 나왔지만 1월 1일부터 구로구 모든 마을버스에 와이파이가 된다. 마을버스뿐만 아니라 4월부터 구로 디지털산업단지 전역의 거리에서도 무료 와이파이가 가능하도록 구축을 시작한다. 4월부터 공사가 시작하는데 6월에 완공될 것이다. 이어서 구로구 관내에 버스 정류장도 다 구축할 것이다. 4개년 계획을 하는데 4년까지는 걸리지 않고 3년이면 끝날 것 같다. 구로구의 주요 광장시설, 올레 길까지도 무료로 와이파이가 터지는 도시를 만들 것이다. 3년 내에 구축이 다 끝날 것이다.

- 외국을 다니면서 지식문화도시를 벤치마킹하거나 모델로 염두에 둔 게 있나. 있으면 소개해 달라.

유럽은 모든 도시가 지식문화도시이다. 우리는 그런 식의 지식문화도시를 만들기는 어려울 것 같다. 언제나 거리에 문화가 있고 지식이 기반이 된 파리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는 전통과 문화가 달라 유럽 스타일로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우리 조건에 맞게 IT를 기반으로 새로운 형식의 지식문화도시를 만들려고 한다. 이런 스타일의 도시는 그렇게 많지 않지만 라스베이거스가 이런 스타일로 구축됐다고 볼 수 있다. 구로구의 IT 지식문화도시는 새로운 방식으로 될 것 같다. 상암DMC가 당초에 이런 것을 염두하고 설계된 도시이다. 

- 돔구장이 지역에 곧 개장된다. 구청에서도 이 구장을 활용할 여지가 있나.

아직은 알 수 없다. 6월에 공사가 끝난다고 하고 시험운용을 거쳐서 8월 말경이면 개장할 것 같다. 프로야구 구단과 서울시가 사용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굉장히 오랫동안 밀고 당기고 협상이 진행 중이다.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든 간에 비시즌에 해당 구청에서 조금이라도 지역 주민들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할애해달라고 서울시에 요청할 것이다.

- 우리나라 최초의 돔구장이다. 돔구장이라는 특장점을 살려서 지역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또 다른 지역에 돔구장이 설립됐을 때 지역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게 되는 선례가 될 것 같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피부로 느끼기에 경제가 굉장히 좋지 않다. 복지에 대한 수요는 더 늘어나고 주민들이 느끼는 복지 체감도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구로구는 복지 분야에서 서울시 4연패를 했다. 복지 문제가 노력만으로 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 어떻게 이런 성과를 거두었나. 구로구민들이 느끼는 복지 체감도는 어떤가. 

서울시에서 4년 연속 복지 최우수 구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시가 아니라 전국 최강이라고 생각한다. 구로구 복지가 전국 최고일 것이다. 복지는 정부에서 정한 것이다. 모든 기준, 예산도 전부 정부에서 정한 것이기 때문에 부산에 있으나, 여수에 있으나 다를 것은 없다. 하지만 예산이 같다고 해도 복지 체감도는 다를 것이다. 똑같은 복지를 해도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이 자살을 하는 곳도 있고, 어느 곳에서는 그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 구로구는 그런 이웃들을 보살피는 노력과 관련해서 구청뿐만 아니라 주민이 함께 하는 네트워크가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만큼 단단하고 강하다.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이 일어나기 2년 전부터 구로구는 연 2~3번 구로구 관내의 사각지대 주민 전수조사를 했다. 모든 여관방에 혹시 장기투숙객이 있는지 살펴보고 모든 교회와 사찰에 연락해서 보호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보라고 했다. 송파에서 세모녀 자살사건이 일어나니까 정부와 서울시에서 전수조사를 하라고 공문이 내려왔다. 우리는 그 사건이 발생하기 2년 전부터 1년에 1번이 아니라 2~3번씩 전수조사를 해왔다. 보건소에 가면 방문 간호사가 있어서 거동이 불편한 분들을 방문해서 치료도 해준다. 우리는 동사무소에 방문 간호사 책상이 있다. 동사무소에 사회복지사, 방문 간호사가 다 같이 일한다. 방문 간호사가 동장의 지휘를 받아서 일을 한다. 방문 간호사, 사회복지사, 자원봉사 캠프 사람들, 집수리 자원봉사자, 약국 주인, 병원 주인, 사회복지시설 주인들이 모여서 일주일에 한번 이상 동사무소에서 합동으로 방문 가정 얘기를 하고, 지정이 안 된 다른 어려운 가정 얘기도 한다. 합동 관리회의를 매주 1회 이상 하는데 민관이 합동으로 모여서 회의를 한다. 방문 간호사가 동사무소에서 일하는 곳은 전국에서 구로구 밖에 없다. 모두 보건소에 있다. 보건소로 출근했다가 다시 각 동으로 나간다. 동의 사회복지사와 방문 간호사는 별개다. 보통 방문 간호사가 방문해 아주 불쌍한 사람들을 봐도 동의 사회복지사와 연결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방문 간호사가 모두 동에 있다. 최근 서울시에서 지침이 내려와서 시범적으로 각 동사무소를 복지 중심으로 바꾸라고 했다. 보건복지부에서도 그런 지침을 만들었다. 복지 전환 시범 동에서는 방문 간호사를 동에 배치하라고 지침이 내려왔는데, 우리는 그렇게 한지 5년이 됐다. 행정적으로 도와주지 못해도 후원자를 맺어준다든지 라이온스클럽과 함께 하는 등 도와줄 수 있는 방법들이 많다. 사례관리회의를 전부 구청에서 하게 돼 있다. 우리는 구청이 아니라 지금까지 동에서 해왔다. 서울시에서 지침이 내려온 것이 시범적으로 동에서 해보라는 것이다. 우리는 동에서 한지 5년이 넘었다. 이제 정부에서 해보겠다는 것들이 이미 5년 이상 구로구에서 해온 일이다. 방문 간호사, 사례관리회의를 해보라는 것이다. 통장 전원이 복지 통장으로 임명돼서 통장들이 주변의 사각지대 사람들을 발굴하는 일을 기본 업무로 갖고 있다. 주변에 갑자기 사업이 망한 사람이 있으면 통장들이 동사무소에 얘기하게 돼 있다. 동사무소에서는 그런 사람이 나타나면 합동 사례관리 회의를 한다. 그렇게 해서 매년 새로 도와주는 사람이 400~500명 정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다보니까 민간이 함께 하는 복지망이 굉장히 단단하다. 다른 곳에서는 이제 시범으로 한번 해볼까 하는 게 구로구에서는 이미 정착돼 있다. 그런 부분에서는 전국 최강일 것이라고 본다. 어디에서도 따라오지 못한다.

- 안전 문제가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구로구는 당면한 안전문제가 어떤 것이 있나.

안전문제가 있었지만 이제는 거의 해결됐다. 구로구는 서울의 대표적인 상습 침수지역이었다. 옛날에 개봉동은 비만 오면 보트를 타고 다니는 곳이었다. 상습 침수지역이 너무 많았다. 취임하던 2010년에도 대규모 수해가 발생했고 2011년에도 그랬다. 10년 동안 10번 물이 들어왔다는 집도 있었다. 침수지역이 너무 많았다. 이제는 거의 해결했다. 이제는 침수가 발생하지 않는다. 작년, 재작년에도 침수 제로였다. 계속 침수 제로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이제는 서울에서 수해가 가장 적은 곳으로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구로구 전역의 하수관을 굵은 관으로 대대적으로 교체해서 거의 완료했다. 하수관만으로 되지 않는 지역은 개별적으로 집집마다 수해 대책을 세운다. 구로구의 발명품이다. 가구별 수해대책을 세웠다. 가구별 수해대책으로 2,000가구 정도를 했다. 가정별로 물이 들어가는 원인을 막아주는 사업이다. 수해 피해를 입는 가구의 대부분이 반지하 방이다. 반지하 방에 물이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다. 창문으로 물이 들어가는지, 계단을 타고 내려가는지 방수판을 만들어 높여서 막아준다. 물이 내려가도 물이 고이게 해서 자동펌프로 뽑아내게 해준다. 자동펌프, 방수판 등 가구별 대책을 마련해서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남아있는 좁은 하수관을 1~2년만 더 하면 구로구는 항구적으로 수해에 강한 곳이 될 것이다.

- 민선 5기 때에도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얘기를 많이 하고 일자리와 관련해서 얘기를 많이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민선 6기에도 일자리 창출이 중요한 과제이다. 민선 6기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민선 5기의 연장선상에 있다. 기본 방향은 우리 구민들을 취직시켜주는 것이다. 구민들을 취직시키려면 일자리가 생겨야 하지만 일자리를 숫자로 몇 개 만드는 것보다 구민이 몇 명 취직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 점에 관심을 더 기울일 것이다. 구민을 취직시키는데 방점을 뒀고, 결과적으로 그게 일자리를 더 늘릴 것이다. 구민을 취업시켜주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더 주고, 취업을 늘린 기업에 팻말과 상도 주지만 여러 가지 다른 인센티브도 준다. 취업을 원하는 주민들을 상담해서 꾸준히 기업에 소개하고 취업할 때까지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관내 기업들이 구로구와 사업을 할 때 주민들을 채용하도록 권장한다. 구민 취업에 최우선을 둘 것이다.

- 구청장께서 구 전체의 균형적인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을 봤다. 지역마다 조금씩 특성들이 다를 것이고 주민들의 요구도 다를 것이다. 큰 그림을 갖고 균형 발전을 하려면 주민들의 구체적 요구와 맞아떨어져야 할 것이다. 주민들이 큰 그림에도 동의해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어떻게 접근하고 있나.

우리가 공산주의 국가도 아니도 독재국가도 아니기 때문에 강제로 하고 구청에서 계획을 세워 어떤 것을 하겠다는 것은 온당치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 주민들과 함께 하는 것이고 주민들과 원하는 방향이 어디인가 상의할 수밖에 없다. 옛날에는 모든 사람들이 개발을 원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재개발 구역을 해제해달라는 민원이 재지정 해달라는 민원보다 몇 배나 많다. 이제는 우리 구민들도 개발만 외치는 것 같지는 않다. 이제는 좀 더 균형적으로 개발할 여건이 마련됐다고 본다. 가리봉동이 서울에서 가장 낙후된 곳이었다. 가리봉동은 이미 10년 전에 서울의 균형발전촉진지역으로 지정돼 주민들이 한때는 굉장히 큰 기대를 가져서 땅값이 폭등했다. 결국 뉴타운 지정이 안됐고 10년 동안 건축도 못하고 아무것도 못했다. 주민들이 다 들고 일어나서 균형발전촉진지역 해제를 요구해서 결국 작년에 해제됐다. 해제되고 나니까 10년 동안 집수리도 못한 채 방치되어 있었다. 도로 보수도 안 하고 집수리도 못하고 아무것도 못하는 동안에 하수관 교체도 하지를 못해 도시만 더 슬림화됐다. 그 속에서 주민들이 모여서 이렇게 저렇게 하자고 논의가 시작됐다. 현장에 소통마당이라는 사무실을 차렸다. 주민들 50명을 대표로 뽑으려고 했는데 70명 정도의 주민들이 나와서 활발하게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본다. 돈만 바라보고 갔던 재개발이 아니라 삶을 보고 논의하는 것이 이제 시작됐다. 앞으로도 그런 방향에서 도시 재개발에 대한 논의들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  

- 구로 구청 사이트를 보면 2015년에 상당한 변화가 기대되는 큰 사업들이 있다. 이런 사업들이 되면 지식문화도시로의 변모 등 겉으로 보이는 구로의 모습에도 큰 변화가 있을까.

서울시가 하는 것도 있고 구로가 하는 것도 있고 몇 가지 대규모 사업들이 있다. 대규모 사업들 중에 가장 큰 것은 구로 철도기지창 이전 문제이다. 되든 안 되든 올해 상반기에 결정될 것이다. 이전이 확정되고 나면 굉장히 큰 논의가 시작될 것이다. 30~40년 주민들의 숙제였다. 금년 상반기에는 이전이 결정되든 무산되든 끝난다. 그게 큰 변화다. 서부 간선도로 지하화가 상반기에 착공한다. 구로구의 외관이 변할 것이다. 지도가 바뀌는 사업이 그 두 가지이다. 옛날 재개발, 재건축으로 인한 지역의 변화와 다르게 주로 공공시설이 바뀌면서 지역 지도가 바뀌는 것이다. 구로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굉장히 큰 임팩트를 가할 것이다. 그것 때문에 구로가 굉장히 급격하게 변할 것이다. 철도기지창이 확정되면 주변 아파트들이 일제히 재개발을 하겠다고 들고 나올 수도 있다. 서부간선도로 지하화로 옆 공장지대에 변화가 오고 땅값이 올라갈 수도 있다. 무척 큰 충격을 가져올 것이다. 또다시 주민들의 갈등, 큰 충격으로 인해 주민들이 양분, 삼분 되고 돈을 놓고 벌어지는 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다. 땅값과 집값 상승분을 누가 가져가느냐의 문제이다. 재개발, 재건축을 할 때마다 그것 때문에 판이 갈리는 것이다. 그런 상황이 또 발생할 것이 어느 정도 예측된다. 그것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구청의 굉장히 큰 일일 것 같다. 구로구에 대규모 공공사업들이 예정돼서 관리를 잘 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구로구도 지금보다 더 밀집된 아파트 지역으로 바뀌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 민선 5기에도 지자체 재정 문제에 대해 ‘지방자치제도가 이대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말씀한 적이 있다. 그런데 민선 6기에 들어 더 어려워진 것 같다. 분권과 자치가 강화되기보다는 이대로는 지방자치가 파산되는 것 아닌지.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는 것 같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체장들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단체장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명도 발표하고 끊임없이 찾아간다. 개정 요구도 하고 결의도 하고 여러 가지 노력들을 다하지만 조금씩 악화, 후퇴하고 있지 개선되는 것은 없다. 정부가 지방자치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것인지 상당히 의문이다. 아직 우리나라에 필요 없는 것을 하고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재원 배분도 당초 지방자치가 시작됐던 때의 7:3에서 8:2가 됐다. 중앙이 7, 지방이 3이었던 것도 너무 부족하다고 최소로 중앙 6, 지방 4로 바꾸자는 얘기가 10년 전에 있었는데 지금은 거꾸로 중앙 8, 지방 2로 악화되었다. 오히려 ‘지방교부금을 조정해야 된다’, ‘지방에 부담시켜야 한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지금도 지방이 파산에 가까운 곳이 많은데 더 부담을 시켜야 한다는 얘기들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기본적으로 ‘지방정부가 자기 결정을 하는 것 자체가 불필요한 일이고, 중앙정부의 지침만 잘 수행하면 되는 것이지 왜 지방정부가 정책 결정을 하고 지방정부마다 다른 일을 하려고 하나’, ‘정부에서 정하는 것만 하고 주는 돈으로 집행만 하라’는 시각이 오히려 더 강해진 것 아닌가 한다. 지방자치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과 신념의 문제, 근본에 대한 강한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런 시각으로 정부가 운영되고 있는 것 아닌가.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도 아무도 귀 담아 듣지 않는다. 

- 광역단체와 기초단체 사이에도 일정한 입장 차이나 갈등이 있는 것으로 안다.

광역단체도 기초단체의 어려움에 대해 어느 정도 알기는 알지만 도와주고자 하는 적극성은 조금 모자란 것 같다. 어려운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도 너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 그래도 광역단체가 어려운 것은 기초단체가 어려운 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지금 상황이 그렇다. 모든 구청이 기준재정 수요가 충족되지 않는다. 이것은 우리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기준재정 충족도가 90%에도 미달하고 있다. 이런 사태는 우리 정부 수립 초유의 일이다. 지방자치를 하지 않을 때도 110%, 115%를 넘었다. 공무원 봉급, 도로관리 등은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돈이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충족도 100이 넘어야 하는 것이다. 지방자치 실시 후에도 보통 충족도 115~120%였다. 그래야 남은 15~20%로 다른 사업을 한다. 지금은 25개 구 평균이 90%에 미달한다. 도로 관리하고 봉급을 주는 등 기본을 하는 데에도 10%가 모자란다. 매번 연말에 서울시에 가서 특별대책을 수립하라고 하고, 정부에서 주는 보육료가 모자라니 대책을 수립하라고 구청장협의회가 열린다. 지난 연말에도 서울시가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메웠다. 정상적인 게 아니다.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기준재정 수요에 미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자치단체가 방만하게 운영된다고 생각하는 게 중앙정부의 시각이다.

- 정치적으로 해결하거나 지방자치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것 같다.

지방자치의 가치와 의미에 대한 신념이 있는 정치인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 지자체 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구로구에서 사회적 기업과 관련 자랑할 만한 내용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  

사회적 기업에 대해서는 구로구가 내세울 것이 많다. 사회적 기업 인증은 고용노동부와 서울시에서 하는 것이 있다. 구로구는 특이하게 구로형 사회적 기업이 있다. 자치구 인증 사회적 기업이다. 사회적 기업이 서울시나 고용부에서 인증을 받으려고 신청하면 조건이 굉장히 까다롭다. 자본금도 그렇고 인건비 부담비율 등 굉장히 까다롭다. 대부분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 받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이다. 1년만 조금 도와주면 인증 사회적 기업 요건을 충분히 맞출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 새로 창업을 해 아이템을 갖고 있는 그런 기업들을 찾아서 구로형 사회적 기업이라고 인증을 해준다. 정부나 서울시에서 지원금을 받지는 못하지만 동일한 형태로 구로구에서 지원을 해준다. 구로구에 사회적 기업이 굉장히 많다. 우리가 구로형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을 해준 기업은 100% 그 다음해에 정부나 서울시에서 인증을 해주는 사회적 기업이 됐다. 우리가 구로형 사회적 기업으로 지원을 해주지 못했다면 탄생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1년 동안 인건비 등을 지원해주면서 자생력을 높여주는 것이다. 우리 인건비가 떨어져서 지원을 못해도 그 다음해에는 100% 우리가 인증한 사회적 기업이 서울시나 고용부가 인증하는 사회적 기업이 된다. 우리 구만의 장점 중 하나다. 성공회대와 협력해 사회적기업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을 하고자 하는 분들이 경영이라든지 처음에 어떻게 시작을 하는지 등 전문적으로 교육을 하는 사회적기업학교에서 굉장히 많은 예비창업자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그런 기반을 다지고 있다. 탄생하는 속도가 다른 어떤 구보다 빠르다. 

- 올해는 민선 6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해이다. 작년 선거에서 주민들의 큰 성원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제 구체적인 성과로 보답을 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올해 민선 6기가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구정에 임하는 각오나 구로의 비전에 대해 마지막으로 짧게 말씀해 달라. 

각오는 특별히 새로울 게 없는 것 같다. 언제나처럼 제가 갖고 있는 성의를 다해서 하겠다. 구민들과 언제나 함께 하고 구민들과 같이 논의하고 구민들과 함께 일을 모색하는 구청으로 계속 운영하겠다. 그렇게 구로구를 더불어서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