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사진=연합뉴스)
▲ 16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사진=연합뉴스)
주권국가의 자존심을 짓밟는 미국의 행태
 

주한미군이 비밀리에 현지답사를 통해 미국 MD(미사일방어체계)의 일부인 사드(THAAD))배치의 유력 후보지로 부산을 선정했다고 한다. 한미동맹이 아무리 중요하고 미국의 요구가 강력하다고 하더라도 사드 배치의 최종 결정은 우리 정부와 국민이 판단할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이 나서서 비밀리에 후보지를 마음대로 선정하는 것은 주권국가의 최소한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후보지로 거론되는 기장군의 경우 이미 원전이 10기나 밀집되어 있어 주민들이 노후화된 원전으로 인해 불안한 삶을 살고 있는 지역이다. 

기장 지역에 부산 시민과 전혀 논의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군의 편의성만 고려하여 미사일 부대와 기지를 배치한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부산은 인구 수백만이 밀집된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인근에 이미 노후화된 원전이 불안정한 상태로 가동 중에 있어 지금도 주민들의 안전 문제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지역에 주민들 몰래 주한 미군이 일방적으로 미사일 기지를 설치하려는 것은 부산시민들의 삶은 안중에 두지 않는 지극히 오만한 행태라 할 것이다.   

국익을 내팽개친 새누리당의 행태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 이후 우리 사회 내부에 미국의 사드 배치 요구에 대해 호응하는 세력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뿐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와 관련된 결코 쉽게 결정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비박진영에서 청와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사드 배치 공론화를 시도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드 배치 문제는 친박, 비박이 나눠서 다툴 소재가 이 나라의 안보와 외교가 걸린 국익과 직결된 문제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지금도 미국과 중국이 각자의 국익을 위해 한국을 찾아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집권세력 내부에서 이 같은 논란이 지속되는 것은 참으로 우려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사드 배치는 주한 미군에 배속이 된다고 하더라도 우리 정부가 부담해야 할 방위비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새누리당은 재원이 부족하다고 담배세를 인상하고 연말 정산으로 서민 지갑을 털면서 천문학적인 방위비 추가가 예상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너무도 안이하게 바라보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필연적이고 중국으로부터 심각한 경제적 압박에 직면할 것이란 사실도 직시해야 한다. 정부가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사드 배치 문제를 새누리당에서 공론화 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지도부가 미국의 요구대로 사드 배치를 공론화하려는 것은 무슨 속내인지 알 수가 없다. 

주한미군이 우리 정부와 상의 없이 비밀리에 후보지를 물색하는 오만한 행태를 보이는 것이 새누리당에서 사드 배치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과 무관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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