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권(입법, 사법, 행정)에 대한 국민 신뢰 무너져
 

대한민국호가 빠른 속도로 침몰하고 있다. 나라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삼권(입법, 사법, 행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멘탈을 걱정하는 국민들이 늘어가고 있고 국회는 입법기관으로서의 존재감을 상실한 지 오래이다. 법치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까지 서로 경쟁을 하듯 퇴행적인 판결을 번갈아 내놓으며 티격태격하는 것은 참으로 목불인견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더 나아가 이 모두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언론 또한 본연의 사명은 뒷전인 채 또 다른 권력기관으로 비칠 뿐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는 실정이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이후 우리 사회 곳곳에서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고 했던 절박한 목소리들은 어느새 까맣게 잊어지고 만 것은 아닌지 지극히 우려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원칙을 중시하고 약속을 지키는 신뢰의 정치인이란 이미지로 대통령이 되었지만 이제 더 이상 국민들은 박근혜 정부가 원칙을 고수하고 약속을 지킬 것이라 신뢰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도가 20%대까지 추락한 것은 지난 대선에서 지지했던 국민 중 절반 이상이 지지를 철회했거나 유보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지난 연말에 터져 나왔던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 파문과 신년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대통령의 진면목은 아직 2년도 채 지나지 않은 대통령의 집권 기간이 너무나 길게 느껴지게 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속히 추락하자 김기춘 비서실장과 문고리 삼인방은 그대로 둔 채, 정홍원 총리만 사퇴시키고 그 자리에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명했지만 이 조치만으로 이반된 민심을 붙잡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차남 병역문제와 부동산 투기의혹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는 이완구 총리 지명자는 국회 인사 청문회를 통과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지만 총리직을 맡게 된다면 무엇보다 더 늦기 전에 추가적인 인사조치를 단행할 것을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소신을 보여야 할 것이다. 

실망스런 새정치연합 당 대표 경선, 걱정되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새정치연합의 전당대회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고 문재인 의원과 박지원 의원 간의 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제1야당의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임에도 국민들에게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계파문제, 특정 지역연고, 세대교체 등의 해묵은 주제들만 있고 국민들의 실생활과 직결된 정책 아젠다와 비전 제시가 부재하기 때문에 야권에 대해 애정을 가진 사람들조차도 결집시키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지지도가 20%대까지 추락하면서 새정치연합 지지도가 조금 상승하기는 했지만 이런 반사이익에 기대는 수준으로는 제1야당의 위상에 걸맞는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전당대회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지금부터라도 야당이 어떻게 달라진 모습으로 국민 앞에 설 것인지 정책과 비전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새누리당은 이완구 원내대표가 총리로 지명되면서 새로운 원내대표를 뽑는 선거를 치르게 되었는데 친박과 비박의 졍면승부로 귀결된 모양새이다. 대통령 지지도가 추락한 상태에서 국정운영의 한축을 맡아야 할 여당의 당 대표가 대통령과 매끄럽지 못한 관계에 놓인 상황에서 원내대표까지 비박진영에 내줄 수 없다는 친박진영의 다급함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후보를 향해 특정지역 출신이기에 민심을 모른다고 공격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자신들이 그토록 받들어 모시는 대통령 또한 같은 지역 출신인데 지금 민심이 이반되는 것이 그 지역 출신 대통령이기 때문인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각성되고 연대하는 시민역량이 중요 

정치에 대해 실망의 소리가 많지만 모두가 외면한다면 더 나쁜 정치가 자리 잡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자본의 논리가 우리 전체를 포획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나마 마지막 보루를 지키기 위해서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집단지성이 중요하고 이들이 개별화되지 않고 상호연대를 통해 튼튼한 울타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우리 사회 곳곳에 산재한 지식인, 문화예술인, 건강한 생활인들이 작은 일에서부터 힘을 만들고 차츰 힘을 합쳐나가는 훈련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들이 선출한 각급 선출직들이 제 역할을 하는 지 감시해야 하고 국민을 주인으로 모셔야 할 공무원들이 오히려 갑질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 또 다른 권력으로 군림하면서 혹세무민하는 거대 언론에 대해서는 매서운 질책을 가하고 힘은 약하지만 서민과 약자의 편에 서는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어야 한다. 사법부조차 제 역할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대한민국號를 지킬 마지막 보루는 각성되고 연대한 시민들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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