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1월 28일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하여 국정 난맥상을 보이기 있는 현 정국에 대해 분석하고 새정치연합의 전당대회와 새누리당의 원내대표 경선 등에 대해 짚어보았다. 이날 좌담회는 본지 이명식 논설주간의 사회로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과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 황장수 미래경영영구소장 그리고 분지 김능구 대표가 참석했다. 연초에 잇단 악재로 급락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가 레임덕 현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의 근본적 전환이 요구되지만 이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보는 시각이 많았다. 아울러 새정치연합의 전당대회는 문재인 대세론은 무너졌지만 그래도 문재인 후보가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당 대표에 당선되더라도 향후 지도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 보았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친박과 비박의 정면승부가 되면서 유승민 의원이 당선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운신의 폭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명식 : 새정치연합 전당대회가 2월 8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2월 2일 있을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여야 각 당의 변화된 모습과, 그런 변화 이후 정국향방에 관심이 모이는데, 우선 새정치연합 전대결과는 어떻게들 예상하나. 

황장수: 문재인 의원이 어떤 실수나 우여곡절이 있어도 무난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야권 지지자들이 일단 유력한 대선후보에게 상처를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야권의 정치 1번지인 호남부터 그런 정서가 강해 그렇게 될 것으로 본다. 문제는 과연 이번 전대를 통해서 새로운 메시지를 야권이 던질 수 있었나에 있다. 전 세계적 불황에서 한국의 상황에 대해 국민들에게 입장을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경제, 복지, 사회, 문제들을 어떻게 바로 잡고, 야권은 앞으로 어떻게 변해야 한다는 비전과 아젠다를 문재인 의원정도 되면, 사실 몇 달간 당직도 안 맡아서 준비할 기간이 있었으니, 그런 정리된 것을 던져야 했다. 호남에 가서 DJ를 팔고 영남에 가서 노무현 전 대통령 파는 것이 아니라, 그런 식으로 전대에서 비전대결을 펼쳐 논란과 화제의 중심이 되는 역할을 문 의원이 수행했어야 한다고 본다. 어차피 자신이 총선도 치루고 대권도 가야하니, 그것이 가장 급한 문제다. 그러면서 야당 지지율에서 이탈한 부분을 끌어들이고 중도층에서 야권이 분열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 자신이 당권을 잡는 것은 공천을 염두에 두어서가 아니라 당의 이념과 정책을 어떻게 하려고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국민지지를 이끌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솔직히 야당의 대의원과 당원 말고는 전당대회가 어떻게 진행되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도도 안 되고 잘 알지도 못한다. 

유창선: 저도 문재인 의원이 대표로 선출될 것으로 보고, 여론조사 공개된 것을 보니 아닌 것도 있지만, 전반적인 대세는 문재인 후보라고 생각한다. 다만 당 내에서 문 후보에 반발하는 것이 있어서 일방적 결과는 아닐 것으로 본다. 그런데 예상 이상으로 워낙 관심이 없는 가운데, 전대가 치러지고 있는데, 역대 제1야당 전당대회가 이렇게까지 관심 밖으로 밀려난 적이 있었나는 생각도 든다. 이건 누가 되든, 소위 전대효과라는 것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미리 예고하는 장면이다. 문 의원이 선출되면, 그야말로 차기 대선주자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지 판가름이 나는 고비가 될 것이고, 제대로 못한다면 차기 주자 자체의 위상이 흔들리는 승부수가 될 것이다. 야당 차원에서는 그간 유명무실했던 야당의 존재감을 과연 변화시키고, 국민의 지지를 회복 가능할지가 문제다. 그런데 그 두 가지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일단 문 의원이 대표가 되면 ‘강한야당’을 내걸고 대여강경 노선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문제는 과연 그런 상황에서 국민의 지지 폭을 어느 선까지 올릴까가 문제로 남는다. 문재인 체제가 들어서도 야당에겐 쉽지 않은 길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김만흠: 사람들 대부분이 문재인의 승리를 전제하고, 일반적인 대세는 지금까지 그랬지만, 속단하기에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전당대회는 일반 국민여론조사나 인지도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대의원과 책임당원, 권리당원의 역할이 크다. 여론조사는 15%정도만 반영된다. 대의원과 권리당원 수준이면 문재인과 박지원이 대표가 됐을 때 당이 어떻게 될지 일정정도 감안을 한다. 사실 문 후보가 됐을 때 불안하게 생각하는 요인들이 여러 가지가 있다. 과연 문재인 의원에게 정당운영능력이 있나. 비판적인 시선에는 딱 초선의원 수준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 설령 당선이 됐다고 해서 당이 강화될 것인가. 신당들이 얼마나 힘 발휘할지는 모르겠지만 신당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100%이다. 국민모임 말고도 나올 것 같은데, 그 상황에서 대의원과 당원이 선택한다는 변수를 고려하면, 단순히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는 대세에 따르지만은 않을 것이기에 박지원 후보와의 치열한 경쟁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문재인 후보가 됐을 때, 과연 대권후보로 대세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냐 하는 문제도 있다. 이후 진로도 대단히 복잡하고, 당에서 감당할 일도 많아서 성공보다 실패요인이 많을 거라고 보인다. 그 점에서 본인의 대권 행보도 상처받는 길이 될 것이다. 결국 본인 능력만큼 감당해야 할 상황이다.

김능구: 이번 2.8 전대가 국민의 관심을 얻었을 때는 전대과정이 아니라, 그전에 30인의 국회의원이 소위 빅3에게 불출마를 요구하는 연대 성명을 낼 때가 상당히 국민의 관심이 높았다. 과연 30명의 국회의원이 자기 당의 당 대표 후보들에게 불출마를 이야기한 부분에 대해서 이걸 어떻게 받을 것인지 관심이 있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어제 mbc 100분 토론에 나와서도 48%, 1,469만의 지지를 자신의 강력한 지무기로 강조하며 자신이 당 대표가 돼야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기억나는 한 장면이 떠오르는 것은 막판 접전 속에서 사실 문 후보와 그 측근을 제외한 거의 모든 당내 인사들, 혹은 외부인사들까지 국회의원직 사퇴를 후보에게 종용했다. 마지막 플러스 알파를 위한 승부수였다. 그런데 그 부분을 명확한 이유도 없이 뭉개버렸고 그것을 아쉬워하는 이들이 지금도 많다. 그래서 이번 30인 불출마 요구에도 문 후보의 대응을 주목했는데, 그 대응 자체가 하나의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문 후보를 직접 만나 전한 이의 말을 들었지만, 문 후보는 ‘3명이 다 그만두면 자신도 그만 둔다’고 말했다. 그 반응에 전부가 가슴이 답답했다고 한다. 지도자는 남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명확하게, 아니면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말해야한다. 이 이야기가 문 의원의 정치력을 보여준 것 아닌가 생각한다. 당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고, 능력 있는 유능한 리더십을 필요로 하지만, 자신이 대선 후보로 받은 국민적 지지와 자신이 가진 지도력 부분을 잘 분간해야 한다. 다른 변수도 있겠지만, 문재인 당대표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것이 바뀌려면 새정치연합 당원이나 핵심선수들이 박지원 후보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한 번은 당대표로 이런 분이 돼야 당의 변화가 가능하다. 지금 야당이 왜 지지율이 떨어지냐면, 여당에 대한 견제 역할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다. 꿩 잡는 것은 매다. 박지원이 그런 역할을 더 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천에선 박지원 후보가 ‘꿩잡는 매’라고 몰리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전국적으로는 아직 아니다. 박지원 후보의 그런 능력에 대해서는 문 후보도 인정은 한다. 꿩 잡는 매로 출중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그럼 지금은 본인이 아니라 박 후보가 해야 할 시점인데, 그런 판단의 부분도 지도력이다.

이명식: 예측은 비슷비슷 한 것 같다. 얼마 안 남았지만, 지금 문재인 대세론은 깨진 것 같다. 문 후보 진영도 상당히 초조해 하고, 상황을 처음보다 낙관하는 기미가 없어진 듯하다. 이렇게 가다보면 막판에는 어찌될지 모른다는 의외성 때문에 관심이 갈 것도 같다. 새정치연합 전당대회에 대해서는 이정도로 하고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은 유승민과 이주영, 두 분으로 성향은 두 분 모두 친박이지만, 청와대와 거리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시나. 향후 여파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한다.

유창선: 현재로서는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접전, 박빙의 승부가 될 듯하다. 두 사람을 범 친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상 친박과 비박의 대결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지금 집권 반환점도 안 지났는데, 그래도 새누리당에 파란을 일으키는 것은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박 대통령의 레임덕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런 것을 감안하면 당 차원에서 정치적 부담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서, 정상적 상황이라면 이주영 의원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는데, 근래 박 대통령 지지율이 많이 추락을 한 상황이라, 그게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즉 대통령의 추락이 심각한 상황인데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는 없고 여당이 제역할 하고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정서가 확산이 되고, 그 표가 소신파라고 하는 유승민 의원에게 갈 수 있는 상황이 커지고 있다.

김만흠: 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현실적으로 이주영 의원이 가능했다. 그 동안의 좌절에 동정표도 있다. 한편 경제정책적 역량을 고련한다면 유승민 의원을 선택 할 것이다. 세력다툼으로 간다면 친박중심으로는 이주영 의원이겠지만, 박 대통령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당내 정서를 감안한다면 치열한 접전이 될 것이다. 그래도 당 내부 사람들은 이주영이 우세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더구나 유승민이 되면 세력관계뿐만 아니라 최경환 경제정책에대해서도 맞서는 분위기가 될 것이다. 최경환 장관 이전에는 유승민 의원이 대통령과 멀어지기 전까지는 여의도연구원장 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브레인을 했다. 그런 부분도 고려해서 치열한 접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장수: 이제는 할 말은 하겠다는 여권의 분위기가 대단히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여당 내에서 유승민 의원은 비주류에 비박인데, 과연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다. 개헌 논의는 국민들이 관심이 많지 않고, 개혁이라면 정확히 그것이 무엇인지 말해줄 핵심적인 인물이 없다. 그냥 당 주도권 다투는 것으로 비친다. 그간 최경환, 이완구 원내대표로 이어져서 어째든 친박이 원내는 장악해 왔다. 당권은 김무성 대표에게 이미 넘어갔지만 이번에 원내대표 마저 흔들리면 박 대통령과 당의 관계가 긴장 관계로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평소 유승민 의원의 포지션과 밀접하게 해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번에 청와대가 선거를 앞당겼을 때, 원내대표 5월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을 앞당겼는데, 어떤 준비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선거를 앞당겨 원내대표를 원하지 않는 쪽으로 넘어갔다면, 그건 정권의 기본적 정무관리 시스템에서 치명적 하자가 발생한 셈인데, 이번에 이런 시스템이 무너지느냐 아니냐에 원내의원들의 선택이 중요해졌다. 

김능구: 지금 박근혜 정부 들어서고 원내대표 선거에서 한 번도 압도한 적이 없다. 잘 알다시피 서울시장 경선에서 김황식 전총리가 참패했다. 국회의장 선거에도 정의화 의장에게 황우여 장관이 참패했다. 이미 의원들의 정서는 비박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져 있다. 이번에 유승민 의원은 그전부터 표밭을 닦아왔다. 5월 달에 총리 인사를 하려 했다가 이완구 대표를 지명한 것이 지지율이 30%로 가니 답이 잘 안 나와서 어쩔 수 없이 빨리했다. 이번에 이주영 원내, 홍문종 정책위 의장으로 결합한다는 말도 있는데, 결국 친박은 올인을 한다는 소리다. 유승민 의원은 내가 원조 친박이다. 박 대통령 성공에 앞장서겠다고 말은 하지만 핵심은 총선의 도구로 써달라는 것이다. 이번 원내대표는 다음 총선의 승리할 수 있는 것이 의원들에게는 가장 중요하다. 그것이 유승민 의원의 핵심메시지다. 직전 원내대표였던 이완구 총리 지명자도 현재 후보로 나온 이주영 의원을 해수부 장관으로 빼고 할 정도 당이 억지로 후보로 만들어서 했다. 그때도 선거를 치른다면 답이 없었고, 당시만 해도 이주영은 비박후보였다. 지금도 상당히 어렵다. 이전처럼 계파가 확실하게 명령이 서는 것도 아니고, 연말연초에 친박이 결집하고 세간의 구설수를 무릅쓰고 박 대통령이 친박만 불러 만찬을 한 것은, 결집을 극대화 시키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상당수 의원들은 내년이면 집권 4년차이고, 자신의 정치생명은 총선에서 갈리는데, 총선의 도구로 써달라고 방점을 찍은 유승민 의원이 될 가능성 크다고 본다. 그럼 이제 당청관계는 김무성이 자기 날개를 달고 당당하게 갈 수 있게 된다. 이완구도 지금 야당도 굳이 김무성과 척을 질 의사는 없는 것 같다. 그러면 여권은 이완구, 김무성 쌍두체제를 갖추고, 원내도 기존과 다른 당청관계로 집권 3년차를 맞게 되는데, 한편으로는 이런 모습이 정부여당에게 기회일 수도 있다고 본다.

이명식: 이주영 의원은 해수부장관을 하면서 평판이 괜찮았다. 유승민 의원도 ‘청와대 비서실’의 음해성 공격이 있어서 오히려 피해자 인상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의원들 사이에서 비교적 이미지는 괜찮아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 

김능구: 이주영 후보는 과거 비박후보였다. 그래서 친박은 자연인 이주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레임덕을 막기 위해서라도 필사적으로 원내대표를 자기 쪽이 가져가야하는 입장이다. 그런데 판세는 이미 넘어갔다. 이걸 뒤집는 것은 제가 볼 땐 딱 하나다. 박 대통령이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하고 소통해서 부탁하면 분위기가 바뀌는데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유승민 의원이 대구에서는 일찍이 대망론을 폈고, 그것 때문에 대통령과 어떤 문제가 생긴 것 아닌가 본다. 대구에서 시당위원장을 하면서 바닥을 다졌고, 또 집안도 정치인 집안이고, 본인이 경제민주화를 내걸었던 그룹과 같은 원조친박이다. 처음 박 대통령이 당 대표와 대권후보가 되게 하는 흐름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 부분에 플러스해서 기존의 친이들이 협조하기 때문에 분포상으로도 상당히 친박이 어렵게 됐다.

김만흠: 두 가지로 본다. 이주영 의원은 해수부 장관을 하기 전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출마했다가 황우여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 나가는 과정을 봐도 괜찮다는 평을 얻기에 충분했다. 아까 황 소장이 경제 기조를 이야기했는데, 유승민 의원도 그래서인지 아니면 초이노믹스에 대한 반사대응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제 출마선언에서 경제로 고통 받는 국민을 위해 용감한 개혁을 하겠다고 한 것을 보면, 전에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서민 화두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이명박 시절에는 친박이 서민경제를 강조했다. 이번에 박근혜 정부 들어서니 비박이 약자와 고통 받는 자를 이야기해 재미있다.  

이명식: 전대 이후 정국전망과 야권의 새로운 신당 출현, 가능성, 시기, 파괴력에 대해 이야기 했으면 한다. 

유창선: 야권신당이면 국민모임이 될 것인데, 글쎄 과연 의미 있는 성과가 가능할지 솔직히 회의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 일단은 정체성 자체가 뭘 하겠다는 건지 모호하다는 생각이 든다. 진보신당을 하려는 건지, 일단 표방은 하는데 진보정당이 포인트인지 아니면 새정치연합을 대체할 대안정당인지, 두 개를 같이 이야기하고 다 하겠다는 것인데 우리 정치현실에서는 과욕이고 불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진보정당을 하면서 수권가능한 대안야당이 가능할까, 결국 양자택일을 해야하는데, 새정치연합과 대결하기 위해 외연을 넓혀 경쟁이 가능한 당의 모양으로 가든지, 아니면 새정치연합과 경쟁하지 않고 진보정당으로 가겠다는 분명히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두 가지를 같이한다는 것은 양립불가한 일에 과욕을 부리는 것으로. 어느 하나도 못 잡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대중적 정치구심이 없다는 점, 정동영 전 의원이 갔지만 사실 대중적 동원력을 발동시키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고, 전직 의원 몇몇이 간다고 해도 누가 누군지, 신당을 누가 하는지 국민들은 전혀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원내에 진출하는 것이 가능할지부터, 지속가능한 신당으로서의 성과가 가능할지, 신당을 추진하는 주체들이 조급하고 성급하게 목표치를 너무 높게 잡은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정동영 전 의원은 좀 아깝고 아쉽다. 나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진보정치를 하겠다는 본인의 진정성은 시간을 거치면서 확인이 됐는데, 차라리 새정치연합이 아무리 욕을 먹어도, 그래도 야권의 의미 있는 현실적 자산인데, 그 안에서 바꾸려는 시도가 더 의미가 있는 것 아니었나. 굳이 밖으로 나와서 신당에 합류한다고 앞길이 보이게 과연 있을까 생각한다.

황장수: 야권의 딜레마라고 본다. 지금 신당운동 하는 이들이나 정의당과 노동당이 종북을 뺀 제일 왼쪽, 좌라고 하면, 그 다음에 친노가 있고, 중도 우파 쪽에 야당의 비주류가 있다.
그래서 문 의원이 당권을 잡은 다음에 박 정권 지지율, 새정치연합 지지율이 향후 한두 달 어떻게 전개되느냐는 것과 문재인 당대표의 행동들이 부적절 하고 리더십이 없다든지 지나치게 계파적이라든지 이런 문제점이 제기가 된다면 분당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그렇다고 지금 진보정당 흐름으로 가는 곳과 합쳐질까. 거기로 가기엔 이념적 간극이 너무 크다. 그래서 안철수나 김한길 등 또 다른 흐름으로 가면서 총선을 향해 지지율 경쟁을 벌이지 않을까. 그런데 문재인 의원이 잘해서 지지율이 올라가고 분당할 구실을 주지 않는다면, 굳이 분당하지 않고 내년 총선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 

김만흠: 야권의 재편이라면 새정치연합의 재편도 포함해야 한다고 본다. 그 차원에서 국민모임은 야권재편의 동력이 안 되고 오히려 제약이 될 것이라고 본다. 그래도 진보세력의 구심점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대안야당을 이야기하는 것은 늘 주장해온 것처럼, 진보 정치론자들이 이야기한 것처럼, 보수정당과 진보정당의 1:1 구도를 상정하는 것인데, 현실적인 실천력은 없어 보인다. 또 유 박사가 지적했지만 대중적 기반도 문제다. 김세균 손호철, 일반대중이 누굴 알겠나. 그런 점에서 오히려 새정치연합 재편가능성의 김을 빼는 역할 할 것이다. 온건중도 쪽이 더 많은데, 진보 쪽에서 김을 빼버려서 약화되는 모습을 줘버려서, 새정치연합을 재편하는 동력을 김 빼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보세력의 구심점은 충분히 될 것이다. 왜냐면 기존의 정의당도 야권연대라는 총선전략이 없어진 것이니, 어떤 새로운 구심점을 만들어야 하고, 외부의 작은 조직들도 외형상 말은 하지 않아도 국민모임 출범을 계기로 모인다는 분위기여서, 진보세력의 통합정당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봐진다. 다만 새정치연합을 재편할 정도의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없진 않지만 문재인 대표 체제로 간다면 두고 볼 일이다. 얼마나 힘을 얻을지는 어렵긴 한데, 당의 전대 결과에 따라 그쪽의 가능성도 있어서, 마치 20년 전인 95년 정당들이 요동쳤던 그 시대와 비슷하다. 자민련이 등장했고, DJ를 중심으로 하는 국민회의가 나타났는데, 당시 96년 총선과 97년 대선이 있었다. 올해 요동을 치는 것도 당시와 비슷한 분위기여서, 20년 전 자료를 가끔 보게 된다.

김능구: 의미 있는 몸짓은 될 것 같다. 여론조사에서 15% 정도가 제3당이 필요하다며 국민모임에 기대하는 것이 있다. 물론 실제로 가면 다를 것이라는 예측도 많지만, 현재 야당이 흡수하지 못하는 비정규직 문제나 이런 것에, 발빠르게 정동영 전 고문은 ‘장그래당’이다 말하고, 김세균 교수도 전국을 돌면서 설명회를 하는데 조세혁명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세금문제는 지금 새정치연합도 당당하게 증세를 말하지 못한다. 세금을 말하는 정치세력치고 선거에서 패퇴하지 않은 정당이 없다는 말을 하면서 본질적으로 그 부분을 이야기 하지 않는데, 그런 문제를 제기하면서 조세혁명당을 이야기했다. 그래서 아까 유 박사가 말한 진보신당이냐, 새정치연합의 대체정당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현재 야당이 포괄하지 못하는 부분이 진보신당의 영역만이냐 하면 그런 것은 아니다. 좌우가 아니라 자기들은 아래로 가겠다고 하던데, 그 부분은 실질적으로 세결집이 이뤄지면 의미가 있고, 그리고 무조건 야당이 통합되야 여당에 맞설 수 있다는 논리가 차제에 깨지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고 본다. 설사 총선에서 진다고 하더라도, 그 부분들이 어쨌든 대선에서 제대로 된 세력화와 승리를 담보할 수 있기에, 제3신당의 몸짓은 현재의 시점에서 대단히 유의미하다. 그 부분이 주는 메시지는 현 야당도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이명식: 어쨌든 신당이 출범할 가능성은 높아졌다. 정의당도 저 상태로 있을 수 없고, 당장 이번 보선이나 총선에 나설 사람들은 분명히 있다. 포괄범위는 모르겠지만, 기존 새정치연합에 각을 세우면서 진보성을 띄는 정당이 나올 수 있다. 그런데 그기에 새정치연합의 중도나 온건이 합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럼 자칫하면 야권이 3개로 갈라져 진보색채, 새정치연합, 온건중도로 갈 여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새로운 신당이 나올 가능성은 높고 국민모임은 9월 출범을 생각해서 준비하고 순회한다고 한다. 아마 중간에 보선을 시험대로 삼으려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유창선: 개인적으로 기대가 가지 않는데 창당한다는 메시지나 토론자료를 접해봤지만 전혀 새로운 것이 없다. 1, 20년 전 진보진영에서 하던 논의와 담론이 반복이 되는, 그래서 그 때로 돌아갔다는 느낌이 강하고, 현재의 환경에 맞는, 새로운 비전과 동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이명식: 유 박사 말씀은 한가지를 간과하는 것 같다. 새정치연합이 이 상태까지 오지 않았다면, 그런 15% 이상의 수요가 나올 수 있었을까. 새정치연합이 워낙 박근혜 정부 아래에서 지리멸렬하고 제 모습을 못 보여줘서 그런 반발에 이런 상황까지 온 것 아닐까. 

유창선: 근거가 그 정도 밖에 없다. 새정치연합이 잘 못하니 나선다는 것 밖에 없다. 

이명식: 2월 새정치연합 전대와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을 지나면 일단 정국이 한고비 넘어갈 것 같다. 그 이후에는 잠복돼 있는 선거구 획정 문제나 개헌문제가 재부상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 가지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 남북관계에 변화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2월말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내정돼 있고 미국도 여전히 북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다. 향후 정국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개헌과 남북문제 나눠서 이야기 부탁드린다.

황장수: 개헌의 경우 박 대통령 지지율이 더 빠지면 여권 내부에서 국회 개헌특위를 구성하자고 압박을 더욱 공개적이고 대담하게 할 것이라고 본다. 이런 부분을 둘러싸고 박 대통령은 그걸 저지하려고 여러 정치적 대응을 할 것인데,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사정정국이 될 수도 있다. 그런 부분을 둘러싸고 여권 내부의 충돌이 보선까지 흘러갈 것 같다.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면 여권이 잠잠히 있을 것 같진 않다. 여기에 개헌논의와 맞물려, 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하자는 패키지가 나오고, 이런 문제에 대해 의원들 다수가 호응을 해도, 박근혜 정권은 강경 대응을 할 것으로 보여, 예측불허라고 본다. 남북관계는 한미합동훈련은 관철이 될 것으로 보고, 지금 여러 비선을 통해 이야기는 가능하겠지만, 남북문제의 극적인 타결로 이어지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봤을 때, 올 하반기까지 서로 적응하는 단계를 거치지 않겠나. 지금 논의되는 김영란법은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쪽으로, 완화될 것으로 본다. 이해충돌도 빼고 적용 대상도 줄어들 것이다.  

김능구: 개헌문제는 일단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바뀌면 달라질 것 같다. 이주영 의원은 모르겠지만 유승민 의원이 된다면, 개헌문제가 물론 초기에 바로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야당의 힘을 빌어서 상당히 진전될 것이다. 야당은 지금도 개헌특위를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또 야당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완구 총리후보자도 원내대표시절, 야당과의 대화에서 개헌특위 출구는 열어놨다는 것이다. 제가 볼 때 이것이 4월 보선 때문에, 2월 국회는 안 되겠지만 그 이후 폭풍의 핵이 될 것인데, 실제 개헌이 될지는 별개문제이다. 분권형인지 대통령중임제인지 정치권 내부 입장이 달라서 그 합의가 쉽게 이뤄질 것은 아니다. 즉 개헌 자체가 이뤄질 것과 별개로, 개헌 특위의 가동자체가 상당히 정치판 전체를 휩쓸 수 있어서, 이 부분에서 민생을 강조하는 청와대와 대립적인 이미지가 성립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정치권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개헌특위의 속도나 여러 부분을 조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유창선: 개헌특위는 하반기에는 공론화 될 것 같다. 박 대통령의 힘이 더 빠지는 하반기가 예상되는데, 이것은 정치적으로 특히 당청관계가 근본적으로 역전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간 박 대통령이 워낙 하지 말라고 못을 박았는데, 대통령이 거꾸로 외면당하는 상황이 돼서, 그 파괴력은 당청관계를 뒤흔들 것이다. 그래서 김 대표 말대로 개헌이 이뤄지는 것 자체는 쉽지 않은 이야기다. 남북관계는 타이밍을 놓쳐가는 것 아닌가.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고, 그래도 남북 모두 관계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은 유효하니, 지연은 되겠지만 계속 모색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 

김만흠: 김무성 대표가 지난 해 정기국회가 끝내고 개헌문제 봇물처럼 터질 것이라 이야기했는데, 지금 조용한 것은 청와대 문제가 계속 터져서 그런 것 같다. 청와대 내부문건 유출사건, 정윤회 파문, 신년에 항명사태 등이 계속됐다. 그런데 여당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되고, 야당 지도부도 새로 구성되면, 핵심적인 문제는 정치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선거구제 문제도 정기국회 이전에는 선거구를 재획정을 해야 하니, 진행이 안 되도 이 문제는 논의될 수밖에 없고, 개헌문제도 같이 나올 수 있다. 희안하게 현 청와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이 개헌에 대해서도 크게 이야기를 하는데, 대통령제의 문제점과 맞물려서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지적한대로 구체적 개헌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선거구제 문제에 개헌이 맞물린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혹시라도 여야를 포함한 정개개편이 된다면 개헌 논의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남북관계에서 큰 변수가 있다면 박 대통령이 내치에서 지지를 받았다면 박 대통령이 주도해 대북정책을 이끌었을 건데, 그 부분이 떨어져 대북전략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 아쉽다. 제가 북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런저런 정보를 종합해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북한이 여유가 있는 것 같다. 미국의 억압적 분위기가 있긴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성과를 거두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이명식: 장시간 토론에 감사하다. 3월에는 좀 어수선한 정국이 정리가 돼서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주제로 토론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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