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에서 할 수 있는 어르신 일자리 창출로 고령화 시대 대비할 것”

문석진 서대문 구청장은 지난 1월 22일 서대문구청장실에서 가진 <폴리뉴스 14주년 폴리피플 5주년 특집, 대한민국 길을 묻는다> 인터뷰에서 민선 6기를 맞아 서대문이 신촌, 아현, 홍제 역세권 개발 등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민선 5기 구정에 대해 내외부로부터 높은 평가를 얻었지만 민선 6기에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한발 더 앞서가는 행정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문석진 구청장은 일선 자차단체들이 거두고 있는 성과들이 정치적인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장이 중앙정치에서 역할 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말하면서 새정치연합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한 박우섭 후보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 다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민선 5기 동안 서대문에 변화가 많았다. 여러 가지 객관적으로 좋은 평가를 얻었다. 작년에 지자체 생산성 1위를 차지하기도 했는데 어떤 부분의 성과가 주민들이 재선을 시켜준 요인이라고 보나.

민선 5기에 복지전달체제를 아주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앙정부 장관, 차관, 국무총리, 청와대 분들이 오기 쉽지 않은데 연이어서 방문했다. 서대문이 복지전달체계를 아주 잘 바꾸어가고, 동 복지 허브화라고 해서 동을 중심으로 복지전달 체계를 바꿔가는 것 때문이었다.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복지사각지대를 잘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해서 동 기능을 완전히 복지센터 기능으로 바꾼 것이다. 최근 서울시가 행정을 하는 동이 아니라 마을복지센터로 바꾸겠다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우리 모델을 보고서 동을 동 단위 복지센터로 바꾸겠다고 했다. 서울시든, 보건복지부든 서울시 동의 기능 변화를 전국적 모델의 변화로 하겠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인정받은 게 복지전달 체계를 바꾸고, 동 복지 허브를 만들고,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한 복지 분야 평가다. 그런데 주민들은 눈에 보이는 것으로 평가를 한다. 안산 자락길이 있는데 산자락을 쭉 타고 도는 길로 한바퀴 7km다. 제주에 올레길이 있고, 여기저기 둘레길도 있는데 어디에든 가보면 갔다가 다시 와야 하는데 안산 자락길은 산을 삥 둘러서 순환한다. 완전 순환형이다. 출발해서 2시간 이상 돌다보면 원위치에 오고 어디에서든 올라갈 수 있다. 또 훨체어나 유모차나 아무 장애 없이 올라갈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높낮이 변화를 9도 이상 주지 않았다. 훨체어가 갈 수 있도록 시험도 해보고, 이용에 문제가 있을까봐 사전 테스트도 해보았다. 산 지형을 이용할 수 있는 곳에는 마사토를 깔아 자연친화적으로 만들었다. 자락길을 걸으신 분들이 모두 행복해하셨다. 한 두 해에 만든 게 아니라 3년에 걸쳐서 꾸준하게 만든 것이다. 디자인을 하고, 예산 확보가 덜 된 곳은 서울시에서 예산을 확보해서 3년 동안 연결했다. 구간들을 써클로 만들어서 완전히 순환형으로 만든 것이다. 오신 분들이 느낀 것은 산이 어떻게 이렇게 아름답고 다양할까, 걸으면서 행복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락길이 우리 주민들에게 제일 먼저 어필했을 것이다.

연세로라고 해서 연세대부터 신촌로터리까지 550m 거리를 보행자가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했는데 버스 전용차선 도로를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만들었다. 예전에는 막히면 20~30분씩 걸렸다. 비가 오면 우산까리 부딪혀서 보행자가 걸을 수 없었다. 한전 분전함을 다 없애버리고, 노점상들은 협상을 통해서 큐스크 25개를 만들어 스마트 로드샵으로 노점상들을 다 없애버렸고 차 없는 길이 조성됐다.  주민들이 해방감을 갖고 있다. 중앙정부나 다른 지자체들이 보면 복지전달체계를 잘 개편한 것이 잘 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것을 실제로 느낀 사람들은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이다. 그렇지 않은 분들이 느낀 것은 안산 자락길과 연세로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눈에 보인다. 

홍제 고가도로를 철거했다. 선출직들이 수없이 고민했지만 한 번도 된 적이 없다. 취임하자마자 홍제 고가도로 철거가 됐고, 가장 긴 아현 고가도로를 철거했다. 고가도로를 철거하면 그 앞에 세상이 확 바뀐다. 북아현동 쪽에 가면 옛날 생각이 안 날 정도로 도심이 깨끗해졌다. 서대문 고가도로는 다음 달에 철거된다. 이런 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새롭게 혁신해 가는 것에 대해 지지해주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산 벚꽃길도 너무 예쁘다. 허브 동산도 아주 잘 꾸며져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주민들이 초기에는 아주 좋은 점수를 줬다. 

홍제천을 걷다보면 교각이 보기 싫어서 그림을 걸었다. 주민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모네 그림을 20점 걸었다. 그 다음에 봄날이 되어 르누와르 그림 20점을 걸었다. 왜 자꾸 외국 것만 거냐고 해서 4년차에는 한국 명화 20점을 걸었다. 한국 명화를 걸 때에는 저작권 문제가 있었다. 한 작가 분 것만 100만원 지급했다. 르누와르나 모네는 불란서 작가들인데 불란서 대사관에서 저작권 문제가 없도록 해주셨다. 실제로 200년 정도 지난 작품들은 저작권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한국 명화를 못했던 것은 저작권 문제 때문이었다. 여러 사람들의 작품들을 걸면 이발소 그림처럼 될 가능성이 있어서 한 작가 중심으로 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그림 구경을 하면서 굉장히 좋아해줬다. 그림만 거는 것보다는 음악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시행하려 했는데 제대로 하려면 땅을 파고 선을 깔아야 한다. 그러다보니까 돈이 많이 든다. 그런데 하천에 대한 안전 경고 방송을 하라고 서울시에서 지원이 나왔다. 재난 경보 시스템을 만들면서 같이 해서 공짜로 선을 깔았다. 아침, 점심, 저녁 주민들이 산책을 할 때 방송을 한다. 벚꽃축제를 할 때는 밤 11~12시까지 주민들이 원해서 음악을 틀어줬다. 주민들이 너무 좋아하신다. 홍제천에도 음악을 깔고, 홍제천에서 벚꽃동산으로 올라가는 길에도 음악을 깔았다. 산책을 할 때 산 중간까지 음악이 다 나온다. 스피커를 일정한 간격으로 깔았는데 스피커도 자연친화적으로 바위, 나무 모양으로 해서 스피커라는 생각이 안 든다. 주민들이 음악이 있고 그림이 있는 홍제천, 안산 숲길을 굉장히 좋아하셨을 것이다. 생산성 대상도 받았다. 생산성이 전국 1위라고 상을 받았는데 그것은 좀 아시는 분들의 평가다. 안산 자락길, 연세로, 고가도로 철거, 음악방송이 있는 홍제천, 그림이 있는 홍제천, 안산의 벚꽃길 때문에 저를 다시 한 번 지지해준 것 같다.

- 민선 6기 구정 목표로 ‘사람 중심의 희망 서대문’을 내세웠다. 큰 틀은 민선 5기와 같은 방향인 것 같다. 세월호 참사 중 선거를 치렀다. 사람 중심을 더욱 강조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세월호 참사가 준 교훈은 우리사회가 너무 물질 중심의 사회라는 것이다. 사람 중심으로 가야 한다. 사람 중심이라는 그 가운데 포함되어 있는 것이 생명존중, 안전, 인권과 기본적 도덕 가치를 고려하는 것이다. 수학여행을 간 학생들에 대한 안전대책도 없이 선장과 선원들만 먼저 탈출한다든지, 운행과정 중 사람은 배제된 채 돈만 벌기 위한 여러 작폐들이 벌어졌다. 이런 우리 사회의 병폐를 보면서 이대로는 안 되고 사람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현장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모든 행정이 현장에 답이 있고 해결이 된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에서 현장을 제대로 파악을 못했다. 사람의 생명이 위급한 상황인데 우왕좌왕하고 위험 파악도 못한다. 현장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실천 중심이라는 것을 말로 해봐야 소용이 없다. 철저하게 실천해가야 한다. 어떤 일이든지 목표를 두면 끝까지 실천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목표 자체를 사람, 현장, 실천 중심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사람 중심은 민선 5기에도 썼던 얘기지만 그것이 더 부각된 것이다. 우리 지역사회 안에서 사람 중심의 가치를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복지 문제이다. 어려운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계속 차별을 받게 되고, 이중구조화 되고, 물질화 되어 가는데 이 분들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다보니 복지 중심으로 생각하게 되고 사람 중심의 행정을 생각하다 보니 동 복지 허브 사업이 나온 것이다. 백가정 보듬기 사업도 그렇게 나온 것이다. 백가정 보듬기 사업은 일년에 백가정씩 보듬어보자는 것이다. 어떻게 보듬는가 하면 법만 따지지 말고 실천해보자. 실제로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실천을 해줘야 하는데, 이 사람이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라고 법적 제한 조건 때문에 그냥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정말 어렵다면 도와줄 사람을 찾자는 것이다. 예산으로 법 때문에 못 도와준다면 법을 넘어서 교회, 사찰, 성당에 얘기를 해서 어려운 가정이 있다는 것을 얘기해주고 자립할 때까지 이 생명을 지켜달라고 해서 결연을 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이례적으로 한번 하는 게 아니라 꾸준히 하는 것이다. 

보통 겨울철 연말에 불우이웃돕기를 하고 마는데 그래서는 의미가 없다. 꾸준히 이 사업을 가져갈 수 있는 지원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처음에는 매월 50만원을 책정했다가 30만원으로 낮췄다. 매월 30만원을 어려운 가정에 지원을 해준다. 직접 주는 게 아니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보내고 공동모금회에서 지정 지원계좌로 보내서 자동 지원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결연식 때만 서로 얼굴을 보는데 어떤 가정을 도와줄 것인지 얼굴은 봐야 한다. 그 다음부터는 자동이체로 되어 있다. 구청은 돈에 개입하지 않고 중계만 하는 것이다. 그것도 자동이체로 하는 것은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동정하는 것처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시스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자존심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자동이체 시스템을 한 것이다. 

한 달에 열 가정씩 하려면 굉장히 힘들다. 그래서 일 년에 50 가정으로 줄였고, 2011년 1월 시작했는데 종무식 때 100호 가정을 했다. 2012~2014년 50 가정을 했다. 현재는 253 가정을 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지원을 자청하신 분 중에는 연세로 근처에서 풀빵장사 같은 노점상을 하는 분이 계신다. 매월 30만원을 약정해서 기부를 하시겠다는 것이다. 부자만 하는 것이 아니다. 백가정 보듬기 사업에는 구구절절한 사연들이 많이 있다. 요즘 제가 느끼는 것은 서대문 지역사회에 이런 가정을 도와주려고 하는 준비된 손길이 많다는 것이다. 253 가정이 평균적으로 매월 30만원씩을 지원받고 있다. 작년 말까지 도와준 돈의 합계는 13억원이 넘었다. 이것은 거의 기적 같은 일이다. 결연서를 드릴 때 마더 테레사 수녀님의 글을 써드린다. 마더 테레사 수녀님은 ‘나는 대중을 한 번에 구원하려 하지 않는다. 단지 한 번에 한 사람씩 껴안을 수 있을 뿐이다’고 했다. 마더 테레사 수녀님이 캘커타에서 어려운 자들을 보듬을 때, 보면 껴안고 챙겨줬다. 캘커타의 모든 사람들을 구원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가슴에 와 닿는다. 저희가 생각한 것이 그것이었다. 

전체 사회를 구원할 수도 없고, 전체 어려운 사람들을 다 도와줄 수도 없다. 단지 우리 지역 안에서 제일 힘들고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을 찾아서 한사람씩 하자고 시작했는데 벌써 250 가정이 넘는다. 처음에는 제가 가정을 방문해서 후원자들도 발굴하고 했다. 그런데 직원들이 자꾸 몸에 체득되면서 후원자들, 도와줄 사람들을 찾아온다. 거짓말처럼 들릴 테지만 어려운 가정을 찾는 것보다 후원자가 더 쉽다고 한다. 후원자 손길이 예비된 사람들이 더 많다. 어려운 가정은 서대문 지역사회에서 가장 어려워서 도와줘야 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찾으려면 동의 기능을 바꿔야 한다. 동의 기능을 행정으로 하는 게 아니라 복지로 바꿔야 한다. 동의 복지 직원은 한두 명이다. 복지 직원이 기초수급자 범위를 벗어나는 것인지 아닌지, 다른 소득이 있는지 없는지를 따지다 보면 일도 못한다. 

동장은 복지동장, 직원들은 15명 중 10명이 복지를 하고 5명 미만이 행정을 하라고 했다. ‘동의 행정은 다 구로 옮겨라. 구에서 다 처리해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민방위, 주정차, 청소 업무를 다 구로 이관시켰다. 긴급재난만 남겨놓았다. 동에는 무인 자동 민원발급기를 강화시켜줬다. 사회복지 직원을 많이 뽑은 것이 아니라 행정 업무를 하던 사람이 복지 업무를 하게 함으로써 어려운 가정을 찾아나갈 수 있게 됐다.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게 된 중요한 이유다. 그전에는 머물러만 있었다. 누가 찾아와줘야 했지만 이제는 우리가 찾아가야 한다. 

이렇게 하다보니까 통장이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통장이 동사무소를 행정의 말단 기능이 아니라 복지의 대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장의 역할은 내 통에 어려운 사람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다. 동장도 순찰을 해야 한다. 책임도 져야 한다. 이러다 보니까 복지사각지대를 찾아내게 되고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내게 된다. 백가정 보듬기 사업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사연이 있어서 수급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이 사람들을 연결해줄 때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복지 혜택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은 복지수급 등록을 해서 혜택을 받게 해준다. 사회복지 직원이 공무원이 된 것에 처음으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전수조사를 했다. 전수조사를 통해 발굴된 사람을 조사해서 줄이고 배분을 해준다. 수급자들 한 가정을 더 만들어주고, 애프터서비스를 계속 해준다. 이것이 사람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행정은 기존에 주어진 틀을 통해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찾아가고, 예산이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라 예산을 뛰어넘는 사고를 해서 지역사회와 연대하는 것이다. 

이렇게 기부를 많이 하는 구는 서대문구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지역사회에서 13억원이 넘는 기부를 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것이다. 국무총리도 직접 방문해서 백가정 보듬기 가정에 가보고 이제 ‘지방이 중앙을 바꿀 때가 됐다’고 했다. 세월호 때 생겼던 문제들을 그대로 적용해서 보면, 많은 것을 놓치고 있었던 것을 알았다. 현장을 제대로 찾아보지 못하고 사람 중심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물질중심주의로 했다. 그것에 대한 교훈으로 이런 것들을 해왔는데 그것에 대한 비전이 다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사람 중심의 복지를 앞으로도 할 것이고, 추가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려고 한다.

예전에는 동이라고 하면 행정이었지만 복지 중심으로 만들었다. 방문 간호사를 14개 동에 전진 배치했다. 독거노인들이 간호사를 제일 좋아한다. 방문 간호사들이 동네를 다 순회하도록 했다. 행정을 복지로 바꾸고 보건을 결합했다. 민선 6기에 사람 중심으로 고려해야 할 게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고용을 고려하자고 했다. 복지의 기본은 일자리다. 일자리가 있으면 해결된다. 적극적인 복지는 일자리가 있으면 해결된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용을 동에 결합해보려고 한다. 북가좌동을 시범으로 해서 고용센터를 만든다. 동의 한 층을 고용센터로 바꿔서 동에 오면 고용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동에 오면 미스매칭 되고 있는 고용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변화를 기획하고 있다.

- 신년 들어 공무원들을 상대로 청렴 릴레이 특강을 하고 있다. 반응은 어떤가.  

우리 공무원들에게 청렴을 얘기하면 좋아하지는 않는다. 우리를 도둑놈으로 바라보냐는 시선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은 필요하다. 교육을 받은 경우 청렴도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수치로 나타난 청렴도는 쉽게 상승이 안 된다. 외부 평가 청렴도는 전국 4위까지 올라간 적이 있다. 4~5위까지 갔다. 65위까지 떨어지기도 하고 제각각이다. 점수의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대문구 이미지를 바꿔야겠다는 것이고 저부터 청렴해야겠다는 것이다. 구청장부터 받지 않고, 인사에 있어 돈 작동을 배제하겠다고 해서 민선 5기 때부터 지켜왔고, 민선 6기 때도 하고 있다. 

예전에는 청렴을 위해 집단교육을 시켰다. 강당에 집합교육을 시키면 조는 사람은 존다. 의례적으로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눠서 필요한 것부터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권 부서만 먼저 하면 우리만 문제가 있는 것인가 생각할 테니까 그런 오해를 주지 않기 위해 가능한 3개 과를 묶어서 시간 나는 대로 해왔다. 오늘도 한번 있고, 다음에 하면 전체 과가 다 끝난다. 연초에 하는 이유는 연초에 마음을 다잡으면 연말까지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직원들도 그렇고, 저 스스로를 제어하기도 한다. 서대문구 주민들은 서대문구가 나름대로 청렴하다고 생각한다. 민원인 입장에서 그렇다. 그래도 경계를 늦추면 문제가 생긴다. 곳곳에 문제가 있다. 교육을 한 번씩 해야 한다. 내년에도 할 것이라고 미리 예고했다.

- 올해 신년사에서 복지 중 어르신들 일자리를 강조했다. 노후복지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구청장인 제가 할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봤다. 복지의 기본이 일자리다. 청년 일자리는 만들기는 어렵다. 청년 일자리를 구청에서 만들어주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회적 시각에서 청년들에게 일이 없다고 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다. 그런데 중앙정부 분들, 높은 분들은 청년들을 향해 눈높이를 낮추라고 한다. 청년들이 과거에 비해 공부를 많이 했다. 훨씬 더 재능이 있고, 능력을 갖췄고 스펙도 좋다. 이 친구들에게 저임금 노동자의 일을 하라고 할 수는 없다. 어떤 당 대표도 알바를 당연히 해야 하는 것처럼 얘기한다. 어떻게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알바, 시간제 계약직으로 끝나야 하나. 구청이 이걸 감당할 수 있을까. 구청도 감당이 안 된다. 대기업에 힘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구조적으로 이제 우리의 대기업은 계속 인재를 글로벌하게 뽑는다. 국내에서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하더라도 글로벌한 인재와 경쟁이 안된다. 이제 많은 것들이 시스템화 돼 있어서 새롭게 많은 인원을 충당도 해주지 않는다. 이런 부분에서 우리 젊은이들은 해외 진출을 많이 고민해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아직 제 아이디어 수준이고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해봤더니 어르신들 일자리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들 중 어르신들의 빈곤율이 가장 높다. 공공 일자리로 해서 한 달에 20만원 어르신들께 드리는 일자리가 있다. 해당 되는 분들만 쓰레기 등을 줍다가 들어가곤 한다. 공공근로에 탈락한 분들은 너무 아쉬워하고 되신 분들은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예산사업으로 어르신일자리 사업을 1,766명을 했다. 올해 2,400명으로 늘렸다. 최소한 일하던 사람은 계속 일하고 더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일하게 하자는 취지다. 36시간 근로를 했는데 최저임금이 조금 올라가서 30시간을 노동하면 한 달에 20만원을 맞춰드릴 수 있다. 2,400명에게 한 달에 20만원을 줄 수 있도록 맞춰줬다. 어르신들 2,400명은 그래도 일이 있는 것이다. 일주일에 3번 정도만 나오지만 같은 연배에 비슷한 처지의 친구 분들을 만나면 외롭지 않다. 적은 돈이지만 돈을 받는다. 고독사 할 일도 없고, 혼자 사회로부터 격리될 일도 없다. 20만원을 드리면 만족해한다. 청년 일자리처럼 200만원을 줘야 하는 건 아니다. 

서대문구 상공인이 1,000명 정도 된다. 작은 가게를 하시는 분들, 식당, 미용하는 분들이 다 상공인이다. 이 분들에게 한 달, 30시간 한 사람만 똑같은 조건으로 고용해달라는 부탁을 드렸다. 20만원만 주시면 된다. 한 사람 돕는다는 차원에서, 고용이나 노동이 아니라 복지적 차원에서 20만원을 줄 수 있다. 조금만 사업을 하시는 분들도 한 달에 20만원만 주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 제안을 했더니 좋다고 했고 에버에이씨라는 비즈니스호텔에서는 한 번에 20~30명씩 고용을 해줬다. 스탠다드한 작업이라 어르신들에게 가르쳐 드리면 다 할 것이라고 했다. 어르신들이 객실에 가서 시트 갈고, 화장실 청소하고, 방 정리한다. 그것을 표준화해서 한다. 병원에 가서 안내하시는 분들, 식당에 가서 도와주시는 분들, 인삼 파는데 가서 도와주시는 분들, 비즈니스 호텔에 가서 청소하는 분들이 있다. 이렇게 고용된 분이 최근에 63명 정도로 민간이 고용한 것이다. 그분들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어쨌든 직장인이다. 민간 일자리도 계속 확대하려 하는데 목표는 1,000명이다. 어떤 분은 20명씩 이상 뽑아주기도 하니까 생각보다 숫자가 빨리 늘고 있다. 올해 처음 시작한 사업이다. 최소한 어르신들 10% 정도를 고용시켜드리자는 계획이다. 서대문구의 어르신 인구가 2만3,000~2만5,000명 정도이다. 1,400명 정도를 구청에서 하고, 1,000명 정도를 민간에서 하면 2,400명 정도를 하게 되 10% 정도 되는 것이다. 어르신들 일자리가  대단한 일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을 잘 적용하면 복지적 기능이 가능하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