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를 옹호하는 세력들이 횡행하는 세상  

 

우려하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고 말았다. 일부 종편들이 재미동포 신은미씨를 종북으로 몰아가고 신은미씨 측은 지역 순회 토크쇼를 계속하면서 자칫 돌발적인 충돌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지만 19세 소년이 행사장을 향해 사제폭탄을 던지는 사태가 발생할 줄은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이제 19세밖에 되지 않은 학생이 어떻게 이런 행동을 계획했는지도 큰 문제이지만 잘못하면 큰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이 학생의 끔직한 행동에 대해 용감하다고 표현한 언론이 있었는가 하면 새누리당 기획위원인 정성산이란 사람은 자신의 트위터에 정의로움을 투척한 오모군에게 후원하라고 하는가 하면 애국 법조인들은 오 열사를 변호하라고까지 했다는 것이다. TV조선에 출현하는 한 패널도 자신의 트위터에 오 투사를 법률지원해야 하고 후원금을 보내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사제폭탄을 제조해서 불특정 다수가 참석한 행사장을 향해 투척한 행위를 한 소년을 열사, 투사라고 하는 것은 앞으로 이런 일을 더 많은 사람들이 하라고 부추기는 행위에 다름이 아니다. 금전을 후원하고 법률 지원을 하겠다는 것 또한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사람들에게 공명심을 부추길 수 있는 위험한 작태임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 역사에서 해방정국이나 자유당 말기에 테러가 횡행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21세기에 이런 광기가 폭발하는 것은 최근 일부 종편에서 극단적인 증오를 부추기는 방송을 온 종일 해대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서북청년단을 다시 조직하겠다는 움직임이 나오면서 해방 정국에서 서북청년단이 행했던 테러를 직접 경험했던 나이 잡수신 어른 분들이 우려를 금치 못하는 것을 보았는데 급기야 이런 사제폭탄 테러까지 발생하고 만 것이다.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폭력을 휘두르거나 테러를 자행하는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 국가 공동체가 존립할 수 있는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며 질서이다. 한 국가 내에서 개인이 또 다른 개인에게 가하는 폭력과 테러 그리고 이러한 테러를 찬양하는 것 또한 국가 공동체를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적 범죄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출처: 인터넷 캡쳐
▲ 출처: 인터넷 캡쳐

법질서 중시하는 보수의 가치 위해서라도 테러 용납 못해

 

우리 사회에 다양한 이념과 가치들이 존재할 수 있고 민주주의는 이러한 다양성을 바탕으로 성립된다. 특정한 이념이나 이를 토대로 하는 행동이 공동체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다면 그러한 이념과 행동은 법적인 제재를 받아 마땅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는 개혁적인 보수와 합리적인 진보가 서로를 인정하면서 경쟁을 펼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극단적인 행동은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한을 추종하는 종북세력이 위험하다면 극단적 폭력을 서슴지 않는 일부 극우세력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더구나 어린 소년의 테러를 미화하고 찬양하는 사람들은 그런 행동을 한 19세 소년보다 더 위험하기에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사람이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기획위원이고 TV 시사프로에 출연해서 증오의 언사를 남발하는 사람이라면 참으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나라에 건강한 보수세력들이 건재하다면 폭력을 옹호하고 테러를 찬미하는 극단세력들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차제에 이 같은 폭력을 단호하게 차단하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 전체가 해방정국이나 이승만 정권 말기처럼 테러와 폭력이 횡행하는 암담한 시대로 되돌아 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최근 십상시 운운하는 구중궁궐의 권력 암투설로 인해 이 나라가 도대체 얼마나 뒷걸음질 치는 것인가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높은데 백주에 사제폭탄 테러까지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지조차 헷갈리게 된다. ‘보수가 내세우는 법과 원칙이 바로 선 사회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일부 극단 세력들의 망동은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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