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안된 일 있었나’, 시정에 강한 자신감 내비친 박 시장

박원순 시장은 지난 8일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본지 김능구 대표와 가진 <폴리뉴스 14주년 폴리피플 5주년 특집, 대한민국 길을 묻는다> 인터뷰에서 현재를 “융복합 시대, 집단지성의 시대”라고 규정하고, “복잡다단한 문제를 한 사람의 힘으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서울시뿐만 아니라 산하 투자출연기관, 직원, 전문가집단, 시민단체, 언론, 중앙정부와 국회와도 함께 가야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 가지를 함께 하는게 시대의 과제이고, 지금까지 그런 방향으로 쭉 시정을 이끌어왔다”고 자신의 거버넌스 리더십에 대해 평가했다.

최근 불거진 서울시향 문제나 인권헌장 논란 등에 대해서는 “제가 지금까지 했던 일중에 정리 안된 일이 있었나”라며 갈등 해결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시장은 “천만이 사는 도시에 갈등이나 분란이 없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 갈등을 어떻게 수습하느냐의 문제이고, 잘 해결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역 고가의 공원화 사업에 대해서는 “그동안 너무 조용히 (일)하니까 사람들이 사실 뭘 했는지를 모르는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어마어마하게 했다. 시민들은 다 알것”이라며 운을 뗐다. 박 시장은 “서울역 고가 공원화는 거기 한곳만 우발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서울시를 ‘보행친화도시’로 만든다는 큰 그림 하에 있는 작은 일”이라고 설명하고 신촌 연세로와 브라질 꾸리찌바시의 ‘꽃의 길’을 예로 들며 인근 상권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남구와의 갈등으로 재개발 사업이 무산되었던 구룡마을 문제는 “구청장도 선출직이고 나름대로 철학이 있다보니까 생각이 달라 개발이 좌초됐었다”며 그러나 무엇보다 “주민들이 쾌적한 삶을 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서울시가 많이 양보해 곧 합의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지난번 인터뷰에서 보니까 박원순 시장님의 리더십은 기존의 대통령이나 서울시장들의 리더십과는 좀 달랐다. 그래서 저희들이 여러 토론도 하고 한 결과 그것을 ‘새로운 시대의 거버넌스 리더십’이라 명명할 수 있겠다는데 의견을 모았었다. 이제 재선을 하셨는데 앞으로 시정 운영이라든지 또 한편으로는 거버넌스 리더십을 실제로 해보시니까 이런걸 느꼈다, 이런 큰 테두리의 말씀부터 부탁드린다.

자기가 어떤 리더십인지 스스로 평가하는 건 좀 웃기다. 언론이나 학자나 또는 후세대가 평가하는 거라고 저는 생각한다. 그런데 이제 문제는 지금 우리가 융복합 시대를 맞고 있고 또 이른바 집단지성의 시대이다 보니까 누구 한 사람의 힘이나 지혜로 이 복잡다단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늘 함께 해가야 되는 거다. 예를 들어서 서울시로 따지면 서울시뿐만 아니라 여러 산하 투자출연기관, 또 직원들과 함께 하나가 되어야 하고, 또 바깥으로는 여러 전문가집단과 또는 시민단체나 언론사가 함께 가야 되고, 심지어는 중앙정부나 국회와도 함께 가야 되겠더라. 그렇기 때문이 이런 다방면의 네트워크사회 속에서 여러 가지를 함께 해야 되는게 시대의 과제이고, 또 저는 그런 방향으로 쭉 지금까지 시정을 이끌어왔다.

- 올해는 세월호 참사 때문에 국민들에게 안전문제가 상당히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거대 서울을 운영하시면서 안전문제에 대해서 늘 노심초사 하실거라고 생각한다. 특히 내년도 안전예산을 1조원 이상 편성하셨다. 그런데 지난달 구룡마을에 불이 나서 안타까운 일들이 일어났다. 이 지역은 여러 가지 문제가 많은 것 같다. 시하고 강남구하고 개발방침의 갈등이 있어서 (재개발)사업이 무산된 지역인데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

사실은 구청장도 선출직이고 자기 나름대로 철학이 있다보니까 그동안 여러 가지 생각이 달랐고, 그래서 개발이 좌초가 됐었다. 그런데 저는 어떤 권한 다툼이나 이런걸 떠나서, 의견의 차이를 넘어서 시민들, 특히 주민들이 가장 열악한 상황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어떡하든 개발이 되어서 그분들이 편안하고 쾌적한 그런 삶을 누릴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닌가. 그래서 서울시가 굉장히 많이 양보하고 서로 이렇게 곧 합의를 이룰 거다. 지금 대화가 거의 완결단계에 와있고 그게 저는 단체장의 책무가 아닌가 싶다.

-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원화 하겠다고 발표하셨는데 현안에는 서로 다른 입장들이 있지 않나. 그게 좋다는 사람도 있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많다는 반응도 있는데 공원화는 계속 추진하는 것인가?

제가 그동안 너무 조용히 (일)하니까 사람들이 사실 제가 뭘 했는지를 모르는 것 같더라. 시장님 본인이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시장이 되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 (웃음) 그런데 사실 어마어마하게 했다. 시민들은 다 안다. 서울역 고가의 경우에는 저희들이 우발적으로 거기 한곳만 (공원화)하는 것은 아니고, 서울시를 말하자면 ‘보행친화도시’로 만들자고 하는 큰 그림 하에 있는 하나의 작은 일이다. 물론 그 지역에서 혹시나 교통체증이 일어나지 않을까 상권의 약화가 초래되지 않을까 걱정하시는데 물론 교통은 사실 좀 어려워질 부분이 있지만 저희가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고 남대문 시장 같은 경우는 아마 훨씬 더 활성화 될 것이다. 왜냐하면 본래 사람들은 누구나 도로가 차 없는 거리가 된다든지,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되면 상권이 약해질까 걱정을 하더라.

(브라질) 꾸리찌바라는 도시에 ‘꽃의 길’이라고 하는 차 없는 거리가 있는데 처음엔 사람들이 많이 반대했다. 그런데 이게 너무 잘되니까 나중에 여기저기 해달라는 데가 너무 많이 생겼다. 예컨대 신촌역 사거리 연세로가 지금 완전히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바뀐 다음에 매출액이 2~30% 올랐다고 한다. 그런 식으로 저는 이 고가가 관광의 거리가 될 거라고 본다. 그러면 사람들이 남대문시장으로 다 갈 것이다. 우리가 또 그걸 연결해주려고 하고 있다. 남산으로도 연결하고 또 저쪽 종묘쪽에서 남북측으로 세운상가에 전부 데크를 깔아서 2층에서 경관도 즐길 수 있게 만들 것이다. 한번 지켜봐 달라.

- 최근에 시장님의 거버넌스 리더십과는 다른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다. 이런 부분들이 침소봉대 되기도 하고 그런데 이런 일을 겪으실 때 어떠신가?

제가 아무리 거버넌스나 이런 것을 강조한다고 해도 이게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 시장과 내부적, 외부적으로 함께할 집단이나 기관들이 많은데 제 맘대로 다 되면 재미가 없지 않겠나. 때로는 불협화음도 나오고 갈등이 분출되기도 하고… 제가 지금까지 했던 일중에 정리 안된 일이 있었나. 예를 들어서 진주시장님까지 오셔서 등축제 가지고 이야기했는데 해결되었다. 강남구청장님과도 잘 될것 같고, 또 제가 처음 왔을 때는 매일같이 뉴타운 문제로 여기(시청앞)에 데모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조용해졌다. 천만이 사는 도시에 갈등이나 분란이 없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또 갈등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게 더 좋을 수 있다. 갈등이 없으면 그것은 평양이다. 그 갈등을 우리가 어떻게 잘 수습하느냐의 문제인데 지금 여기 인권헌장 때문에 와있는 분들도 잘 해결될 거다.

- 시장님께서 (본인이) ‘보수적’이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한번 상상해보라. 저는 ‘반쪽짜리’ 지방정부라고 이야기하는데 오히려 새누리당 분들이 ‘2할자치’라고 주장하지 않나. 그게 훨씬 더 쎈거다. 저는 기본적으로 성격이 온건한 사람이다. 제 이름이 원,순이지 않나.(웃음) 저는 여성적 리더십, 아주 섬세하고 아주 감성적이고, 작은걸 소중히 하는 그런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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