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하는 ‘친노 해체’ 넘는 적극적 행동있어야

<!--[endif]-->내년 2월로 예정된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문재인 의원의 대표 출마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당내 최대 계파의 수장으로 위치하고 있는 문 의원이 출마할 경우 당 대표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고, 그럴 경우 새정치연합은 구주류세력의 전면적 복권 속에서 다시 친노가 주도하는 정당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ndif]--> 

사실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일종의 딜레마와도 같은 문제이다. 당내 리더십의 취약으로 인해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되는 것을 감안하면 당내 기반이 가장 탄탄한 인물이 당권을 잡는 것이 순리이다. 그러나 문재인 체제의 등장은 여러 문제들을 예상하게 한다. 우선 당내 계파간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당내 사정과는 무관하게, 친노 프레임의 재작동이 예상되는 환경에서 국민의 시선이 어떠할지가 고민거리일 것이다 <!--[endif]--> 

이런 점을 알고 있기에 새정치연합 내에서도 이런 저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당내 중도성향 그룹 일각에서는 비대위원들이 당권도전을 해서는 안된다며 사실상 문재인 대표출마 불가론을 주장했고, 박지원 의원은 당권-대권 분리론을 내세우며 역시 문재인 출마 포기를 압박했다. <!--[endif]--> 

그러나 문 의원의 대표출마를 인위적으로 막으려는 이러한 주장들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 문 의원의 출마가 낳을 야당의 앞길에 대한 전망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출마 여부는 전적으로 당사자의 선택에 달린 문제이지 누가 강제로 막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endif]--> 

결국은 문 의원 자신의 몫이다. 문 의원도 자신이 대표를 맡는 상황에 대한 여러 우려를 의식한 듯, 최근 친노 해체를 공개 선언하겠다고 까지 했다. 이전까지 친노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던 모습들과는 달라진 전향적인 태도로 일단 받아들여진다 <!--[endif]--> 

문재인 의원의 당권도전 가능성이 당 안팎의 관심도 받고 논란거리도 되는 이유는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 대한 전망과 맞물려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다시 문재인으로 총선을 치르고 대선을 치렀을 때 승리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다. 자칫 2012년의 재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다들 알 듯이, 그를 향해 작동할 친노 프레임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런데 이것이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니다. 단지 여권과 보수언론의 정치적 모략으로만 간주하기에는, 많은 유권자들의 판단 속에 깊숙이 들어가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endif]--> 

그래서 주문한다. 단지 말로 하는 친노 해체 선언이 문 의원을 친노 프레임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지는 않을 것 같다. 그 이상의 행동적 약속들이 나와야 한다. 핵심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자신이 제1야당을 이끌더라도 무리한 욕심으로 차기 총선과 대선을 패하게 만드는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자신보다 국민의 지지를 더 받을 수 있는 후보감이 있다면 언제든지 마음을 비우겠다는 약속이 필요하다. 그래야 다시 친노가 당권을 잡으면 다른 경쟁 인물들을 무리하게 밀어내는 과정에서 정권교체가 실패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20대 총선에서 대표로서의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며, 계파공천은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해야 한다. 계파정치의 가장 큰 폐해는 계파공천으로 나타난다. 19대 총선에서 특정 계파와의 인연이나 친소관계에 따라 공천이 좌우된 계파공천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계파 해체 선언을 한다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 말로는 게파 해체를 선언해놓고 막상 20대 총선에서 다시 계파공천을 한다면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게 되기 때문이다. <!--[endif]--> 

문재인 의원의 당권도전을 누가 인위적으로 막을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2012년 대선 정국 이래도 보아온 그의 모습에서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나가는 선제적인 결단의 행동같은 것은 없었다. 그는 흐름을 만들어내는 위치가 아니라 흐름을 쫓아가는 위치에 내내 머물러 있었다. 상황에 밀리고 밀려서 마지못해 선택하는 모습으로는 정치적 리더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기 어렵다. 그동안 문재인 의원을 떠받쳐온 것도 친노라는 기반이었지만, 반대로 그의 한계를 규정해 온 것도 친노라는 기반이었다. 당권 도전에 앞서 나온 그의 친노 해체 선언발언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으로 옮겨지느냐에 따라 그의 행보는 다시 평가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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