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창간 14주년, 폴리피플 창간5주년 특집인터뷰, 대한민국 길을 묻는다] “낮은 자세로 현장을 찾아서 모든 교육행정의 해법을 찾겠다”

이청연 인천시 교육감 (사진=이은재 기자)
▲ 이청연 인천시 교육감 (사진=이은재 기자)
이청연 인천시 교육감은 “학생들을 통제의 대상으로 봤다면 이제는 성장의 주인공으로 봐야 한다. 선생님들을 개혁의 대상으로 봤다면 이제 개혁의 주체로 봐야 한다. 이제 학부형들도 학교 문 밖이 아니라 문 안에서 함께 고민하며 교육행정을 하는 것이 시민의 편에 서는 교육감이 되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인천시민의 편에서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청연 인천시 교육감은 지난 19일 인천시교육청 교육감 집무실에서 <폴리뉴스 14주년 특집 대한민국 길을 묻는다-인천시교육감 특별 기자회견>으로 본지 김능구 발행인과 인터뷰에게 이같이 밝히고, 교육청 재정에 문제가 있어 절약할 수 밖에 없지만 최대한 교육현장 주체들과 소통하면서 공약을 최대한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특히, 현장에서 교육문제의 해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이 교육감은 매주 월요일 아침 등굣길에서 녹색어머니회 회원들과 만남으로 일주일을 시작해서점심 시간에는 학교에서 아이들과 급식을 같이 먹으며 선생님들을 만난다. 매주 금요일에는 고등학교 교실에서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일주일을 마무리한다. 앞으로 정기적으로 청소년원탁토론을 개최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한다고 한다. 원탁토론은 교사, 학부형에게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인천시 학력이 17개시도중 꼴찌라는 지적에 대해 “상위권 1, 2등급만 갖고 줄세우기 하는 모습은 바르지 않다고 본다. 자신들의 꿈과 끼를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다수의 학생들에게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험점수 만능주의 서열화 등을 교육의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아이들의 다양한 꿈을 열어주는 곳이 학교다. 학교는 아이들의 다양한 꿈을 이뤄주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지난 6일 교육감 취임 한 달을 맞아 학생, 학부모, 교직원에게 취임 후 1개월간의 활동과 향후 정책추진 방향을 설명하고 협력을 당부하는 내용을 담은 ‘서한문’을 발표하고 하고 이러한 교육정책 방향과 활동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교육감 당선을 축하한다. 재수를 통해 당선돼서 감회가 남다를 수도 있다. 2위와 5% 미만으로 당선되셨는데. 당선요인이 무어라 보나.

-2010년 당선자는 25%로 당선됐다. 저는 31%로 당선됐다. 인천 교육의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만들어달라는 성숙된 유권자들의 열망들이 조합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세월호 참사라는 아픔들이 더해졌다고 봐야 한다. 인천 교육의 변화를 열망하는 시민들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가운데 저에게 지지를 보내준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70% 가까운 보수 지지 유권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다. 

-다른 후보들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의 생각들을 잘 경청하고, 그 분들의 목소리를 잘 담아내고 여러 가지 정책들을 반영하면서 모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정책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인천시장은 여당이 당선되셨다. 교육정책을 펼치시는데 인천시와 협조를어떻게 생각하시나.

-유정복 인천시장은 선거당시 힘 있는 시장이 되겠다고 하셨는데 인천교육을 살리는데도 그 힘을 기꺼이 발휘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아주 열악한 인천시 교육재정에 도움을 주실 것으로 믿는다. 교육은 아이들만 보고 가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여당. 야당이어디 있겠는가?보수가 어디 있고 진보가 어디 있는가? 자주 만나고 대화할 것이다. 

▶교육도 재정이 필요하다. 인천은 재정문제가 큰 문제로 꼽히고 있다. 교육청도 재정문제를 피할 수 없을 거 같다. 재정 문제에서 어떤 해법을 찾고 있나.

-재정문제는 심각하다. 인천교육청의 재정은 올해 2조7,000억원 정도이다. 2조1,000억원은 중앙정부에서, 5,000억원 정도는 인천시에서, 1,000억원 정도는 수업료 등 자체 교육재정이 형성된다. 문제는 시에서 주는 법정전입금 전출이 잘 되지 않는다. 해를 거듭할수록 누적된 것이 있다.또 중앙정부에서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이행되고 있는 누리과정에 대한 문제도 있다. 교육재정을 가지고 누리과정에 들어가는 비용도 추가로 부담하고 있어서 재정압박이 심하다. 대통령 공약사항이기 때문에 중앙정부에서 이를 보전을 해줘야 한다고 보고 있다. 두가지 문제 때문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재정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가계에서 하는 것처럼 수입이 적으면 아껴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세가지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우리 교육청에서 진행 중인 사업들을 통폐합하고 사업의 성과나 결과 등을 봐서 사업을 예전보다 축소할 것이 있으면 축소하면서 아껴 써야 한다. 두 번째는 시에서 주는 전입금이 잘 들어와야 한다. 또 중앙정부에서는 내국세 20.27%가 교육재정으로 주어지는데 상향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전국교육감협의회에서 그런 논의들을 하면서 정부에 건의하는 뜻을 모으고 있다. 교육재정은 인천시 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이다. 정치권에 협조를 요청해서 풀어나갈 생각을 갖고 있다. 

▶출사표에서 ‘시민의 편에 선 첫 인천교육감이 되겠다’고 했다. 어떻게 말하면 학생들의 편인 거 같다. 학부형과 학생들은 조금 다르다. 25년간 교사로 봉직했기 때문에 학생들의 실정을 누구보다 잘 알리라 생각한다.

-학생들을 통제의 대상으로 봤다면 이제는 성장의 주인공으로 봐야 한다. 선생님들을 개혁의 대상으로 봤다면 이제 개혁의 주체로 봐야 한다. 이제 학부형들도 학교 문 밖이 아니라 문 안에서 함께 고민하며 교육행정을 하는 것이 시민의 편에 서는 교육감이 되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학생, 교사, 학부형 모두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교육행정이 필요하고, 그렇게 해서 시민의 편에 서는 교육감이 되겠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다.

▶한달 정도 됐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발표했다. 강조했던 것이 낮은 자세 소통, 수업 중심과 배움 중심, 민주적인 교육행정, 찾아가는 교육감 등이다. 한 달간의 경험이 이런 편지를 쓰게 한 거 같다. 한 달간 어떤 상황 속에서 이런 얘기들을 했나.

-우리 교육문제의 해법은 책상이 아니라 교육현장에서 찾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새학기가 막 시작되어 학교를 찾았다. 매주 월요일 아침 등굣길에서 일주일을 시작한다. 봉사하는 녹색어머니회 회원들에게 직접 가서 고마움을 표시하고 아이들 등굣길이 안전한지 살폈다. 점심 시간에는 학교에 가서 아이들과 밥을 같이 먹었다. 학교 급식이 안전한지 살폈다. 조리 종사원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음식을 하는데 고맙다고 인사도 나눴다, 밥 맛이 어떤지 아이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면서 선생님들을 만났다. 매주 금요일에는 고등학교 교실에서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만나고 일주일을 마무리한다. 이렇게 현장 에서 만남을 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서한문에서 늘 현장을 찾아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를 현장에서 찾겠다고 했다. 낮은 자세로 학생들뿐만 아니라 선생님들을 만나서 경청하고, 학부모들도 만날 수 있다. 여러 가지 정책 제안들도 받았다. 이런 일련의 활동들로 소통을 중시하고, 무엇보다 낮은 자세로 현장을 찾아서 모든 교육행정의 실마리들을 풀어가는 일들을 그동안 쭉 해왔다고 생각한다.

▶교육감이 온다고 하면 청소부터 시작해서 난리가 난다. 이런 문제들은 어떻게 보나.

절대 사전에 알리지 않고 학교 현장 도착 5분 전쯤 교장 선생님에게 전화를 한다. 처음에는 당황해 했는데 이제는 이 소문이 퍼졌다. 거품 행정, 보이기 위한 행정은 불필요하다고 본다. 불필요한 행정력이 낭비돼서는 결코 안 된다. 그렇게 낭비되는 교육행정력을 줄여서 아이들과 학교에서 수고하는 선생님들을 위해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차원에서 접근했다. 조금 더 지나면 모두 익숙해질 것이라고 본다.

▶인천 청소년 범죄율이 1위라는 통계가 있다. 공약으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았다. 원인과 처방을 어떻게 보나.

이 문제는 교육 부분에서만 책임질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회적 문제는 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한다고 본다. 청소년 문제는 사회적 문제에 따른 종속변수라고 본다. 학교폭력도 마찬가지이다. 이혼율 증가, 소득경차 증가, 서열경쟁 격화, 가정폭력 증가 등의 영향을 받는다. 전체 범죄율 증가와 함께 따라오는 것이다. 인천이 청소년 범죄율 1위인 것은 불행한 일이다. 소외되고 관심 밖으로 몰린 아이들을 잘 돌봐야 한다. 학교는 물론 지역사회가 함께 보듬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 

▶인천은 신도시와 구도심의 문제가 있다. 구도심 침체 등을 많이 지적한다. 이런 문제가 교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나.

-교육 격차가 더 심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려운 지역에 더 많은 지원을 하자는 것이 우리의 정책기조이다. 신도심과 원도심간의 교육격차는 원도심 쪽에 교육 공동화 현상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 여기에 늘 따라다니는 것이 재정 문제이다. 지역사회, 기초자치단체와 함께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구상하고 있다.

▶인천 학력이 17개 시도 중 최하위라는 통계가 있다. 어떤 진보 교육감이나 진보 교육자들은 학력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을 한다. 바로 성적표와 비슷하게 나오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대안을 갖고 있나.

-인천 학력이 꼴찌라고 하는데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업성취도는 전국 상위권 수준이다. 4년제 대학 입학률은 서울, 경기보다 높았다는 통계도 있다. 인천 학력이 꼴찌라는 것은 수능성적 1, 2등급 최상위권 학생수가 적다는 것이다. 자기합리화라고 할 지 모르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인천이 꼴찌는 아니라고 본다. 상위권 1, 2등급만 갖고 줄세우기 하는 모습은 바르지 않다고 본다. 자신들의 꿈과 끼를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다수의 학생들에게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주목하지 못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 다수 학생들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중․고교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진학 지도를 강화하려고 한다. 꼴찌 누명을 벗어야겠다. 아이들의 다양한 꿈을 열어주는 곳이학교다. 학교는 아이들의 다양한 꿈을 이뤄주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조사를 보면 선생님들이 수업 외 행정, 가외업무에 시달린다는 통계가 있다. 요즘은 변했나.

-요즘은 현장에서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체감하고 있다고 한다. 선생님들의 업무 경감 노력을 강조한 바는 별로 없지만, 공약을 잘 살펴보면서 아이들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교직사회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공무원들이 많이 하는 거 같다. 그래서 공무 생산을 많이 억제하고 줄이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어서, 현장 분위기를 보면 업무량이 줄어들어서 아이들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많이 살아났다.

▶의아한 언론보도가 있었다. 교육감님이 자사고 예산을 끊고 영재고에 많은 예산을 투입해 본래 공약과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큰 반발이 있다는 기사가 있다. 영재고가 다른 시도에서 온 소수의 영재들인데 여기에서 수십억원의 예산을 지원할 수 있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 맞나.

-교육감 취임하고 40일이 조금 지났다. 제 공약 이행을 위해서 쓰는 예산은 하나도 없다. 2013년에 확정된 올해 2014년 예산을 받아서 집행하고 있을 뿐이다. 교육감 당선 후에 공약 이행을 위해 쓸 재원이 없다. 그 공약은 2015년부터 펼칠 내용들이다. 하반기는 그런 준비를 하는 과정이다. 일반시민들이나 교직원들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 부분이다. 내 공약 이행을 위해 절감하고 돈을 모으고 있는 것처럼 이해하고 있는데 전혀 아니다. 단지예산을 절감해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찾아내는 일은 할 수 있다. 

인천시에 자사고는 하늘고 1군데 있다. 그리고 내년 개교 예정인 포스코고가 있다. 자사고는 법적으로 교육청에서 재정지원을 하면 안되게 되어 있다. 변칙적으로 재정 지원을 하면 안 된다. 하늘고에 재정 지원을 했다가 전임 교육감이 감사에서 지적을 받았다. 관련된 공직자들이 징계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 생기는 포스코고에 지원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감사원 지적 전에 앞으로 생길 자사고와 관련해 협약을 한 것이 있다. 40억원을 지원하도록 업무협약에 돼 있다. 그것도 재정이 가능한 경우에라는 단서가 붙어 있다. 그런 협약을 한 후에 감사원 지적을 받은 것이다. 자사고는 절대 재정 지원을 하면 안 된다. 재정을 확보해 학교를 설립하면 선발 등에 자율권, 교육과정 운영 등에 혜택을 주는 것이 있다. 자사고에 예산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은 법을 지키는 것이지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교육청이 자사고에 재정 지원을 해야만 하는 것처럼 이해되고 있는 것은 잘못된 정보이다.

▶영재학교예산 지원을 67억원이나 하겠다고 한 것은 무엇인가.

-영재학교 설치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시작도 안 했는데 이렇게 앞서서 예산지원 얘기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잘못된 보도이다.

영재학교는 특목고라고 보면 된다. 공립에서 담당하는 것이다. 공립형으로 영재예술학교와 관련된 것은 설립할 때에는 교육부 재정 지원을 받아 하는 것이다. 교육부에서 도움을 받아서 인천교육청이 설립하는 것이다. 자사고 개념과는 전혀 다르다. 재정지원은 형편대로 하면 된다. 교육감이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자사고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교육감님 홈페이지에 8월1일자로 고등학생의 두발자유화에 대한 요구글이 올라왔다.

-두발제한금지가 정확한 표현이다. 지금 두발을 제한하고 있다. 개인적인 마음 같아서는 당장 두발자유화를 하고싶다. 교육감이 무조건 두발자유화를 시행하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마구 두발자유화를 푼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학생들 스스로 고민하고 토론하고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환경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 학생회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것도 아니고 학급회의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학급회의를 하고 학생회에서 이런 의제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하면서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야 제대로 두발자유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급회의, 학교운영위에서 그 자리에 맞게 그 역할들을 잘 가져가면서 뜻을 모아가는 것이 우선 전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토론들을 학교에서 즐겨서 해야한다. 시험준비를 해야 하는데, 다 그쪽으로 몰고 가서 시간이 없다. 그래서 2학기에 교육청에서 청소년원탁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아주 중요한 모범을 보여줄 것이라고 본다. 원탁토론을 통해 청소년뿐만 아니라 교사들, 학부모들도 필요한 교육문제와 관련된 쟁점이 형성되고 만들어질 수 있다. 원탁토론에 참여하면서 거기에서 나온 좋은 제안들을 수용하기도 하고, 내 의견과 생각을 바꿀 수도있다. 원탁토론을 잘 지켜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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