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창간 14주년, 폴리피플 창간5주년 특집인터뷰, 대한민국 길을 묻는다] 최근 군대문제, 세월호 참사는 우리 교육에서 책임을 져야.

사진: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 사진: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이청연 인천시교육청 교육감은 지난 19일 인천시교육청 교육감 집무실에서 <폴리뉴스 14주년, 폴리피플 5주년 특집 대한민국 길을 묻는다-인천시교육감 특별 기자회견>으로 본지 김능구 발행인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 교육감은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삶에 대해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선진국형 교육이 되어야 한다며, 최근 군대에서 발생하는 인권문제나 세월호 참사에서도 우리 교육의 잘못으로 빚어진 부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은 가만히 있으라 했지만 그냥 뛰쳐 나온 아이들이다. 자신이 판단한 것이라며 아이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되지 못한 것에도 원인이 있다며 교육혁신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진보진영 후보로 당선되었지만, 교육의 문제에서 보수와 진보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며, 교육감이라면 누구나 다 같은 생각일 것이고 상식과 원칙에 따라 교육행정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과 전임자 복귀에 대해서는 교육감 권한 사항으로서 12월말까지 복귀한다는 약속을 지켜 줄 것 이라고 했다. 경기도에서 추진하는 9시 등교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수면권과 건강권을 위해서 꼭 시행 되야 할 것으로 인천시에서도 시급한 현안사업이 마무리되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한다. 미래시대가 요구하는 미래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줄 세우기, 점수 경쟁으로는 안 된다. 창의력과 공감능력이 뛰어난 아이들,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갖고 있는 아이들, 협력을 잘하는 아이,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 해결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을 키워내야 한다.” 며 초등학교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지필고사를 2학기부터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인천시의 구도심 지역에서 4년간 혁신학교 40개를 지정하겠다고 밝히고, 혁신학교는 교육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혁신학교는 교육공동체가 같이 학교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교사, 학부모, 학생, 거기에 더해서 지역사회와 함께 학교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워내기 위해 온 마을이 힘을 써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혁신교육의 모습이 그렇다고 강조하면서 강한 추진의지를 밝혔다.

 

다음은 이청연 교육감과 인터뷰 전문이다.

 

인천에서 최초의 진보 교육감 시대가 열렸다. 시민들이 피부에 와 닿도록 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어떤 것을 생각하고 있나.

- 진보와 보수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후보들을 판단하는 하나의 잣대로 언론 등에서 보수와 진보를 구분해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용이하게 만들어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교육에서 진보와 보수를 굳이 따지면서 할 필요는 없지 않나 생각한다. 그 동안 교육행정이 상당한 불신을 받고 있었다. 불신이 많았기 때문에 믿음을 주는 교육행정을 해달라는 요구들이 어느 때보다 강하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청연을 선택한 것이라고 본다. 이런 것을 꼭 명심하겠다.

 

최근 여러 가지 현안 가운데 법원의 판결로 전교조가 법외노조로 되면서 전임자 복귀 문제가 발생했다. 국민들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불안해 하면서 지켜보고 있는데

- 무엇보다 상식과 원칙이 중요하다. 전교조 미복귀자에 대한 문제는 교육감의 권한 사항이다. 징계와 관련된 부분은 교육감 고유의 권한 사항인데 교육부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당연히 법원 판단에 따라야 하고 모든 것들을 존중하면서, 교육감 권한사항은 교육감에게 맡겨야 한다. 교육부에서 이래라 저래라 해서는 안 된다. 지금 교육자치, 지방자치 등을 말하면서 중앙정부나 각 부처 통제하에 놓여있다는 것은 민주주주의 발전에 저해 요인이 아닌가 본다. 교육부에서는 819일까지 결과를 보고하라고 하는데, 이는 교육감 권한사항이다. 오늘 1차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 12월 말까지 복귀하는 것이 약속이다. 그때까지는 약속을 지켜줘야 하는 것이 맞다.

 

경기도의 9시 등교 문제가 있다. 설문조사에 의하면, 인천에서도 65%의 아이들이 수면부족을 호소했다. 인천시도 추진할 계획인가.

- 그렇다. 내 몸이 아니라고 해서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의 건강권과 수면권을 지켜줘야 한다. 아침 0교시 수업 등으로 아이들의 건강이 훼손됐다. 아이들을 돌보는 일, 지키는 일은 교육감을 중심으로 교육 가족들이 해야 할 일들이다.

경기도에서 먼저 진행했고, 인천에서도 다른 일들이 처리되면 추진할 것이다. 아이들의 건강권과 수면권을 돌려주는 것은 모두 소중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최근 군대 문제가 언론에 이슈로 많이 거론되고 있다. 기성세대들은 어렸을 때 억압적인 상황에서 자라왔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자유롭게 커왔다. 그렇게 발랄함에도 불구하고 군대 내 선임병의 후임병에 대한 폭행과 가혹행위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 엄마 매니저란 말이 있다.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한다는 이야기이다. 대학에 가서도, 직장생활을 할 때도, 결혼을 해서도 그렇다. 잘못된 것이다. 아이들이 자신들 스스로 자신의 삶에 대해 주인으로 살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 본다. 시험 준비만 하면 인생이 끝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문제이다. 시험만 잘 보면 성공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미래형 인재,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는 선진국형 학력이 중요한데 그 핵심은 창의력과 공감력이다. 혁신학교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고, 초등학교에서 일제형 고사를 폐지해야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사진: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 사진: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자기 스스로 주인 된 삶을 살아가지 못해서 이런 현상이 생겼다고 보는 것인가.

- 예컨대 세월호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다 알고 있다. 희생된 아이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살아남은 아이들은 가만히 있으라고 했지만 그냥 뛰쳐나온 아이들이다. 자신이 판단한 것이다. 올바른 명령인가, 올바른 지시인가 판단하는 상황 판단능력이 남달랐던 아이들은 살아남은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우리 교육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

 

초등학교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지필고사를 2학기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학업 스트레스를 높이고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앞으로 수행평가로 한다고 했는데 학부모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 있다. 지필고사가 없으면 동기 부여가 적어지는 것 아닌가 우려할 수 있다. 이전에 수행평가가 정착됐으면 괜찮을 텐데 그렇지 못해서 이런 불안이 생기는 거 같다.

-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한다. 미래시대가 요구하는 미래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줄 세우기, 점수 경쟁으로는 안 된다. 창의력과 공감능력이 뛰어난 아이들,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갖고 있는 아이들, 협력을 잘하는 아이들,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 해결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 그것이 미래시대가 요구하는 선진국형 인재이다. 점수만 고집하는 일제고사식 평가를 지양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가진 잠재력과 꿈, 그리고 끼를 찾아내는 일들을 해야 한다. 미래사회에 잘 적응하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그런 일들이 필요하다. 시험 점수에만 매달리는 교육은 교육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교와 같이 교육의 길을 걸어가자는 뜻에서 학부모운영위원회가 1990년대 후반 생겼다. 지금은 좀 정착이 됐나. 예전에는 운영위를 한다고 해도 선출에서부터 교장 선생님의 영향력이 컸다. 아직까지 사립학교는 자문기구로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학교 운영위는 오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완돼야 할 부분들이 많다. 정말 아이들을 중심에 놓는 교육행정이 되려면 학교장의 독선으로 인해 아이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무엇보다 운영위가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위상과 역할에 걸맞은 일들을 하기 위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운영위 참여자들의 생각도 바뀌어야 하고, 운영위 역할과 위상에 대해 교육도 많이 해야 하고 홍보도 해야 한다. 교직원뿐만 아니라 학교장까지도 그런 교육을 충실히 이수해야 한다고, 교육청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보 교육감들이 선거 때 혁신학교를 공약으로 많이 내세웠다. 혁신학교란 무엇인가?

- 혁신학교는 교육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공교육 시스템이 본질에서 벗어나 있다. 학교 교육의 블랙홀은 대학 입시제도이다. 대학진학을 위한 시험점수를 따기 위한 교육이다. 그 블랙홀 앞에서는 다른 모든 것이 무의미해진다. 혁신학교는 아이들에게 전인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다. 전인교육을 시켜서 미래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것이다. 선진국형 학력을 중시하겠다는 것이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미래 인재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그 동안 전인교육을 얘기해왔지만 제대로 시행된 적이 없다. 그런 차원이다. 혁신학교는 교육의 본질을 찾아서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자는 것이다.

 

인천시의 구도심 지역에 4년간 혁신학교 40개를 지정하겠다고 공약했다. 재정 상황들을 봤을 때 현실적으로 어떤 계획들을 갖고 있나.

- 인천은 혁신학교에 대한 꿈은 있었지만 시행되지 않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다. 경기도는 6년 정도 됐다. 대부분 학교가 혁신학교 모습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혁신학교는 설명이 필요해서 그렇지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고 생각들 하고 있는데 그렇지도 않다. 인천은 늦었지만 내년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내년이 도입기가 될 것이다. 7월부터 내년 2월까지가 도입기, 준비기이다.

혁신학교는 교육공동체가 같이 학교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교사, 학부모, 학생, 거기에 더해서 지역사회와 함께 학교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워내기 위해 온 마을이 힘을 써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혁신교육의 모습이 그렇다고 본다. 특히 교사들의 자발성, 학교장의 민주적인 리더십이 중요하다. 수평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 학부모의 공동체적 참여가 가능해야 하는 것이 혁신학교이다.

 

기존 학교를 혁신학교로 바꾸는 것인가.

- 기존 학교를 혁신학교로 지정해서 여러 가지 자율성을 주는 것이다. 교사들도 혁신학교로 옮겨가고 싶으면 갈 수 있게 제도를 좀 바꿔야 한다. 혁신학교 운영을 위한 관련 규정을 바꾸고 공모도 해야 한다. 교사들, 학부모들의 의견을 모아서 ‘혁신학교를 해보고 싶다’고 하면 지정하는 과정도 있어야 한다. 도입기가 내년 2월이다. 내년 3월 신학기부터는 혁신학교가 운영된다. 도입기를 내년 2월로 본다면 그 이후에는 착근기 1년을 두고 볼 것이다. 착근기에는 혁신학교를 매년 10개씩 운영할 것이다.

혁신학년이 만들어질 수 있고 혁신동아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혁신동아리가 만들어져서 혁신학교를 만들어가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초등학교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있으니까 3학년이나 4학년에 혁신학년을 만들어서 시범적으로 운영해보는 것이다. 20163월부터는 성장기로 본다. 매년 10개 학교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임기 내에 40개 학교를 운영할 것이다. 혁신학교 지정 공모를 계속 하고, 그것으로 혁신학교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우리 학교도 이렇게 해야겠다는 의지들이 강화되면 많이 참여할 것이라고 본다.

 

고등학교에 적용되는 것인가.

- 고에 모두 적용되는데 초등학교, 중학교에 많이 할 수 있다. 고등학교는 입시와 관련된 부분을 중시해야 되니까 그런 현실을 인정하면 초등학교에서 더 많이 한다. 고등학교도 못할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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