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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이슈

[폴리인터뷰] 이승환 시민평화포럼 대표① “불안정한 상황 지속되면 북한 4차 핵실험 현실화될 수도”

“종북공세와 통일드라이브의 병행은 본질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것”

<폴리뉴스>와 <폴리피플>은 4월 18일 남북문제 전문가 이승환 시민평화포럼 대표를 모시고 최근 냉각된 남북관계의 전망을 듣는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2월 한미합동 군사훈련이 진행 중인 가운데도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리면서 남북관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조짐으로 받아들였는데 이후 헤이그에서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담과 박근혜 대통령의 방독 일정 중 드레스덴에서의 남북관계에 대한 구상을 밝히는 연설 이후 북한이 격렬하게 반발하는 등 남북관계는 오히려 급속히 냉각되고 말았다.  4월 18일 한미합동 군사훈련이 종료되는 시점을 맞아 향후 남북관계의 흐름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해 전문가의 견해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2월 인터뷰에서 남북관계가 상당히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고, 박근혜 정부가 대북 정책에 있어서 큰 구상을 갖고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드레스덴을 방문해 연설을 하면서 대북 구상의 일부를 밝혔다. 이후에 북한은 이 연설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으로 받아들였고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드레스덴 연설의 내용이나 의미, 접근 방법 문제, 북한이 왜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인지 먼저 얘기를 해 달라.

드레스덴 연설의 내용과 북한의 반응 문제는 전혀 성격이 다른 문제라서 답변을 나눠서 해야 할 것 같다. 드레스덴 선언은 3대 제안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가 인도적 문제, 두 번째가 민생 인프라 구축, 세 번째가 민족 동질성 회복이다. 이어서 남북 사무소 설치와 DMZ 평화공원 제안 등도 포함되어 있다. 드레스덴 선언에서 제시한 내용 중에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의 장관급 회담 논의 당시의 의제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특별히 북한이 새로운 느낌을 갖는 것은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독일 통일을 이야기 하고, 하필이면 장소도 드레스덴이었다는 점, 비핵화를 사실상 선결조건으로 강조한 것 등이 북한을 자극하는 요소들이었을 것이다. 

드레스덴 선언 자체를 평가하는 것보다는 김대중정부의 베를린선언과 과정상의 차이들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김대중 정부가 베를린 선언을 했을 때에는 사전에 그 내용을 북에 미리 통보했고, 후에는 내용과 의도 등을 북에 충분히 설명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번 드레스덴 선언은 그런 과정을 전혀 밟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즉 드레스덴선언 북한의 이해를 구하고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내놓은 것이다. 둘째는 현재 북한이 정말로 관심을 갖고 풀어내고자 하는 문제, 남북관계에서 북한이 기대하는 것은 북한의 기본적인 물류 개발 인프라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많은 전문가들이 북한 경제발전의 선결조건이 철도와 도로 건설, 그리고 에너지와 달러 부족이라고 한다. 달러 부족 문제는 국제금융기구나 아시아개발은행 등 국제금융 시스템에 접근하는 문제이다. 철도, 도로 문제는 산업 발전에 필요한 기본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인데 경제발전을 내세우는 김정은정권은 이를 매우 중시하고 있지만, 그와 관련해서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그래서 북한은 드레스덴선언에 특별히 감응을 않고 있다. 

통일대박 선언과 드레스덴 선언,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통일준비위원회의 출범 등이 박근혜 정부가 준비하고 있고 준비해왔던 통일드라이브의 3대 카드였다. 그러나 드레스덴 선언 자체가 내용이 없기 때문에 지금 남북관계가 이렇게 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남북관계를 둘러싼 다른 이유들에 의해서 박근혜 정부가 의욕적으로 준비한 드레스덴 선언이나 통일준비위원회 등이 출발부터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기적으로 군사훈련이 진행되는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고 보나.

당연히 군사훈련 문제와 맞닿아 있다. 이산가족 상봉을 하기로 했던 지난 고위급 회담의 결정 과정에서 북의 국방위 정책국 대표가 남쪽 청와대 대표를 향해서 ‘그렇게 얘기하니 이번 한번은 믿어보고 진행하도록 합시다’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그렇게 얘기하니’라고 하는 부분은 청와대가 한미합동훈련을 로우키(low-key)로 진행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의미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면 이번 한미합동훈련은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고, 평양 상륙훈련이나 부산 핵잠수함 입성 등이 언론에 공공연하게 보도되었다. 이에 북은 남측이 약속을 어겼다고 강한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고, 그런 정서들이 북측의 국방위나 조평통에서 발표하는 여러 문건들에 강하게 표현되어 있다. 

북한은 헤이그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우리의 핵문제를 가장 악랄하게 걸고들고 있는 것이 바로 박근혜”라고 노골적으로 배신감을 표출하고 있으며, 심지어 4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언급까지 하고 있다. 로우 키로 가기로 했던 것이 반대로 진행된 부분에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가 작동했다고 보인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 미국이 관심을 두고 있는 일 순위는 피봇 투 아시아 정책에 대한 미국 내부의 비판에 대해 대응하는 것이고, 그 핵심은 북핵에 있다기보다는 한미일 간에 군사, 정치적인 동맹을 확고히 구축하는 성과를 내외에 보여주는 것에 있다. 그런 미국의 입장과 태도가 이번 군사훈련의 대규모화 등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국의 이러한 군사적 강경자세와 헤이그에서의 한미일 정상간 회담을 통한 한미일군사동맹의 구체화 등이 북한의 태도 결정에 훨씬 더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북한은 북핵을 매개로 해서 진해되고 있는 한미일 간의 군사, 정치적인 동맹의 확대에 대해서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이 지점에서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 대해서 한차례 시험한 셈이고 이제 그 평가가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 평가가 지금 북한의 태도에 반영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드레스덴 선언 자체가 북한을 자극했다기보다는 헤이그 한미일 회동과 한미군사훈련 확대 등의 일련의 과정들이 북한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하고 자극을 갖게 했다는 말씀인 것 같다. 4차 핵실험을 하겠다는 경고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봐야겠다. 실제 핵실험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는지? 이것은 미국으로 하여금 대화로 나오라고 하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고 볼 수도 있는데 어떤 측면이 강하다고 보시나?

두 측면이 다 있는 것 같다. 미국은 6자회담과 관련해 선결 조건, 즉 북한이 진정한 비핵화에 뜻이 있다면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것을 여전히 강조하는 입장이다. 한국도 동일한 지점에 서 있었다. 중국은 어떻게든 6자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간극을 좁히는 노력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미국이 한국, 일본과 군사동맹 관계를 확대하고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대화할래, 아니면 파국적 긴장이냐’를 선택하라는 의미에서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즉 핵실험 언급은 미국으로 하여금 대화를 압박하게 하는 언술로서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박근혜 정부가 ‘통일대박’을 이야기하지만 이는 보수 헤게모니 하에서의 통일 프로세스 추진을 확고하게 지향하고 있다. 과거의 보수적 행태는 지속하는 한편, 통일공세도 펼치겠다는 것이다. 이는 보수헤게모니라는 측면에서는 일종의 일관성은 있겠지만 ‘종북공세와 통일드라이브’의 병행은 본질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것이다. 이러한 불안정성을 가중시키는 것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한국 정부 불안정한 역학관계이다. 박근혜정부는 남북 간의 접촉을 통해 논의된 어떤 약속과 프로세스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원칙적으로도, 또 일정상으로도 한미일동맹과 그 현안(한일군사협력 추진)의 처리를 더 중시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은 원래 예정에 없던 것을 끼워넣기 식으로 진행됐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방문일정은 말레이시아, 필리핀, 일본 등인데 이는 모두 다 미국의 대중국봉쇄구도와 연계되어 있다. 거기에 한국도 끼워달라고 해서 일정을 집어넣은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한국의 MD 참여나 한일간 군사협력 확대 요구를 더 강하게 주장할 분위기가 형성된 셈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대중봉쇄를 위한 북한 압박국면에 대해 북한은 자신이 언명한 4차 핵실험 카드를 현실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통일대박론이 근거하고 있는 기본적인 토대는 기본적으로 모순적이고 불안정하다. 따라서 박근혜정부 하의 남북관계는 일시적으로는 이산가족 상봉의 성사 등 일회성 성과를 얻을 수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확대되고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오히려 위기가 누적되는 양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위기와 적대를 누적시키면서 그 위에 각자 필요에 따라 적대와 대화를 때로 반복하는 ‘불안정한’ 한반도 상황이 지속되는 한 4차 핵실험의 가능성은 언제나 현실화될 수도 있다. 이것이 통일대박과 종북공세의 이중주가 가져올 한반도 불안정성의 현실이다.

이런 군사적 위기는 궁극적으로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하기보다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봐야 하는데, 중국으로서는 북한이 다시 핵실험을 한다면 한미일 군사동맹이 강화되는 명분을 줄 수도 있고, 중국이 가진 중재력도 오히려 약화되거나 축소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6자 회담과 관련해서 더 절실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6자회담은 진전이 있는 것 아닌가. 

최근 한국의 6자회담 대표가 북한에 대해서 비핵화 선결 조건의 문턱을 낮출 수 있다는 식으로 발언을 했다고 일부 국내언론이 보도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이에 대해 원칙적으로 부정하고 있다. 북한의 선제조치를 요구하는 미국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보인다.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박근혜 정부의 통일대박은 결정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북한의 핵실험을 막아야 할 절실한 필요는 한국이 가장 강하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핵은 일정하게 피봇 투 아시아라는 미국의 국익과 정책을 추구하는데서 매우 유용한 기제가 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런데 이 점은 중국도 비슷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지금 중국은 북핵을 매개로 해서 미국의 대중봉쇄가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매우 우려하고 있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계속 강경한 주장만 할 경우 북한 핵실험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카드가 될 수도 있다. 북한 핵을 둘러싼 여러 상황들은 시점과 상황 전개에 따라서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기계적인 판단으로만 연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한반도의 불안정성은 심각한 고비와 기로에 서있다.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4월 18일로 종료된다. 북한은 미사일을 쏘고 남한은 평양에 상륙을 하는 것 같은 긴장에서는 조금 벗어날 수도 있을 것 같다. 훈련 종료 이후에 남북관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나. 

물론 가능성은 있다. 남과 북은 군사훈련이 끝나면서 일정하게 남북관계를 가동하는 것에 대해서  이런 저런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상황은 상당히 변화했다. 남한이 대중봉쇄의 약한 고리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과시하고 싶은 미국의 강경한 의지가 한반도에 강하게 작동하고 있고 그것에 대해 북한이 이번 한미합동훈련을 통해 확인하였고 박근혜 정부에 대한 자신들이 1차 평가표를 갖게 되었다. 

북한의 한 매체는 한미군사훈련이 종료됐기 때문에 북한이 대화 분위기로 전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남측에서 언급되는 사실을 직접 거론하면서 이는 "사태의 본질과 초보적인 현실감각마저 결여된 파렴치한 궤변"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우리 남쪽 내부의 변수들이다. 예를 들어서 최근의 무인기 소동, 남재준 국정원장 유임 등은 박근혜대통령의 통일대박론 역시 남북문제의 국내정치적 이용에 긴박당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북한이 로우 키의 한미군사훈련이 끝나고 나서 일정하게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려 했다 하더라도, 이미 상황은 상당히 크게 변화한 것이다. 이번 세월호 사건도 남북관계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바로 군사훈련이 끝나자마자 남북 간의 이런저런 문제들이 바로 해빙되리라는 기대는 지금은 조금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 된 것 같다. 

세월호 사건 문제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어떤 측면을 얘기하는 것인가.

북한도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남쪽에 대해 이런저런 발언을 마구 내쏟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는 의미이다. 템포 조절이 불가피하다고 느낄 것이다. 박근혜정부 역시 세월호 참사로 국민의 안전문제와 위기대응에 심각한 무능을 노정한 조건에서 남북관계를 당장 현안화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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