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제안 분석하면서 받을 것은 받아야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대박론을 제기했다
▲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대박론을 제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 언급하면서 조금은 뜬금없는 통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부풀어 올랐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공약하면서 이명박 정권과는 다른 대북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되었던 박근혜 대통령이었지만 취임 직전 행해진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한반도에 긴장이 극대화되면서 지난 1년 남북관계는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가기 못하고 말았다.

박 대통령이 새해를 맞아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을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로라 강조하고 이산가족의 조기 상봉을 북한에 제안함으로서 그동안 통일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보수층과 통일 자체에 관심이 적었던 젊은 세대에 이르기까지 이 문제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때마침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도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 조성’을 강조했고 지난 1월 16일 북한 국방위원회 명의의 ‘중대제안’을 내놓았고, 1월 24일에는 ‘남조선당국과 여러 정당, 사회단체들, 각계층 인민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16일 발표한 북한의 ‘중대제안’은 ‘상호 비방. 중상 중단’ ‘군사적 적대행위 중지’ ‘핵 재난을 막기 위한 현실적 조치’ 등을 담고 있고 24일 ‘공개서한’은 ‘북한이 선제적, 일방적 조치로써 자신들의 제안을 실행에 옮기겠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같은 날 북한은 그동안 남측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부정적이었던 태도를 바꾸어 북한 적십자사를 통해 조건없는 이산가족 상봉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북한의 신년사와 중대제안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던 우리 정부도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대해 즉시 동의하고 2월 중순 상봉행사 추진을 다시 제안했다.

북한이 이렇게 적극적인 대화공세를 취하는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고 당장 3월로 예정된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을 중지시키기 위한 시간끌기 전략이란 분석도 있을 수 있다. 북한 제안의 배경과 노림수를 면밀히 분석해야 할 것이지만 우리 정부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진전시키려 한다면 이런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통일 대박’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우리가 지향해야할 방향이라면 남북관계를 실절적으로 진전시킬 수있는 계기를 포착하여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갑오년 새해에 조성된 남북관계 변화의 가능성을 적극 활용하여 한반도에서 긴장을 완화시키고 이를 토대로 북한 핵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여야 모두 제자리를 찾아 새 모습을 보이기를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정상의 정상화를 강조한 바 있다. ‘정상화’의 첫걸음은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여당 그리고 야당에 이르기까지 제자리를 찾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 직후 “저를 지지하지 않은 분들의 뜻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또 야당을 진정한 국정의 파트너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는데 지난 1년 그렇게 했다고 느낀 국민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청와대 홍보수석 “ 자랑스런 불통”이라고 강변한 것이 기억에 남아 있는데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자신은 소통’하고 있다고 반박할 뿐 기조를 바꿀 뜻을 밝히지 않았다. 비정상의 정상화의 출발이 대통령부터 반대세력에도 귀를 열고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대통령만 의식할 뿐 국민은 안중에 없다는 지적에서 벗어나서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서도 할말은 해야 할 것이고 야당과도 대화와 타협의 정치 복원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야당은 야당답기를 바란다. 야당은 수권 대안세력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어야 할 것이지만 그것을 명분으로 정부 여당의 잘못에 대해 비판하고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견제해야 하는 책무조차 방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통령 취임 1주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대통령 퇴진을 거론하는 주장이 종교계를 비롯하여 거리로 쏟아져 나오게 한 것은 대통령이 대통령답지 못하고 여야 정치세력이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갑오년 새해를 맞아 모두 제자리를 되찾아 제 역할을 다한다면 희망찬 새출발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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