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의 정국진단]"정치불신 반사작용 오래 못가…제도권 왔으면 어우러져 일해야"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56·서울 노원구을·재선)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정치세력화 움직임에 대해 "세력을 규합하기 보다는 국민의 고통 받는 삶 속에서 정치인 안철수로 인정받고 검증받는 게 훨씬 안철수에게 도움이 된다"며 "보다 깊숙이 국민 생활 속으로 가는 정치를 보였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여의도 국회의원실에서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와의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막연한 인기, 기존 정치의 불신에서 오는 반사작용에 기대면 오래 못 간다"며 "이제는 안 의원이 현실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우 최고위원은 "안 의원이 지금 국회에 들어와서 활동하고 있는데, 현안들에 대해서 분명하게 얘기해줬으면 좋겠다. 좀 답답하다"며 "안 의원이 새정치를 말했지만 본인도 새로운 정치상을 설계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우 최고위원은 또 "민주당에 속해 있는 사람들과 함께 무엇을 하면 민주당에 입당한다는 오해가 생길 수 있어 그런 오해를 받기 싫고, 새누리당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 중에 안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떨어져 갈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그렇게 양측을 떼고 나면 본인의 활동영역이 좁아져 버린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우 최고위원은 "정치는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현실정치에서도 좋은 의원들이 많다. 그 의원들과 어우러져서 뭔가 일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 최고위원은 '입당을 권유하는 것인지' 묻는 질문에 "입당이 아니더라도 국회 안에는 여러 연구모임이 있다. (안 의원이) 그런 사람들과 함께 역량을 만들어 가는 것을 안 하는 것 같다"며 "굳이 차별화 전략만이 (독자 세력화의) 방법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최고위원은 "제도 정치권에 들어왔으면 다른 의원들과 섞여서 방법을 찾아보기도 하고, 국민들에게 안철수 의원이 저런 생각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현실 정치인으로서 올바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최고위원은 "제가 생각하는 새로운 정치, 본연의 정치의 상은 고통 받는 국민에게 가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야당 정치의 변화상"이라며 "차별화 전략보다는 섞여서 본인의 역량을 보이고 국민에게 다가가고 본인의 색깔을 보이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최고위원은 포항, 화성에서 치러지는 내달 재보선 판세에 대해 "새누리당이 요즘 '이석기 사건'으로 주도권을 잡고 있다가 금방 오버를 했다"면서 "(여권이) 남북관계로 지지를 얻었지만, 서민들의 삶이 어렵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볼 때 화성은 해볼 만한 선거가 아닌가. 당선될 후보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우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는 "그렇게 비관적인 선거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서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으면 (여권에) 상당한 실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국정운영 지지율의 고공행진에 거품, 기대치도 많이 끼어 있다. 내년 지방선거가 중간평가 비슷한 양상으로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 최고위원은 "대선에서 패배한지 얼마 안 돼 '선거에서 확실히 이긴다'고 하기에는 국민들 볼 낯이 없다"면서도 "현장에서 다시 태어나는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 내년 지방선거, 우리당의 집권 가능성을 넓히는 것이다. 확실히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우 최고위원과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 안철수 현상이 계속적으로 기존 정당에 경각심을 주며 변화를 촉구하는 게 있다. 안철수 의원이 당선되고 정책포럼 '내일'을 만들었고, 10월 재보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발표했다. 그러나 여전히 안 의원이 애매모호하다는 얘기가 있고 재보선 참여하지 않는 것을 두고 '간철수'라는 얘기도 있다. 안 의원 지역구가 바로 옆인데, 종종 만나나.

- 개인적으로 자주 보는 것은 없고 식사를 같이 한 번 한 적 있다. 6월 국회가 끝날 때쯤 국회에서 단식할 때 안 의원이 위로 방문을 오셔서 식사하자고 했고, 그 뒤에 식사를 한 적 이 있다. 지역에서는 행사 있을 때 가끔 한 번씩 본다. 저도 요즘 최고위원이 되고 나서 최고위원 일하고 을지로위원회 하고 굉장히 바빠서 지역구 행사를 잘 못 챙긴다. 안철수 의원도 자주 (지역구 행사에) 못 오는 것 같다. 그래서 어쩌다 가끔 한 번씩 본다.

저는 안철수 의원이 국회로 들어오길 원했다. 그래서 민주당이 재보궐 선거 때 노원병에 후보를 내지 말고 안철수 교수를 국회에 들어오게 해야 한다고 했다. 대선 때 경위야 어찌됐든 안 의원이 양보해 후보 단일화가 됐다. 안 의원이 잘 안 도와줘서 섭섭한 것도 많았지만, 이제는 안 의원이 현실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안 의원이 미스터리처럼 언론에 화제가 되고 국민 검증도 받지 않고 시간이 흘러가는 것은 안철수 의원과 야권 전체에 좋지 않다.

안 의원이 지금 국회에 들어와서 활동하고 있는데, 저는 현안들에 대해서 분명하게 얘기해줬으면 좋겠다. 좀 답답하다. 안 의원이 정부조직법 협상 때 당선돼 국회에 들어왔다. 당시 제가 원내수석부대표로 정부조직법 협상에 임하고 있었는데 안 의원이 정부조직법 협상에 대해 굉장히 애매하게 얘기했다. 물론 최근에는 안 의원이 보다 분명하게 얘기하고 있기는 하다. 제가 생각하는 새로운 정치, 본연의 정치의 상은 고통 받는 국민에게 가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야당 정치의 변화상이다. 그런데 안 의원이 새정치를 말했지만 본인도 새로운 정치상을 설계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안철수 의원이 대선 준비하는데 있어 야권에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면 안 의원이 분명한 가치를 만들기 위해 현실 정치인으로서 현실에 뿌리를 박으면서 검증을 받아야 한다. 보다 깊숙이 국민 생활 속으로 가는 정치를 보였으면 좋겠다. 막연한 인기, 기존 정치의 불신에서 오는 반사작용에 기대면 오래 못 간다. 총선, 대선 패배로 민주당에 대한 불신이 국민적으로 깊다. 그런 점에서 보면 세력을 규합하기 보다는 국민의 고통 받는 삶 속에서 정치인 안철수로 인정받고 검증받는 게 훨씬 안철수에게 도움이 된다.

▶ 안 의원이 법안도 입안하고 국민들과 만나는 등 나름대로 한다고 하는데, 그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이유는 정치 연륜의 한계, 현상에서 바라본 안철수와 정치인으로서의 능력 차이 때문 아니겠는가.

- 그럴 수도 있겠지만, 본인의 차별화 전략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정치는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현실정치에 좋은 의원들이 많다. 그 의원들과 어우러져서 뭔가 일을 해야 한다.

▶ 안 의원에게 입당을 권유하는 것인가?

- 입당이 아니더라도 국회 안에는 여러 연구모임이 있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역량을 만들어 가는 것을 안 하는 것 같다. 민주당에 속해 있는 사람들과 함께 무엇을 하면 민주당에 입당한다는 오해가 생길 수 있어 그런 오해를 받기 싫고, 새누리당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 중에 안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떨어져 갈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와 만나는 것을 조심스러워 하고 함께 활동을 안 하려는 것 같다. 민주당, 새누리당에 대한 정치 불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안철수를 돕기는 하지만, 그렇게 양측을 떼고 나면 본인의 활동영역이 좁아져 버린다. 차별화 전략보다는 섞여서 본인의 역량을 보이고 국민에게 다가가고 본인의 색깔을 보이는 게 필요하다.

▶ 섞이는 방안은 뭔가?

- 민주당 국회의원 모임에 가입하고 열심히 공부해 같이 활동도 하면 '우리와 가까워졌다'고 사람들이 이야기 할지는 모르지만,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의원 모임하고도 같이 하면 되는 것이다. 굳이 차별화 전략만이 방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제도 정치권에 들어왔으면 다른 의원들과 섞여서 방법을 찾아보기도 하고, 국민들에게 안철수 의원이 저런 생각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현실 정치인으로서 올바른 것이다. 제가 안철수 의원의 멘토가 아니라 깊이 고민한 것은 아니지만 혼자 떨어져 하는 활동하는 것이 좀 답답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 내달 재보선은 초미로 치러진다. 포항은 새누리당 강세가 예상되는데, 화성은 어떤가?

- 화성은 우리가 굉장히 불리한데, 상황도 녹록치 않고 쉽지 않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요즘 '이석기 사건'으로 주도권을 잡고 있다가 금방 오버를 했다. 채동욱 총장 사퇴 건이 (새누리당의) 오버다.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남북관계로 지지를 얻었지만, 서민들의 삶이 어렵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볼 때 화성은 해볼 만한 선거가 아닌가. 당선될 후보를 내는 게 중요하다.

▶ 내년 지방선거 관련 한 여론조사를 보니 '새누리당이 잘될 것 55%, 민주당이 잘될 것 20% 중반'으로 나왔다. 내년 지방선거를 어떻게 전망하나?

- 녹록치 않는 선거다. 박근혜 정권 초기이고 남북관계를 어떤 형태로는 잘 풀었다는 여론 이 높다. 그래서 고공 지지도를 갖고 있다. 그러나 위크 포인트(취약지점)가 있다. 국민들의 삶이 나아질 것인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특히, 경제 민주화가 끝났다고 한다. 세금 문제도 재벌 감세를 원상복구 시켜준 것이 아니라 월급 생산자의 부담을 높이는 방식이다. 그런 것들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가고, 서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으면 상당한 실망이 될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가봐야 할 것이다. ]

민주당 입장에서 그렇게 비관적인 선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서울 선거가 중요한데 우리가 좋은 후보를 갖고 있다. 새누리당, 정부가 보육 문제로 박원순 시장을 공격하고 흠집 내려고 하는 것을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의 고공행진에 거품, 기대치도 많이 끼어 있다. 내년 지방선거가 중간평가 비슷한 양상으로 갈 수 있다. 을지로위원회를 무지하게 열심히 해야겠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도 잘 해결돼야 한다.

▶ 민주당은 자신감이 부족한 것 같다.

- 지난 총선, 대선 실패로 국민들께 미안한 게 있다. 이길 선거를 졌다. 대선에서 패배한지 얼마 안 돼 '선거에서 확실히 이긴다'고 하기에는 국민들 볼 낯이 없다. 그러나 길은 찾았다. 민주주의, 민생이 한 덩어리이다. 집권 10년간 정치적 민주주의가 좀 진전됐더라도 경제민주주의를 못해 민주주의가 후퇴됐다. 우리의 갈 길은 민생을 살리는 것이다. 중산층과 서민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겠다. 현장에서 다시 태어나는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 내년 지방선거, 우리당의 집권 가능성을 넓히는 것이다. 확실히 실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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