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지원 시기와 방식은 安의 판단…安 후보직 사퇴,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 윤호중 전략기획실장@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 윤호중 전략기획실장@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 윤호중 전략기획실장은 29일 백의종군(白衣從軍)을 선언한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선거지원 유세와 관련해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한다고, 문재인 후보가 단일후보라고, 그 다음 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했다”며 “(안 전 후보의 말에) 문 후보를 돕겠다고 하는 것이 다 담겨있다”고 밝히며 종군(從軍)에 방점을 찍었다.

윤 실장은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와의 대담형식으로 진행된 ‘대선진단’에서 “‘종군’ 의사는 표현된 것이 아니냐. (기존 정치권의 문법에서 보면) 아예 국민 눈앞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용법이겠지만, 안철수 후보의 용법은 말 자체에 충실한 것으로 봐야 한다. 선거대책기구 등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 그러나 ‘종군’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실장은 “그렇다면 언제, 어떤 행동으로 할 것이냐, 그것은 안 후보가 깊은 생각과 전략적 판단을 통해 하지 않겠나”면서 “안 후보가 지지자들의 뜻에 따르겠다고 했다. 안 후보 지지자 중 70%는 문 후보를 지지한다”며 안 전 후보의 선거지원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윤 실장은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른 단일화 룰 협상과 관련, “(국민들 눈에) 그런 모습으로 비춰졌다면 협상을 잘못한 거죠”라며 “서로 공평한 룰을 만드는 과정이었고, 대안을 놓고 논의해 나가는 상황이었다. 협상이 그런 식으로 진행된 것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야권단일후보 등 지도자를 여론조사 방식으로 선출하는 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여론조사는 다른 수단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라며 “여론조사를 통해 지도자를 선택한다는 것은 피해야 한다. (협상 과정이나 결과 등에 대해) 서로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 그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나왔다면 지지자들이 뭉치는 데 걸림돌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실장은 안 전 후보의 사퇴를 놓고 ‘민주당의 구태정치에 좌절된 것’이라고 하는 지적에 대해 “(사퇴가) 안 후보로선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한 뒤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양 후보의) 여론조사 추세는 협상 처음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 여론조사만으로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안 후보에게) 불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 측이 여론조사 방식에 합의를 할까 (하는) 근본적인 회의도 있었다”면서 “안 후보 측이 여론조사를 선호한다고 알고 있지만, 가장 두려운 것이 아니었겠느냐”고 전했다.

다음은 문재인 캠프 윤호중 전략기획실장과의 일문일답-2

“여론조사로 지도자 선택하는 것은 피해야”

-야권단일화가 사퇴에 의한 단일화로 마무리되면서 단일화에는 성공했지만, 협상 과정은 실패했다는 비판도 있다. 어떻게 보나?

새정치공동선언문은 타결 됐고 단일화 룰 협상이 안 된 상태에서 단일후보가 결정되지 않았나. (만일) 양측이 동의한 절차를 거쳤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결합도가 높고 아름다운 단일화가 돼 있을까? 단일화 방식, 특히 여론조사는 다른 수단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거다. 여론조사를 통해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협상 과정이나 결과 등에 대해) 서로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 그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나왔다면 지지자들이 뭉치는 데 걸림돌이 됐을 것이다.

-문재인 후보가 단일후보로 선출되지 않는 상황도 준비했었나?

상상이야 할 수 있었겠지만, 구체적으로 상정해보았느냐…. 꼭 답변해야 할 의무를 느끼지 않는다.(웃음)

-단일화 룰 협상이 치킨게임으로 가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실제 단일화 협상이 이전투구로 흐르지 않았나?

그런 모습으로 비춰졌다면 협상을 잘 못한 거죠. 서로 공평한 룰을 만드는 과정이었고, 대안을 놓고 논의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비판이) 협상 내부의 모든 이야기라기보다는 흘러나온 단편적 이야기들이 평가의 대상이 된 것이다. 협상이 그런 식으로 진행된 것은 아니다.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사퇴를 놓고 새누리당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은 민주통합당의 구태정치에 안 전 후보가 좌절했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안철수 후보의 선택이 안 후보로선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양 후보의) 여론조사 추세가 단일화 협상 처음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 여론조사만으로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안 후보에게) 불리했다. 안 후보 측이 여론조사 방식에 합의를 할까 (하는) 근본적인 회의도 있었다. 안 후보 측이 여론조사를 선호한다고 알고 있지만, 가장 두려운 것이 아니었겠느냐.

-안 전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이 제안한 ‘지지도 50%+가상대결 50%’ 방안은 왜 못 받았나?

우리가 지지도 조사를 주장할 때는 적합도 안을 내려놓고 제안했다. 그 정도면 공평하다고 해서 제안한 것인데, 안 후보 측은 (자신들에게) 유리하고 판단한 가상대결 방식 등 제안, 룰 자체가 공평하지 않았다.

“안철수 측, 여론조사 룰에 합의할까 근본적 회의”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 윤호중 전략기획실장@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 윤호중 전략기획실장@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안 전 후보 측이 제안한 ‘지지도 50%+가상대결 50%’ 방안으로는 문재인 후보가 패할 수도 있어서 못 받은 것이 아니냐?

가상대결 방식에 대해 여러 가지 문제제기를 해왔다.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협상 마지막으로 가면서 가상대결 형식의 여론조사 결과가 춤추기 시작했다. 역선택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이 40%대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는데, 가상대결 방식으로 갈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박 후보의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졌다. 그런 상황에서 가상대결 방식을 받는 것은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실상 여론조사는 각 후보의 유·불리가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단일화 룰을)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여론조사 방식을 합의하는 것은 어려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안 후보 측 협상팀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안 후보가 여론조사로 가는 것을 상정하고 계셨을까.

-안 전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이 역제안을 한 다음날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담판 회동을 했다. 협상 방식이 아닌 실제 (후보를 결정짓는) 담판이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것은 잘 모르겠다.

-안 전 후보의 사퇴 기자회견을 보면, 짧지만 많은 것이 담겨 있다.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 단일후보는 문재인 후보다, 라고 했다. 사퇴 기자회견을 어떻게 보았나?

짧은 문장에 자신의 마음을 담아내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도울 것이냐, 어느 정도나 도울 것이냐 등을 놓고 많은 추측들이 나온다. 안 전 후보는 일단 지지자들의 뜻에 따르겠다고 했는데?

안철수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한다고 했고 문재인 후보가 단일후보라고 말했다. 그 다음 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했다. 문 후보를 돕겠다고 하는 것이 다 담겨있다. 그렇다면 언제, 어떤 행동으로 할 것이냐, 그것은 안 후보가 깊은 생각과 전략적 판단을 통해 하지 않겠나. 안 후보가 지지자들의 뜻에 따르겠다고 했는데, (안 후보) 지지자 중 70%는 문 후보를 지지하지 않나. 평론가가 아니라서 조심스럽지만 (대선) 이후 행보를 암시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복선을 깔아놓은 것이다.

“안철수 지지자 중 70%는 문재인 지지”

-기존의 정치적 언어로 이해하는 사람들은 안 전 후보의 사퇴 기자회견을 놓고 이해하기 힘들다고 한다. 백의종군도 기존 정치권에선 포기하고 좌절할 때 쓰는 용어다. 안 전 후보의 사퇴 기자회견 이후 ‘백의종군’이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친노 9인도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TV에 비춰지면, 2선 후퇴한 사람들이 왜 나오느냐는 식으로 문제제기를 한다. (하지만) ‘종군’ 의사는 표현된 것이 아니냐. (기존 문법으로는) 아예 국민 눈앞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용법일 것이다. 안철수 후보의 용법은 말 자체에 충실한 것으로 봐야 한다. 선거대책기구 등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 그러나 ‘종군’ 하겠다는 것 아니겠나.

-문재인 캠프 공동선대위원장단이 총사퇴했다. ‘국민연대’에 이목이 쏠리는데, 문재인 캠프에서 생각하는 국민연대는 어떤 성격의 것인가?

국민연대는 안철수 후보 측의 아이디어였다. 안 후보 측이 단일화 룰 협상 과정이나 새정치공동선언 협상 과정에서 밝힌 내용은 단일후보가 결정되면 국민연대 틀 속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그 틀을 발전시켜서 정권을 책임져나가자, 발전시켜나가자 정도의 뜻으로 돼 있다. 국민연대 안에 공동으로 선거운동을 한다는 정신이 들어가 있는 만큼 그 정신을 이행하자는 것으로 이해한다. 핵심은 안 후보가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정권교체에 복무하게 될 지다. (아마도) 가장 본인의 역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에, 그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하지 않겠나. 이것이 우선인 것 같다.

“安 ‘정당 효율’ vs 文 ‘기능 다양화’”

-안철수 캠프 해단식이 내달 3일로 잡혀있다. 그 때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나?

모든 것은 안철수 후보에게 달려있는 것 같다.

-안 전 후보의 사퇴 이후 그 지지층 중 20%, 전체 투표율로 보면 5% 정도가 부동층으로 갔다. 사실상 이 지점이 대선의 승부처다. 기존의 안철수 지지층은 과연 민주당이 정치쇄신을 이뤄낼 수 있는가를 보고 있다. 또한 국민들 전체가 민주당에 요구하는 바다.

핵심들은 새정치공동선언에 담긴 내용일 것이다. 새정치공동선언은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새 정치 출발점이다. 두 후보의 시각차는 존재하지만, 문제의식은 같다. (공통된 문제의식은) 기존 정당체제가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새로운 정치를 통해서 신뢰를 회복하자는 거다. 다만 (두 후보의) 해법은 달랐다. 합의를 해내는데 어려움도 있었다.

안철수 후보는 정치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 대단히 문제가 많다고 인식했다. 정치가 거기서부터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사회가 다양해지고 이해관계가 복잡한 가운데 정당이 (국민들의 욕구를) 모두 대변하지 못한 결과 대의정치 밖에서 직접민주주의가 벌어지고 있다, 때문에 다양한 욕구를 가진 국민들이 정당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 차이에서 서로의 이해를 좁히는 과정이었다.

정당의 효율(안철수 측)과 기능의 다양화(문재인 측)를 함께 인정하고 중앙집권화 된 정당, 권력화된 부분들을 분권화하고 권한을 돌려줘야 한다는 데 합의한 것이다. 그런 부분들을 하나하나 실천해나가다 보면 새 정치에 대한 기본정신, 방향 등을 서로 공유하지 않겠나. 

-후보단일화 TV 토론에서 두 후보가 새정치공동선언 합의 사항 중 ‘의원수 조정’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그러다보니까 단일화에 대한 입장이 다르지 않느냐 등의 비판을 받은 것 아닌가?

(두 후보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과정이었다. 입장차는 그 부분 하나다.(웃음) 정치의 효율화와 기능의 다양화가 첨예하게 부딪힌 부분이었는데, 협상을 통해 상대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

-앞서 문재인 후보는 단일화 룰을 일임하겠다고 했다. 안 전 후보가 TV토론에서 이 부분에 대해 공격하지 않았는데, 내부적으로 반박 논리 등을 세우지는 않았나?

안 후보가 언어논리에 충실한 만큼 (전체적인) 룰을 일임한다는 것과 룰의 세부사항을 일임한다는 것과는 구분해 이해하고 있지 않았을까. 후보들이 TV 토론 등에서 룰을 가지고 논쟁을 벌이는 것은 아름답지 않다. / [폴리뉴스 최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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