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수는 양측이 먼저 ‘정치연합’ 구축을 선언해야 한다는 것. 김 교수는 ‘정치연합’ 구축을 통해 정책합의를 이루고 ‘섀도캐비닛’을 발표하는 과정들을 통해 후보단일화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을 지낸 김 교수는 지난해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혁신과통합' 등 야권 통합 대상들과의 통합 협상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었다.

특히 김 교수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문국현 후보 측의 전략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통합’이나 ‘후보단일화’라는 키워드에는 누구보다 정통하다고 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지난 18일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가진 <대선진단>인터뷰에서 후보단일화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되고 있는 대선 정국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김 교수는 먼저 “공동정부는 대통령 마음대로 깰 수가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결과적으로 밀실에서 단일화 협의를 해 만들어진 공동정부는 아무런 뿌리 없이 깨어지게 마련이다”라고 원칙 없는 후보단일화, 공동정부 논의를 경계했다.

김 교수는 “이제는 한국의 정치지도자는 인적 결단, 인적 단일화를 할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작게는 그동안 진보당과 민주당이 해왔던 정책단일화 같은 정책합의부터 시작할 수는 있다”며 “할 수 있다면 일부 나라의 대통령제 하에서 가장 상징적인 정치연합 형태인 섀도캐비닛을 발표하고, 새로운 정부의 인재DB를 함께 만드는 식으로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둘이 식탁에 앉아 이면합의 하듯 구정치의 인적 단일화는 안 된다”며 “이 둘만 내버려 두면 안 된다. 포괄적인 정식 정치연합을 구축하도록 촉구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는 “제3섹터인 민주진영 전체적으로나 두 캠프에서 벗어난 시민섹터로서 지식인 사회 등에서 촉구해줄 필요가 있다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기호2번을 안철수에게 요구하지 않겠다고 먼저 선언해야”

김 교수가 이날 인터뷰에서 언급한 ‘후보단일화’ 성사를 위해 선행돼야 할 선결 조건들은 안철수 후보 측보다는 민주당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김 교수는 민주당이 안 후보 측에 ‘후보단일화’를 요구하기 전에 인적쇄신을 포함한 대대적인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지금의 민주당의 단일화 요구 자체가 기본적으로는 정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먼저 단일화를 요구하기 전에 반성과 혁신이 선행돼야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당 불신은 안철수 후보가 만든 게 아니라 분명 새누리당 함께 민주당이 만든 것”이라며 “그런데 그것에 대한 해명과 반성, 성찰, 혁신도 없이 단일화하자고 얘기하는 건 기본적으로 잘못된 논제이기 때문에 안 후보 측에서 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이 ‘우리 당적 기호2번을 안철수에게 요구하지 않겠다’고 먼저 선언할 경우 이것이 정략적이지 않다는 것을 안 후보 측에서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민주당이 ‘이제 작은 민주당 틀에 안주하지 않겠다, 기호2번 포기할 수 있으니 정치혁신을 하자’고 하면 그마나 안 후보 캠프에서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저 개인적으로는 꼭 인적쇄신에 동의하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민주당의 일부 정치인, 가령 원로 정치인이 될 수도 있고 지도자급 시니어 정치인들 중 일부에게 국민이 퇴진하라고 요구한다면 먼저 정계은퇴를 선언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정말 잘못이 없지만 안 후보가 우리 때문에 민주당으로 안 간다고 보는 국민의 시각이 있다면 정계은퇴하고 나와야 한다”며 “그렇게 국민의 힘으로 안철수를 압박해야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민주당이라는 정당 틀에 연연하지 않고 정치연합을 구축하는 것이다”며 “그러면서 안 후보에게 입당 요구를 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지난해 민주통합당 출범 과정을 ‘문재인-안철수’ 후보단일화의 중요한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민주당의 창당 과정을 보면 이해찬, 문재인 등이 주도한 혁신과 통합이 안철수 후보처럼 입당하지 않고 이른바 세력통합으로 가는 게 옳았다고 본다”며 “그게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는 건 원 민주당의 기득권과 당권파들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특히 통합 과정에서 저는 참여정부 또는 혁신과 통합 세력들이 손학규 전 대표에게 정말 감사히 여겨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손 전 대표는 입당 방식에 있어 ‘큰민주당주의’를 채택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문을 열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프레임을 만들자는 게 손 전 대표의 ‘큰민주당주의’였다”며 “그 ‘큰민주당주의’의 최대수혜자가 혁신과 통합이고 문재인 후보이고 이해찬 대표였다. 결과적으로는 그들이 그 과실을 다 따먹은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는 “자기들이 당 주도권 장악할 때는 죽어도 입당 안 하고 자기들이 세력이라는 주장은 끝까지 했다”며 “법인도 아니고 정당도 아닌 사람들과 통합을 해주느냐”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신들을 실체나 세력으로 인정해주고 통합의 주체로 인정해준 것이다”며 “이번에는 문재인 후보 차례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자기들이 그런 특혜를 봤으면, 그리고 그 특혜를 본 대가가 민주당 지지도 40%였으면 이번에는 안철수 캠프도 세력으로 인정하고 정치연합의 파트너로 인정해주는 게 그게 혁신이다. 저는 그 길로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지금 상태에서는 정치연합을 구상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정치연합을 동시에 같이 구상하고 정치혁신 과제를 같이 듣고 새로운 정부에서는 개헌을 포함한 국민정치혁신위원회를 구성해서 1년 뒤에 개헌과 정치혁신도 대대적으로 하는 게 저는 이상적이지만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안철수 후보를 향해서는 “안철수 후보가 정당 전체를 싸잡아서 ‘모든 정치가 잘못됐다’고 얘기할 게 아니다“면서 ”먼저 정치연합을 선언하고 (문 후보측과)손을 맞대고 새로운 정부가 만들어지면 개헌을 포함해 국민정치혁신위원회를 만들어서 검찰개혁, 사법개혁까지 포함해 국가적으로 모든 제도를 뜯어고치자고 이야기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폴리뉴스 김희원 기자 bkh1121@poli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