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가장 빠른 식물대통령 길...임기단축 내건 큰 그림 나와야”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은 15일 오후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의 [대선진단] 코너 대담에서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에게 “(진정한 정치혁신을 도모하겠다면) 안철수 후보가 개헌과 국회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안철수 후보가 ‘무소속 대통령 후보론’을 말하고 있는 데 대해 “이는 자신이 세력이 없다는 치명적 약점을 ‘무소속 대통령’으로 대통령 임면권을 1/10로 줄여 논공행상을 적게 하겠다고 나왔는데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안 후보는 자신의 치명적 약점을 강점으로 가져가야 한다. 자기 세력이 없다는 것은 안철수는 사실 비어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강점이다”며 “이 빈 공간에 여야모두를 채우는 그래서 거국정부를 구성할 만큼의 정쟁을 멈추게 할 만한 뭔가 큰 그림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이것은 바로 지금 5년 단임제의 폐단을 극복하는 개헌이고 대립 진영정치를 강제하는 소선거구제를 개선하는 중대선거구제나 정당비례대표제 강화”라며 “안 후보가 이를 추진한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도 훨씬 큰 개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안철수 후보가 이 임기단축을 내걸고 이걸 한다면 지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자기 임기를 걸고 선거법과 개헌을 한다면 거국정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안 후보가 자기 임기를 내놓으면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지금 안 후보가 무소속 대통령을 말하는 것은 아주 과도한 욕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안 후보는 세력이 없다는 자기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기 위해 정치혁신을 위해 자기를 던져야 한다. 그런데 무소속 대통령으로 자기한데 몰아달라고 하는데 이것은 아니다”며 “안 후보가 말하는 무소속 대통령이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빠른 식물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길”이라고 강변했다.

김 소장은 “지금 안 후보가 말 하는 정치혁신 수준이라면 그가 대통령이 되면 본인은 통합적 위치에서 일을 하고 싶겠지만 새누리, 민주 양당 모두에게 외면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 안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가장 빠른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할 것인가, 아니면 자신을 비워 역사상 가장 갈채 받는 대통령이 될 것인가의 갈림길에 있다. 그러나 지금 봐선 제2의 문국현의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양당 독과점구조 깨고 다당제 추구해야

그는 안 후보가 개헌과 소선거구제 개선에 나서야 하는 이유로 “지금 한국사회는 양당의 정치 독과점 구조이다. 또 이 두 양당은 적대적 의존관계로 생산적인 경쟁관계가 아니다”며 “정치혁신의 과제는 생산적 경쟁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양당구도를 깨고 생산적 경쟁이 가능한 다당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에 결선투표 없고,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는 단순다수제이다. 이는 양당구조로 수렴될 수밖에 없다”며 “양당구조라도 생산적이면 상관 없는데 우리나라 진보-보수 양당구조는 그렇지 않다. 한국 현대사의 구조상 생산적 경쟁관계를 형성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소장은 “보수 쪽에서는 진보정당을 6.25 전쟁의 적대적 당사자인 북한과 동일시하는 상황이 60년 이어졌다. 또 다른 한편 진보 쪽에서는 보수정당을 친일과 독재로 바라본다. 서로 상대방에 대해 공포와 혐오를 뿌리 깊이 간직하고 있다. 이를 해소해야 정치영역에서 생산적 경쟁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종북이 따로 당을 만들고 반공보수가 따로 당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 새누리가 2-3쪽으로 쪼개지고, 민주당도 쪼개져야 한다”며 “대통령 4년 중임제, 결선투표제, 중대선거구제를 결합하면 국민지지율 10%가 넘는 당이 5-6개가 나와 다당제 하에서의 생산적 경쟁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영역에 대한 안철수의 진단은 ‘피상적’...지금으로선 대안 나오기 어려워

그는 최근 안철수 후보의 무소속 대통령론에 대해 “새누리와 민주당과의 등거리 위치에서 정국을 운영하겠다고 한 안 후보의 정책비전은 제3자 스탠스에 있다. 대통령과 집권여당이란 개념이 없다. 이는 안 후보의 정치에 대한 구상을 엿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는 정치영역에 대해 잘 모른 다는 것이다. 이에 곧바로 무소속 대통령 논란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 소장은 “안 후보에게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과 못 하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안 후보의 출마선언과 비전발표를 보면 잘 모르는 부분과 아는 부분에 대한 구분이 흐렸다. 국회가 해야 할 부분과 대통령이 할 부분도 명확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안철수 후보가 자기가 정치혁신을 잘 할 수 있다고 하는 배경이 자기는 빚이 없다. 그래서 자유롭고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다고 한다”며 “그는 정치가 잘못되고 있는 것에 대해 정치인의 욕심, 이해관계를 본다. 이는 정치영역에 대한 이해를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과연 그런가. 정치인에 로비하는 이익집단, 당선을 위해 지역주민의 이해관계 때문에 우리 정치 현실이 지금 이러한 대립과 갈등, 혐오와 공포 속에서 상대진영을 적대시하는 것인가”라며 “안 후보의 진단이 맞다면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사람인 빚을 질 이유가 없는 부자, 또는 종교인, 학자, 이해관계 없는 청년이 정치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소장은 “벤처사업이나 경영분야에선 안 후보는 20여년 경험을 숙성시킨 분명 전문가이다. 그러나 정치에 대한 안 후보의 진단은 피상적이다. 지금으로선 적절한 대안이 나오기 어렵다”며 “안 후보는 정치영역에 대해선 포도주가 숙성되듯이 좀 더 숙성시키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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