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검증’에 대한 민심의 감응이 관건...부동층 증가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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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대선국면의 한 복판에 들어섰다. 6일 안 원장에 대한 네거티브에 대응하는 ‘진실의 친구들’ 금태섭 변호사의 공개 기자회견은 안 원장이 정치의 ‘진흙탕’에 자신의 몸을 던지겠다는 신호탄이다.

따라서 7-8월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과 민주통합당 당내경선에도 불구하고 달구어지지 않던 대선정국도 이날 안 원장의 ‘등판’은 잠잠하던 대선판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안 원장 쪽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쪽이 ‘불출마 종용’과 ‘협박’을 자행했다고 지목하면서 여론조사 양자대결이 아닌 실제 ‘박근혜 vs 안철수’란 사활을 건 정치대결구도를 현실화했다.

이로써 박근혜 후보의 중도지형 공략을 위한 야심찬 ‘100% 대한민국’, ‘국민통합행보’는 ‘박 vs 안’ 정치공방의 여파로 봉쇄될 위기에 처했고 광주-전남 경선을 분수령으로 하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도 국민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게 했다. ‘박근혜 쪽의 안 원장 협박 vs 안 원장에 대한 의혹 사실관계 검증’에 대한 진위공방이 9월 정국의 중심으로 진입한 탓이다.

안 원장 쪽이 제기하는 박근혜 후보 쪽의 ‘불법사찰’, ‘불출마 협박’, 그리고 ‘안 원장의 결백’ 프레임과 새누리당과 박 후보 쪽의 본격적인 ‘안 원장 사실관계 검증’과 ‘안철수도 깨끗하지 않다’란 네거티브 프레임 간의 대결은 사실상 석 달 남은 대선 승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양 진영 간의 네거티브 공방은 올 추석 정국의 ‘핵’이 될 것이다.

이처럼 ‘박근혜 vs 안철수’의 정치적 대결구도는 다름 아닌 ‘안철수 검증 프로세스’와 맞물리면서 양 쪽 간의 공방전은 점입가경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 쪽으로선 ‘안 원장 협박’이란 이슈가 정국을 강타한 지금은 ‘숨 고르기’를 하며 일단 몸을 추스를 것이나 그 기간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추석민심을 잡기 위해 의혹으로 떠도는 부분과 관련해 ‘안 원장 네거티브’에 돌입할 것은 뻔한 수순이다.

이러한 대선정국의 흐름은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한 박근혜 후보 진영과 안 원장을 중심으로 한 야권 정치세력 간의 대립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자당의 대선후보 선출이란 빅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vs 안철수’ 대립구도에서 안철수 진영의 주력군 역할을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일 민주당 송호창 의원은 금태섭 변호사의 기자회견장에 동석했고 곧이어 이날 오후 당의 공식 브리핑으로 안 원장 엄호에 나섰으며 문재인 후보 등 민주당 대선후보들도 자신이 안 원장의 정치적 우군임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7일에도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불법사찰’과 ‘협박’ 이슈를 부각하며 새누리당을 공격하면서 안 원장을 보호했다. 6일 기자회견 자체가 ‘박근혜 vs 안철수’가 정치세력을 가르는 전선을 새롭게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

‘박근혜 vs 안철수’ 정치전선의 본질은 ‘안철수 검증’

‘박근혜 vs 안철수’ 정치전선의 본질은 ‘안철수 검증’이다. 과연 안 원장이 대통령 자격을 갖추고 있느냐를 둘러싼 싸움이다. 따라서 그 결과에 대해선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 향후 전개될 검증사안 자체의 파괴력에 따라 결정된다. 또 이 과정에 제기되는 안 원장 쪽의 ‘불법사찰’ 논란 또한 이번 정치공방의 승패를 가르는 주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새누리당과 박 후보 쪽으로선 자신들이 제기할 ‘네거티브 검증 공세’가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정치적으로 불리한 형국에 몰린다. 게다가 ‘불법사찰’ 논란까지 안아야 한다. 박 후보의 중도지형 공략이 난관에 부딪힘을 의미한다. 반대로 네거티브 검증이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경우 안 원장의 대선출마는 사실상 물 건너간다. 서로가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다.

6일 기자회견 직후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의 휴대전화에 “안철수 관련 ‘협박’이 이슈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사실관계가 이슈가 되도록 해야 함.”이란 문자메시지가 전달되는 장면이 잡혔다. 이는 새누리당과 박 후보 진영의 향후 대응방향을 예고하는 것으로 ‘박근혜 vs 안철수’ 대결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것이다. 당장 협박의 당사자로 지목된 정준길 공보위원이 개인적으로 저지른 일이라고 선을 긋고 ‘협박’과 ‘불법사찰’ 논란에서 비껴가겠다는 것이다. 이어 제기된 안 원장에 대한 의혹은 앞으로 강도 높게 치고 들어가겠다는 의미이다.

승패 관건, ‘안철수 검증’에 대한 민심의 감응...일정기간 부동층 증가할 듯

이러한 ‘안철수 검증’ 전쟁의 승패는 ‘검증’에 대한 민심의 감응이다. 민심이 제긴된 ‘검증사안’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이다. 즉 ‘진실게임’으로 승부가 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민심’에 반영되는 방식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즉 검증문제를 바라보는 각 정치적 지지세력들의 응집력과 움직임에 따른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당분간 박근혜, 안철수 양쪽 핵심 지지세력은 신속히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양 지지세력은 양 쪽의 정치공방전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인물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따라서 박 후보 대선지지율은 지금의 40% 내외의 지지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안 원장을 보호하려는 지지층 또한 결집하며 최근 하락세를 보이던 안 원장의 지지세가 다시 회복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반면 민주당 당내경선 8연승으로 개가를 올리던 문재인 후보로선 안 원장과 지지층이 겹치는 관계로 당분간 지지율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다 중요한 지점은 이번 정치적 대결구도가 정치노선이 아닌 ‘검증’에 있기 때문에 양쪽 지지층 결집과 함께 ‘판단 유보층’이 증가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부분이다. 여론조사에서 ‘부동층, 무응답층’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로 ‘박근혜 vs 안철수’ 양자구도 대결시 유보층 비율은 5% 내외로 크게 좁혀졌지만 공방전이 가열되면 10% 내외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늘어난 판단유보층, 즉 관망층의 최종 판단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가 올 대선 승부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다.

박근혜 후보로선 지난 4.11총선을 통해 끌어올린 지지율에서 다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보수진영의 강고한 기반은 지지율 40%선은 받혀주기 때문에 현상적으로 정치적 손실을 입을 가능성은 낮다. 다만 ‘통합’을 기치로 내걸었음에도 ‘대립’의 구시대적 정치를 보인 점에서 ‘표의 확장성’에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흙탕에 몸을 던진 안 원장으로선 단기적으론 30% 내외의 핵심 지지층의 결집으로 상승흐름을 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큰 흐름에서는 문재인 후보와 겹치는 지지층의 움직임은 큰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또 현실 정치판 전면에 나섬으로써 지지층의 열망을 수용하는 면은 있지만 다른 한편 그 동안 국민들이 느껴왔던 신선감이나 기대감 자체를 이완시킬 수 있다. 이 경우 대중 앞에 일찌감치 노출된 문재인 후보에게 지지층이 옮겨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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