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은 과거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문제”

▲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
▲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
새누리당 대선 경선을 완주한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은 박근혜 후보가 5.16에 대한 역사 인식에 있어서 ‘아버지 박정희’안에 갇혀 냉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 전 실장은 24일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대선진단>인터뷰에서 박 후보가 5.16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우리들 앞에 할 일이 산더미로 민생이 놓여 있는데 과거 역사를 가지고 그럴 여유가 있는가”라며 “근본적으로 정치권이 미래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을 가했다.

임 전 실장은 “박 후보의 역사인식 문제가 경우에 따라 굉장히 파괴력이 있을 수 있고, 사람들로 하여금 상당히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후보는 최근 5.16을 “아버지의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밝히면서 경선 기간 내내 비박주자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박 후보는 “5.16 당시로 돌아가 볼 때 (우리나라는) 초근목피로 보릿고개를 넘기는 등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난한 나라였고, 안보적으로는 굉장히 위험한 위기 상황이었다”면서 “(5.16) 이후의 나라 발전이나 오늘의 한국이 있기까지를 돌아볼 때 5.16이 초석을 만들었고, (아버지는) 그 때 바른 판단을 내렸다고 생각한다”고 5.16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5.16쿠데타를 ‘구국의 혁명'이라고 평가했었다.

임 전 실장은 이와 관련 “5.16을 쿠데타로 규정한 게 약 20년 됐는데, 정확하게는 군사정변이다”며 “다들 군사정변이라고 배웠는데, 그 말은 ‘아무리 국가가 혼란스러워도 군인은 그런 짓 하지 말라’는 소리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전 실장은 “따라서 이는 과거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문제다”라고 박 후보의 발언을 반박했다.

임 전 실장은 “추후에 경제가 엄청나게 어렵고 양극화가 심화되고 북한으로부터 아주 불안한 행태가 보여서 어느 군부대가 ‘구국의 혁명’이라면서 나왔을 때 지도자가 그 군인에게 ‘당신 안 된다, 들어가라’고 해야 할 것이다”며 “그러나 그 군인이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로 공산화의 위험 등 (5.16 군사정변 때와) 똑같은 이유를 대면서 나올 때 역사를 그런 식으로 규정해 놓고 어떻게 설득시키겠냐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그래서 중요하다는 거다”라며 “우리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과 역사문제를 정리하지 못한 이유가 일본이 진정으로 그 문제를 털지 않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박 후보가 ‘박정희 대통령 쿠데타 했다, 이는 군인으로서 본분을 잃은 행위다. 물론 그 뒤에도 18년이나 정권 잡고 여러 가지 정치적으로 불찰도 있었다. 그러나 경제문제 하나 만큼은 확실히 해결한 거 아니냐. 그래서 산업화 이후 그것을 기반으로 어떤 다른 나라들보다도 민주화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내 아버지가 진 정치적 빚은 내가 정말 갚고 싶다’ 이렇게  나오면 이 문제는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그런데 이걸 왜 못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제가 경선기간 중에 진심으로 털라고 계속 요청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 전 실장은 “제가 보기에 박 후보에게 있어 박정희 대통령은 단순히 아버지가 아니라 신앙적 존재라고 해야 할까. 그렇다 보니까 그런 말을 하면 아버지를 부정하는 걸로 생각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그렇지가 않다”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아버지에 대해서 털지 못하는 역사인식 문제, 공천뇌물 사건, 두 가지 문제는 박 후보에게 아직도 남아 있는 문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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