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체제로 운영 - 비대위 구성부터 격렬한 '노선투쟁' 예고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3일 총사퇴를 했다. 1일 천정배 원내대표가 사퇴한 이후 여당의 17대국회 최대 과제였던 4대입법 처리 실패에 책임을 지고 이부영의장 및 3명의 상임중앙위원이 동시 사퇴했다. 이로서 여당은 당지도부 없는 비상체제로 4월2일 전당대회까지 운영된다.

지난해의 4대입법 '후폭풍'이 예상보다 그 파고가 높다. 1일 천정배 대표의 전격 사퇴 이후 3일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과 이미경, 김혁규, 한명숙 등 상임중앙위원단이 일괄 사퇴했다.

이 의장은 "오늘 당의장으로서 이 상임중앙위에서 마지막 결정을 당원과 중앙위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며 "당의장과 세 분의 상임중앙위원은 이런 결정을 상임중앙위에서 하고 오늘 사퇴를 하는 것임을 여러분들에게 밝혀드린다"고 공식 사퇴를 밝혔다.

당지도부의 총사퇴는 17대국회를 '개혁국회'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여당의 최대 개혁과제였던 4대입법 처리에 대한 책임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상 드러난 책임만이 아니라 이 과정에서 여당은 내부적으로 '강-온파'의 노선갈등이 첨예하게 드러나 '색깔'이 혼재되어 있는 현 지도부로서는 팽팽하게 갈려있는 당을 더이상 이끌 수 없는 것이 총사퇴할 수 밖에 없는 주요 배경이다.

이로서 과반수 집권여당에 당지도부가 없는 '여당 지도부의 공백상태'가 되었고, 여당은 전면적인 당권투쟁에 들어갔다.

열린우리당은 4월2일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할때까지는 비상대책위 체제로 유지될 전망이다. 열린당은 5일 오전 10시 의원총회와 중앙위원 연석회의를 소집하고 중앙위 회의를 통해 당의 진로를 결정키로 했다.
당의장과 상임중앙위원을 뽑는 4.2 전대에 앞서 1월중 예정된 원내대표 선출부터 여당의 '당권투쟁 1차전'은 뜨겁게 불붙을 예정이다.

당권투쟁에 돌입한 여당은 오는 5일 비대위 구성에서부터 '강온파'의 격렬한 노선투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 첫 신호탄이 사퇴를 발표했던 이 의장이 '과격노선과의 과감한 노선투쟁'을 선언한 것이다.

이부영 "과격노선과 과감한 노선투쟁 할 것"
- 피를 토하는 심경으로 '통합'노선 지킬 것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이날 오전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천정배 원내대표와 함께 그동안 몇 개월 당을 이끌어 온 의장으로서 제 역량이 몹시 부족해서 이런 결과밖에 나오지 못한 것을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퇴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이 의장은 또 "우리당은 야당과 갈등과 대립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 노선을 택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필요하다면 여야 안에 과격노선과 과감한 투쟁을 벌이는 것도 불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당내 강경파들과의 노선투쟁을 할 것임을 밝혔다.

과격노선과 노선투쟁 불사 입장을 밝힌 이 의장은 "오는 4월 2일 우리당의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야 한다"며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을 강조했다.

이 의장은 "국정의 중심에 서서 정국을 주도할 당을 건설해야 한다"며 "앞으로 민생경제에 다시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한반도에 평화정착을 이뤄내려면 집권여당인 우리당은 분명히 대화와 타협으로 우리들 맘에 안 드는 측면이 있어도 야당과 협력을 이끌어 나가는 그런 노선을 견지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의장은 또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민생을 안정시키고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 한반도에 평화정착을 이뤄내야 하며 갈등과 대립을 넘어서 국민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국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올해 우리당은 야당과 갈등과 대립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 노선을 택해야 된다"며 "필요하다면 여야 안에 과격노선과 과감한 투쟁을 벌이는 것도 불사해야 한다. 국정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생경제 회복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서 그야말로 피를 토하는 심경으로 대화와 타협 노선을 견지해야 된다"고 역설했다.

이부영 당의장은 지난 8월19일 신기남의장 부친의 일제 헌병복무 문제로 불명예 퇴진으로 뒤를 이은지 138일만에 또 '불명예 퇴진'하고 말았다. 열린우리당이 창당된 후 정동영의장의 노인폄하발언, 신기남의장 부친의 친일문제, 이부영의장의 4대입법 실패 등 당의장 3명이 모두 '불명예 퇴진'이라는 쓴 잔을 마시는 결과를 낳았다.

이미경, 김혁규 '대화와 타협' 중시 - 한명숙 '민주개혁세력' 정당성 강조

이미경 상임중앙위원도 이날 사퇴의 뜻을 밝히며 "열린우리당의 이념과 지향하는 가치,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노력을 해왔다"면서 "그러나 제가 사퇴하고자 하는 것은 지도부로서 충분한 의사소통을 통해서 당을 단합해서 우리 목표로 나가는 것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사퇴 배경을 밝혔다.

이어서 이 위원은 "원칙을 갖되 그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대화와 타협은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의원 상호간에 소통이 필요하고 또 여야간에 소통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내부에도 원칙을 지키되 충분한 소통을 통해서 대화와 타협을 펴 나가는 정치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앞으로 우리당이 잘 될 것"이라고 대화와 타협을 강조했다.

또 "그것이(소통을 통한 대화와 타협)이 부족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오해도 있고 불신도 있고 또 리더십에서의 혼선도 존재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혁규 상임중앙위원도 "이부영 의장을 비롯한 세 사람의 상임중앙위원이 사퇴하는 것이 당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는 결정을 고민 끝에 내렸다"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은 이 의장과 함께 '국보법 대체입법'을 야당과 합의한 당사자로 알려져있는 '개혁속도조절론'의 입장이다.

반면 한명숙 상임중앙위원은 "17대총선에서 민주개혁세력이 과반수를 차지했지만, 그러나 저희들이 여러 가지로 전략이 미숙한 점도 있었고, 또 힘이 하나로 결집되지 못한 측면도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국민들이 우리에게 걸었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이 많았다"고 평가하면서도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지는 않았다.

한편, 사퇴한 천정배 전 원내대표 후임으로 원내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홍재형 정책위의장은 "저 개인적으로는 지난 해에 못한 법안에 대해서도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분야는 좀더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당이 노력해야 한다"고 '개혁입법 속도조절론'을 우회적으로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5일 현 지도부 사표 수리 후 비대위 구성

열린우리당은 이에 따라 5일 오전 의원총회와 중앙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현 지도부를 재신임하거나, 사표를 수리한 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4.2 전당대회까지 운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단 현 지도부의 재신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임종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는 5일 중앙위에서 현 지도부를 재신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전당대회까지 당을 관리해 나가는 방안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임채정 기획자문위원장도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기획자문위원회도 상임중앙위원회가 해체된 만큼 기능을 잃은 것이기 때문에 기획자문위 회의를 열어 해체 문제를 논의할 것이다"고 밝혔다.

비대위원장은 현재 기획자문위원장인 임채정 의원이 거론되고 있고, 비대위는 4.2 전대에 출마하지 않을 중립적 인사 5-10명으로 계파안배형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천정배 원내대표와 이부영 의장, 상임중앙위원단이 공식 사퇴를 표명한데 이어 당 기획자문위까지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4월2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1월 중 선출해야 하는 원내대표 경선이 당권경쟁의 1차전이어서 여당은 새해벽두부터 치열한 당권투쟁에 함몰되어 가고 있다.

특히 당권투쟁과정에서 국가보안법 등 4대 법안 처리에 있어서 극심한 대결 양상을 보이던 여당 내 강온파간의 대립이 더욱 가시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차기지도부 '안정적 통합형' - 2006년 선거 후 '개헌'된다
         민병두, 2007년 2-3월 개헌 국민투표 - 민주당과 합당 '논의' 시사
  • 이부영의장 “국보법 합의 뒤집혀 한나라당에 미안하다”
         김덕룡 대표의 전향적 자세에 감사
  • 천정배 대표 '전격 사퇴', 연초 조기 당권경쟁 촉발
         김덕룡 대표 거취와 3대입법 처리에도 영향력 - 이부영 사퇴가능성도
  • 천 대표 '대체입법 합의와 무관' 주장은 거짓?
         DR과 막후 접촉 벌인 중진 - 이부영, 문희상, 유인태, 배기선 등
  • 천정배 해명 "대체입법 합의한 적 없다"
         한나라당과 대체입법 논의한 것은 '우리당 중진의원'
  • 두번의 합의 파기, 각 당 원내대표 ‘권한 상실’
         [분석] 2차 파기 한나라당 역풍 우려, ‘치킨게임’은 계속된다
  • [임시국회 폐회]파병, 예산안, 뉴딜3법, 기금관리법 가결
         [6신]추태국회로 2004년 마감 - 이월된 쟁점법안, 2005년 벽초부터 대치 예고
  • 한나라, 여야합의 ‘백지화’ 선언 - 원점서 재검토
         [野 의총 긴급중단] ‘與, 의회정치 포기했다’ 격앙 - 김용갑 눈물 '어떻게 간첩잡으라고..."
  • 열린당 "국보법 폐지 당론 고수"
         진통 끝에 결국 '폐지'로 굳혀 - 천대표 "끝까지 싸우겠지만..."
  •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