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대표 분당을 출마…
민주당 비롯해 범민주개혁진영 승패 가름할 대표주자로 자리 잡아”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장고 끝에 이명박 정권 심판을 내걸고 분당을 재보선 출마를 결심했다.

서울의 강남지역과 더불어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분당을은 임태희 대통령 비서실장이 내리 3선을 할 만큼 민주당으로서는 범접하기 어려운 지역이었다.

이런 조건이었기에 그동안 민주당 내에서 손 대표에게 분당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에는 진정성이 담긴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보다는 대표를 흔들려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는 것으로 받아 들여졌고 손 대표 주위에서는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렇지만 4.27 재보선을 둘러싼 전반적인 상황이 바뀌면서 손 대표 출마설은 점차 힘을 얻어갔고 드디어 손 대표 자신이 출마 결심을 밝히기에 이르렀다. 아직 한나라당에서 누가 나설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결과를 예측하기는 이르지만 손 대표의 출마는 그 자체만으로도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 손학규 대표는 지난 2007년 대선에 즈음하여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민주당에 합류했지만 여전히 범민주개혁진영 전체로부터 흔쾌하게 받아들여지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다시 말해 민주당의 대표를 맡고 당을 진두하는 지금도 여전히 꼬리표가 따라 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 4.27 재보선에서 이명박 정권 심판론을 내걸고 분당을에 출마함으로서 민주당뿐 아니라 범민주개혁진영의 승패를 가름할 대표주자로 자리 잡게 되었다.

또한 손학규 대표는 지난 10.3 전당대회에서 잃어버린 600만 표를 되찾겠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대표로 당선되었다. 다시 말해 대선 승리에 필요한 중도표, 수도권표, 중산층표를 다시 찾겠다는 것이었고 그 대목에 대해 민주당의 전통지지층이 손을 들어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손 대표는 그동안 당의 얼굴로 노력해 왔지만 민주당의 외연을 넓히고 잃어버린 중도표를 되찾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민주당은 10.3 전당대회에서 당의 얼굴을 손학규 체제를 선택했지만 강령은 진보노선을 채택했다.

또한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야권연대가 절실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자신보다 진보적 성향의 세력들과 연대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당의 스탠스가 좌로 기우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고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도표, 수도권표를 되찾겠다는 손 대표의 행보는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손 대표가 분당을에서 승부를 거는 것은 바로 자신이 그동안 내세워 왔던 중도표, 수도권표에 대해 얼마나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를 평가받는 장이란 점에서도 참으로 중요하다.

손 대표가 4.27 재보선에 직접 출마를 결심하게 됨으로서 민주당은 앞으로 야권연대 논의과정에서 범야권의 맏형으로서 주도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는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순천은 무공천을 선언했지만 민주당 성향 무소속 출마를 중앙당이 얼마나 제어할 수 있는지 숙제가 남아 있고 김해을은 국민참여당과 최종 조율을 남겨 놓고 있어 이 두 지역 모두 야권연대의 성공을 위한 정치력 발휘가 요구된다 할 것이다.

손학규 대표의 출마선언 이후 한나라당은 누구를 대항마로 내세울지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당을 지역과 관련해서는 이미 기선을 빼앗겼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자신들의 텃밭을 잃게 되면 한나라당이 받을 충격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손학규 대표가 설사 분당을에서 당선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상당한 득표력을 보이고 접전을 치를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패배를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고 할 것이다.

2011. 4. 1
이명식 폴리뉴스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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