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북·중 교역액 전년동월 대비 268%↑ 9월 대비 48%↑, 더 느슨해진 대북제재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출처=TBS]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출처=TBS]

[폴리뉴스 정찬 기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대북제재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신냉전질서로 인해 실제 대북제재망의 그물망은 더 느슨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지난 25일에 지난 17일 북한 대동강변 송림항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쌀과 밀가루 등 곡물과 비료가 중국 국적으로 추정되는 선박으로부터 하역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VOA는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의 지난 15일부터 24일 사이 자료를 살펴본 결과 이 기간 북한 깃발을 단 선박 28척이 중국 항구에 기항하거나 중국 인근 해상을 항해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했다. 또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북·중 교역액은 미화 1억 5386만 달러로, 전달보다 48%, 지난해 10월보다는 268% 대폭 늘어났다.

유엔인구기금(UNFPA) 아시아태평양지역 사무소 공보담당관은 24일(현지시간) 대북 지원물자 운송 계획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질의에 “(북한으로) 해상 운송 서비스가 재개됐고 우리가 아는 한 북한 당국은 인도적 구호 물품의 반입을 승인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했다.

민간 대북지원단체인 ‘이그니스 커뮤니티’도 “북한 당국이 식량과 물자를 북한에 들여오도록 곧 국경을 일부 개방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했고 조이 윤 대표는 RFA에 “북한이 화물 운송을 위해 정확히 언제 국경을 개방할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북한이 가까운 미래에 지원물자를 받아들이려고 준비 중이라는 점은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30일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쪽에서 북한으로 가는 식량을 싣고 가는 배가 지금 위성에서 포착이 됐다고 그러는데 작년에 이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그랬다”며 이는 시진핑 주석의 뜻으로 진행됐다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2020년 말에 중국이 IMF(국제통화기금) 통계로 1인당 소득 1만 달러를 달성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축하 친서를 보냈다. 그랬더니 (시 주석이) 거기에 답할 때 ‘나는 앞으로 우리 인민들과 조선의 인민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하는 약속을 했다”고 얘기했다.

이어 “금년에 지금 식량난이 심각하다고 그러니까 작년에 약속한 대로 지금 식량을 보내는 것이라고 나는 본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인도네시아 발리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나 북한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중국을 통한 대북제재를 요구했으나 사실상 거절당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정 전 장관은 중국 역할론에 대해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우려는 합리적이라고 했다”며 “우려의 원인 제공자인 (한국과 미국이) 중국더러 북한을 말려 달라고 그러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 ‘미국이 그런 짓을 하지 말든지 한국이 미국을 설득해서 그런 짓을 하지 말도록 해야지 왜 나한테 와서 그런 이야기를 해?’ 그 이야기”라고 해석했다.

북한은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러시아와의 관계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러시아에 우회적으로 군사적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는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지원 등 반대급부가 따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 목소리는 사실상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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