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국조 협상‧김은혜 퇴장 조치 등 당내 갈등 기류
국조 본회의 표결, 반대‧기권 34명 중 33명이 국힘…‘친윤’ 상당수 
25일 만찬서 尹, 원내사령탑 주호영에 “고생 많으시다” 격려
정진석‧홍준표, 주호영에 “협상 옳았다고 생각” “경륜 묻어나”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오전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오전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지난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와 ‘관저 만찬’을 가지며 결속을 다지는 행보를 보였다.

특히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합의를 이끈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윤 대통령이 격려하고 포옹을 한 것은 그간 대통령실과 주 원내대표 간 흘러나오던 갈등설을 불식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주 원내대표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김은혜 의원을 퇴장 조치한 것과 이에 ‘친윤’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나타난 갈등 기류가 일단 봉합에 들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같은 갈등이 다시 노정될 가능성도 보인다.

국조 합의 과정서 ‘주호영 리더십’ 흔들…朱 “언론이 편가르기”

주호영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내 ‘친윤석열계’ 의원들 사이 갈등 기류가 있었다.

지난 8일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운영위원장인 주 원내대표는 '필담 논란'을 일으킨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국감장에서 퇴장시킨 바 있다.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이 조치를 두고 "의원들 사이에서 부글부글하다"며 불만을 표했고, ‘강성 친윤’ 이용 의원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주 원내대표를 향해 "여당이 윤석열 정부 뒷받침도 못 하고 장관도 지켜주지 못하냐"며 날을 세웠다.

또한 야(野) 3당이 요구해온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실시를 위해 여야가 합의를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여당 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국정조사를 받는 것은 참사를 정쟁화하는 야당의 요구에 말려드는 것이고, 또한 국정조사 대상에 대통령실과 대검찰청이 포함된 것도 납득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국정조사 반대 입장에서 협상을 이끄는 주 원내대표가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로 선회했다. 지난 24일 이를 설득하기 위한 의원총회에서 장제원, 권성동, 이철규, 윤한홍 의원 등 ‘원조 윤핵관’들이 항의하듯 불참했다.

이어 진행된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254명 중 찬성 220명, 반대 13명, 기권 21명으로 국정조사 계획서를 가결했다. 반대와 기권 표를 던진 의원은 총 34명이다. 이중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을 제외한 33명이 모두 국민의힘 의원으로 나타나, 주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표는 국민의힘 김기현, 김희국, 박대수, 박성중, 서병수, 윤한홍, 이용, 이주환, 장제원, 조경태, 한기호, 황보승희 의원과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등 13명이었다. 국민의힘 의원이 12명 중 김기현, 박성중, 윤한홍, 이용, 장제원 의원 등 ‘친윤’ 의원이 5명이다. 서병수, 조경태 의원 등 중립적 성향의 중진 의원들도 반대표를 던졌다.

기권표는 국민의힘 강기윤, 이명수, 최승재, 김웅, 박수영, 서정숙, 엄태영, 조명희, 최춘식, 홍석준, 김성원, 유경준, 정동만, 조은희, 유상범, 이용호, 정운천, 서범수, 이달곤, 임이자, 김영식 의원 등 21명이었다. 이중 박수영, 유상범, 이용호 의원 등은 친윤으로 분류된다.

한편 ‘윤핵관’ 권성동, 정점식, 이철규 의원 등은 이날 표결에 불참했다. 

또한 이날 오전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국회를 찾아 정진석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을 만나 대통령실의 분위기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조 합의안에 대해 "대상이 아닌 기관들을 부르는 부분이 목적에서 어긋난다. 그런 것들이 있으니 논란이 생기는 것 아니겠는가"라면서 “(합의내용) 전체를 알고 있는 건 아니었다”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25일 국회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 표결에서 반대한 의원 다수가 ‘친윤’이라는 분석에 대해 "언론이 쓸데없이 편가르기를 한다"고 일축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시기에 국조가 맞지 않다는 소신을 가진 분들은 반대표를 던진 것이고 실제 제 생각도 그런 쪽에 가까웠다"며 "일방적으로 국정조사를 처리한다는 걸 저지하려고, 말하자면 고육지책으로 합의한 것이지, 이 방법이 좋아서 한 것은 아니지 않냐"며 "반대하신 분들도 당당히 반대를 한 것이고, 저는 나름대로 소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와 소통이 잘 되고 있나'라는 물음에 "정부와 잘 소통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진석‧홍준표, 주호영에 힘 싣기 “예선 정국 대화‧타협의 협상 필요”

한편 여야가 국정조사 합의문을 발표한 다음나인 24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협상을 이끈 주 원내대표를 추켜세웠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주호영 원내대표의 협상이 옳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한다”며 “예산 정국이 여야 간 대화와 타협으로 원만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는 문제는 중요하다. 우리 정치에 여야 협상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 시점에서 국정조사가 적절하지 않다고 본 이유는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수사에 오히려 방해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특수본 수사 결과 발표 시점과 예산 처리 시점이 비슷하다면 국정조사 방해 요인이 제거된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후보이자 당 대표를 두 번 지냈던 홍준표 대구시장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 대표의 경륜이 묻어나는 여야 합의안”이라며 "대통령실의 MBC 대응이 적절했니 안했니 하는 쓸데없는 재잘거림보다는 경륜이 뭍어나는 중후한 원내전략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고 밝혔다.

尹대통령, 주호영에 “고생 많으시다”며 격려‧포옹

25일 한남동 관저에서 가진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 회동에서 윤 대통령이 주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전언이 나온다.

대통령실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에 다가가 "정말 고생 많으시다"며 격려한 뒤 포옹을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이 주 원내대표에게 ‘선배’라고 예우하며 ‘잘 부탁한다’며 등을 두드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이 일각의 갈등설을 불식시키고 현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는 스킨십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협치 포기한 정부여당의 비밀만찬, 한심하다”

한편 민주당은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간 회동을 두고 “협치를 포기한 정부여당의 한가한 비밀만찬이 한심하기만 하다”고 밝혔다.

서용주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어제저녁 대통령실 관저에서 3시간 20분 동안 만났다. 그러나 사진 한 장, 영상 한 편 공개하지 않은 비밀만찬으로 진행했다”며 “한마디 말조차 취재를 불허한 정부여당의 만찬 회동은 불통과 독선으로 점철된 그들만의 국정운영을 보여준다. 무엇을 감추려고 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서 부대변인은 “엄중한 국가위기 상황이다. 그런데도 한가하게 수다를 떠는 정부와 집권여당의 태도는 기가 막힌다”며 “하물며 10.29 참사는 잊은 것인가. 유가족의 피맺힌 절규를 귓등으로 듣는 것인가”라고 다그쳤다.

이어 “국민 앞에 야당과의 협치를 약속했던 대통령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여당 간의 화합만 강조했다고 한다”며 “지난 8월 여당 지도부가 구성되면 같이 만나자고 했던 대통령의 말은 시간 끌기를 위한 허언에 불과했다. 야당은 정치탄압의 대상일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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