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언론사도 내보냈다고 하는 게 악의적이고, 시사프로그램의 대통령 부부 비판도 악의적”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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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18일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문답(도어스테핑)에서 MBC기자가 윤 대통령에게 MBC보도에서 무엇이 ‘악의적’인지를 물은데 대해 서면으로 답했다.

대통령실은 답변에서 MBC가 ‘악의적’이라는 근거를 대통령실 ‘주관적 기준’으로 10개를 제시했다. 이재명 부대변인의 공식 서면브리핑으로 MBC를 ‘악의적 언론’으로 공식화함에 따라 대통령실과 MBC 간의 갈등이 정권 차원의 MBC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도어스테핑에서 MBC 기자들을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것이 ‘선택적 언론관’이 아니냐는 질문에 “우리 국가 안보의 핵심축인 동맹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에 MBC기자가 “취재의 어떤 부분이 악의적이라는 것이냐”고 질문하자 윤 대통령은 답변하지 않고 등을 돌려 자리를 옮겼다. 이후에도 도어스테핑 현장에서는 MBC 기자와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 간의 설전이 벌어져 분위기는 다소 험악해졌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날 오전에 도어스테핑에서의 MBC 기자 질문에 대한 서면브리핑에서 “대통령 도어스테핑 당시 ‘무엇이 악의적이냐’는 MBC 기자 질문에 대해 답하겠다”며 대통령실의 주관적 기준을 바탕으로 ‘악의적’이라고 판단한 근거를 제시했다.

이 부대변인은 먼저 ‘바이든’, ‘날리면’ 음성과 관련해 “1. 음성 전문가도 확인하기 힘든 말을 자막으로 만들어 무한 반복했다. 이게 악의적”이라고 했고 “2.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말, 국회 앞에 미국이란 말을 괄호 안에 넣어 미 의회를 향해 비속어를 쓴 것처럼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거짓 방송을 했다. 이게 악의적”이라고 했다.

또 “3. MBC 미국 특파원이 가짜뉴스를 근거로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에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마치 F로 시작하는 욕설을 한 것처럼 기정사실화해 한미동맹을 노골적 이간질했다. 이게 악의적”이라고 했고 “4. 당시 미 국무부는 ‘한국과 우리의 관계는 끈끈하다’고 회신했지만 MBC는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면서 “이게 악의적”이라고 했다.

또 “5. 이런 부분들을 문제 삼자 MBC는 ‘어떠한 해석이나 가치판단을 하지 않고 발언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고 또 거짓말을 했다. 이게 악의적”이라고 했고 “6. 공영방송 MBC는 가짜뉴스가 나가게 된 경위를 파악하기보다 다른 언론사들도 가짜뉴스를 내보냈는데 왜 우리에게만 책임을 묻느냐며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 이게 악의적”이라고 했다.

또 “7. 공영방송 MBC에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했으나 지금까지 사과는커녕 아무런 답변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게 악의적”이라고 했고 “8. MBC의 각종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대통령 부부와 정부 비판에 혈안이 돼 있다. 그 과정에서 대역을 쓰고도 대역 표시조차 하지 않았다. 이게 악의적”이라고 했다.

나아가 “9. MBC의 가짜뉴스는 끝이 없다. 광우병 괴담 조작방송을 시작으로 조국수호 집회 ‘딱 보니 100만 명’ 허위 보도에 이어 최근에도 월성원전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줄줄 샌다느니, 낙동강 수돗물에서 남세균이 검출됐다느니 국민 불안을 자극하는 내용들을 보도했지만 모두 가짜뉴스였다. 이러고도 악의적이지 않은가”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10. 왜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지 공영방송으로서 성찰하기보다 ‘뭐가 악의적이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바로 이게 악의적인 것”이라고 했다.

이 부대변인 제시한 근거 중 앞선 4가지는 윤 대통령의 지난 9월 미국 순방 당시 한 행사장의 발언에 대한 사실적 판단은 언론 고유의 영역임에도 이를 두고 ‘가짜뉴스’, ‘악의적’이라는 프레임으로 MBC를 공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바이든’으로 보도하면 ‘가짜뉴스’, ‘날리면’으로 보도해야 ‘진짜뉴스’라고 대통령실이 주장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5~7번째 근거는 MBC가 대통령실의 ‘주관적 판단기준’에 순응하지 않은 것을 “악의적”으로 판단했다는 것으로 보이며 8번째 근거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보도를 문제 삼은 것 자체도 ‘악의적’이라는 것이다. 9번째 근거는 MBC를 공격하기 위해 과거의 보도사례를 입맛에 맞춰 제시하고 ‘악의적’이라는 프레임 구축에 이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마지막 10번째 근거는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에서 MBC를 향해 “악의적 행태”를 보였다고 말한데 대해 MBC기자가 질문을 한 것도 “악의적”이라는 근거에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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