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주제 “중첩되는 위기, 대통령과 여당의 위기관리 리더십은?”
홍형식 “무당층이 24%까지 늘었다. 尹이 실행하지 못한 법치·공정·상식, 민주당도 채우지 못한 때문"
차재원 “이재명은 사이다가 아닌 고구마가 돼야. 제1야당도 수권·대안정당의 신뢰회복이 우선”
황장수 “국민 시선 더 이상 신경쓰지 않아. 이재명 먼저 보내느냐, 정권 무너지느냐의 대결로 가고 있다”
김능구 “尹 대통령 ‘본인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 천하의 인재와 함께 다시 출발해야”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경제위기의 우려 속에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은 안보위기까지 불러왔다. 정부여당의 위기관리 리더십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상황이지만, 여야 정치권을 극한 대치로 몰고가는 사정정국은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국정감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10월 20일 “중첩되는 위기, 대통령과 여당의 위기관리 리더십은?”이란 제목 하에, 여야 대치정국의 본질과 경제위기 동향 등에 대한 정국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검찰이 민주당사,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사실 국정감사 기간에 검찰이 국감을 받으면서 제1야당에 영장 청구하고 압수수색한 경우는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차재원 : 제가 알기로 제1야당에 대한 압수수색은 처음이다. 1999년도인가 제가 한나라당 출입할 때, 정형근 의원을 체포하기 위해서 체포영장 집행하러 왔는데 정형근 의원이 당사로 도망을 갔고, 그래서 당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은 적은 있지만, 야당 당사를 압수수색하겠다고 한 것은 처음이다.

야당 당사가 성역은 아니지만, 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김용 부원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해서 이미 신병을 확보했다. 김용의 현 직함이 민주연구원 부원장이기 때문에 그 사무실을 들여다봐야 되겠다는 건데, 부원장 임명을 10일날 했으니까 8일밖에 안 됐고 사무실에 세 번밖에 안 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제가 아는 정당의 구조로 봤을 때는, 사무처 요원이 아닌 예를 들면 약간 뜨내기처럼 당 대표하고 같이 정당에 들어온 사람들이 그 사무공간에 중요한 기밀 같은 것 숨겨놓고 할 가능성은 적다. 물론 누구는 야당 당사니까 압수수색 안 받는다 생각하고 갖다 놓은 거 아니냐 그러는데, 사실 야당 내에는 검찰이 적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적들이 더 많다. 소위 비명계 사람들은 물론이고 누구나 다 드나드는 곳인데, 거기에 스모킹건 같은 걸 가져다 은닉해놨다? 검찰이 어떤 판단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상식적이지 않다.

결국은 김용 더 나아가서는 이재명 사법리스크 플러스 알파로 해서, 이번에 민주당을 정치적으로 확실하게 굴복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 아닐까. 앞서 이야기했던 대로 윤 대통령 지지율 자체가 워낙 안 좋으니까, 이런 식으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대통령의 권위도 한번 올려보겠다는 생각 아닐까.

공교롭게도 김용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되기 바로 전날 검찰이 전격적으로 서욱 전 국방부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날이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던 날이다. 어제는 노영민 전 비서실장에 대해서 탈북어민 북송 사건으로 장시간 조사를 했고, 박은정 검사에 대해서도 소환 조사를 했다.

민주연구원에 대한 검찰 압수 수색이 진행 중인 24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검찰 관계자가 압수수색 물품을 담을 박스를 챙기고 있다. 2022.10.24
▲ 민주연구원에 대한 검찰 압수 수색이 진행 중인 24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검찰 관계자가 압수수색 물품을 담을 박스를 챙기고 있다. 2022.10.24

한꺼번에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는 일련의 일들이 검찰의 독단적인 판단일까? 저는 정권하고 교감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어젯밤 자정에는 유동규가 석방됐다. 이것도 상당히 이례적인데, 주요 혐의자를 두 번이나 구속 연장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안 했다고 하지만 사실 검찰 입장에서는 유동규를 잡아두는 게 훨씬 편하다. 그러면 별건을 만들어서라도 잡아두었을 건데, 그러지 않고 석방시켰다는 이야기는 유동규의 입을 열면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뭔가를 확보했을 걸로 보인다.

이 모든 것들이 검찰의 자신감이 되어 어제 야당 당사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이어졌다고 보이는데, 하지만 저는 검찰이 일종의 패착을 뒀다고 생각한다. 어제 김용이 체포됐다는 이야기가 들렸을 때 민주당 내 분위기는 상당히 신중론이었다. 그런데 민주당 당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됐고 그것을 집행하려고 하니까, 이제는 민주당이 결사투쟁으로 넘어간 상황이다. 그렇다면 야당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은 정치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한 것 아닐까 생각이 드는 거다. 결론적으로 야당을 정치적으로 전면 공격하고 있는 것인데,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라는 차원에서 본다면 이것은 사실 이재명을 약간 도와주는 측면도 있다는 생각이다.

황장수 : 윤석열 검찰이 이재명에 대해 사법처리하려고 작정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2006년 4월 노무현 정권 때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 한화갑 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집행하려 해서, 민주당원들이 가스통 들고 막아서며 며칠을 난리쳤던 적이 있다. 한국 정치에서 집권 여당이 야당한테 상투적으로 행하던 짓을, 이번에도 반복하고 있는 거다.

그래서 이 일에 대해서 무리가 있고 민주주의를 망친다고 보기보다는, 실질적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를 봐야 된다. 정권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차원에서 보면 이재명은 사법 리스크를 피하지 못할 걸로 보인다. 역대 검찰총장이 대통령 된 적도 없고 검찰이 이렇게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서 조사한 적도 없다. 또 이재명 스스로가 이런 부분에 굉장히 허술하게 흘리고 다닌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도 민주당 전체가 하나 되어서 이재명을 막자고 나선다? 과연 친문의 속셈도 그런 것일까? 저는 그저께 전재수 발언이 그냥 나온 게 아니라고 본다. 민주당이 압수수색 건에 대해서 막는 거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이재명이 뚫리면 그때는 뭐라 할 것인가. 그래서 이재명에 대한 정치적 지지 여부를 떠나서 민주당은 하나가 되어 막을 것이라는 생각, 저는 아니라고 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0.21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0.21

김능구 : 유동규가 구속 정지돼서 나왔고 그 전에 검찰이 만났는데, 유동규가 김용한테 8억이라는 돈을 줬다고 얘기했다는 거다.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대선 경선할 때, 김용이 캠프 부본부장일 때 줬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대변인 김의겸 의원이 ‘양쪽 주장이 다 있기 때문에 지금 뭐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저는 좀 이례적이라고 봤다.

차재원 : 오늘 이재명 대표의 말이 재미있다. 나는 1원도 쓴 적이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김용의 결백을 믿는다는 이야기도 했지만, 쉽게 말해서 김용이 설사 받았다 하더라도 나는 그런 돈을 쓴 적이 없다는 식으로 꼬리를 자른 셈이다.

그런데 유동규만 진술을 한 게 아니고, 남욱에서 정민용 변호사로 가서 그다음에 유동규를 통해 갔다는 거다. 그러면 검찰은 남욱, 정민용 두 명의 진술도 확보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 3명은 아마 법정에서 똑같은 진술을 일관되게 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김용은 8억 부분을 빠져나갈 수 없지만 검찰 입장에서는 그것이 이재명한테 간 부분을 입증해야 되는 건데, 거기에 대한 스모킹건을 민주당사에서 찾겠다는 의도였던 것 같다.

민주당이 신중론에서 결사 투쟁론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검찰 입장에서 똥볼을 찬 셈이 되기는 했지만, 저도 사실 이재명이 이 사법리스크를 빠져나가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본다.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도 유죄 가능성이 높고, 쌍방울 수사, 성남FC 수사, 백현동 수사 등 산 너머 산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입장에서는 정말 위기다.

김능구 : 홍 소장님한테 하나 물어보자면, 많은 사람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떨어진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층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민주당 지지도가 높은 조사도 있었지만, 대체로 보면 같거나 국힘이 높은 조사들이 많았다. 윤석열 지지율이 바닥을 치는데도 이렇게 나타나는 것, 왜 그렇다고 보시는지?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왼쪽)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2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2.10.21
▲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왼쪽)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2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2.10.21

홍형식 :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일단 분명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도 정치적으로 큰 이벤트지만, 경합을 벌였던 이재명이 반대를 무릅쓰고 당 대표로 당선된 것도 그것만큼은 아니어도 야당으로 봐서는 엄청난 정치적 이벤트다. 그러면 이 대표가 취임하는 순간 민주당 지지율의 반등이 일정 정도 있어줘야 되는데, 그 무렵 여론조사를 보면 눈에 띄는 당 지지율 상승은 보이지 않았다.

또한 앞서 이야기했지만 국힘 지지율이 45% 대에서 34%로 떨어질 동안 민주당 지지율의 반등은 5% 정도밖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국민의힘 지지 이탈자 중 절반 이상이 무당층으로 가버렸다는 거다. 사람들이 무당층을 별로 주목하지 않는데, 윤 대통령 취임 후 5월달에 무당층이 19.5% 프로였다. 3월에 당선됐을 때는 14.9%였는데 그만큼 늘어난 거고, 지금은 24.1%까지 무당층이 늘어났다. 추세상 분명한 것은 국힘 지지 이탈자 또는 윤 대통령 지지 이탈자들이 민주당으로 넘어간 모습은 보이지 않는 거다.

그러면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될까. 앞서 이야기했듯이 윤 정권은 지지층과 중도층 가운데 뭔가 전략적 판단을 했고, 그래서 중도층을 포기한 것은 아니겠지만 선후 관계에서 후로 본 것 같다. 사실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이 중도층에 대해 일정 부분 공략에 성공했던 것은 법치, 공정, 상식이 통하는 정상적 사회를 이야기한 결과였다. 그런데 지금은 그것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받고 있는 거다.

역으로 지금 민주당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느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거다. 전후 맥락은 어떠하든 당 대표가 법적인 이슈의 한복판에 서 있고, 정치적 행위를 놓고 봐도 협상이라든가 이런 것이 국민 눈높이에 미흡한 거다. 윤 대통령이 실행하지 않는 법치, 공정, 상식을 민주당도 똑같이 국민들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탈된 지지층이 민주당으로 가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봐야된다.

김능구 : 어제 국회 농해수위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민주당이 단독 처리했다. 이번 정기국회에 임하는 민주당의 대응방향이 거의 정해진 것으로 보이는데, 일련의 검찰 수사를 보면서 사실상 협치의 가능성은 물 건너갔다고 보는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윤 정부가 하려고 했던 감세라든지, 부동산 3법 개정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다 물 건너가는 것 아닌가. 그래서 이쪽은 검찰 수사 저쪽은 국회 의석 수를 가지고 강대강으로 맞붙는 상황인데, 국민들은 경제 위기 뿐만 아니라 우리 정치의 위기가 오는 것 아닌가 바라볼 것 같다. 어떻게 봐야 하나.

황장수 : 솔직히 이제 쌍방이 국민적 시선에 별로 신경을 안 쓰는 단계로 갈 거라고 본다. 왜냐하면 ‘경제 위기로 인해서든 스캔들이 터지든 윤 정권이 무너지느냐, 아니면 이재명을 먼저 보내느냐’라는 시간 싸움에 들어갔다고 본다. 그때까지는 국민적 지지는 신경 안 쓰고, 고정된 자기 핵심지지층을 붙들고 가면서 싸우자고 결정났다고 보는 거다. 공자 왈 맹자 왈 하듯이 올바른 정치 이야기를 해 봤자 소 귀에 경 읽기다. 이제 이재명이 먼저 죽느냐, 윤 정권이 먼저 붕괴되느냐의 싸움만 남았다고 본다.

김능구 : 이재명이 여러 가지 사법적인 문제에 직면해서 어렵게 됐다고 가정할 때, 그렇게 하면 윤석열 정부는 살 수 있는 건가?

황장수 : 그때는 윤석열 정부가 이재명을 제외한 나머지 민주당과 개헌 카드라든지 여러 가지를 가지고 ‘이재명은 빼고 정리하고 가자’고 할 거다. 자기를 전복하고자 하는 동력은 사라진 채 서로가 협치하거나 상생하는 것, 거기에 포인트를 둘 것이라고 본다.

김능구 : 황 소장님, 이전에 김진표 국회의장이 중진협의체를 이야기해서 윤 대통령이 좋다고 했고, 이번에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교섭단체연설에서 언급하고 했는데, 이게 그런 역할을 할 수도 있을까?

황장수 : 제가 볼 때 민주당을 상대로 전체를 다 적으로 돌리는 행위는 안 할 거다. 이재명만 제거할 거니까 너희하고는 손잡자라는 메시지를, 겉으로 언론에 보도만 안 돼서 그렇지 계속 던지고 있고, 총선 전에 개헌과 관련된 이야기들도 하고 있을 거라고 본다. 그러면서 이재명만 핀셋으로 도려낼 건데 거기에는 가세하지 말아달라는 메시지들이 가고 있을 거다.

차재원 : 저는 그게 대표적인 소위 ‘희망적 사고’라고 본다. 윤석열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지금 이재명에 대해 당내에서도 전재수 발언처럼 여러 가지 견제구가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만약 이재명이 정치적으로 실각하는 경우 남은 세력들이 윤석열 정부하고 손을 잡는 순간에는 말 그대로 사꾸라가 되는 거다.

남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강한 선명성을 내걸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위해서 윤석열과 투쟁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야만 민주당의 정통성을 갖고 자기들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는 거다. 만약에 ‘이재명 굿바이, 잘 가라’ 이러고 나서 윤석열과 손 잡으면, 그것은 자기들이 ‘바이바이’ 되는 거다.

아까 ‘소 귀에 경 읽기’라고 했는데, 그래도 경을 읽어야 되는 이유는 절실하다. 이야기했던 안보위기,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치적인 리더십이 회복되지 않으면 이 국난을 어떻게 극복할까? 제가 도덕 교과서처럼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렇게 해야만 대한민국이 살 수 있다.

황장수 : 어떻게 보면 이재명이나 윤석열, 둘 다 가는 게 정치적 리더십이 회복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차재원 : 그게 지금 무당층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인 것 같다.

김능구 : 이재명 당 대표는 사퇴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이다. 잘못하면 헌정사의 중단이라든지 여러 가지 문제가 또 생기는 불안도 있다.

황장수 : 과거를 많이 봤기 때문에, 이제는 박근혜처럼 실기는 안 할 거라고 본다. 제가 봤을 때 박근혜는 두어달만 빨리 결정을 하고 승부수를 두었으면, 그렇게 안 하고도 정리가 됐을 거다. 그걸 봤기 때문에 최악까지 가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그럴 일이 있으면 아마 그전에 손 들거다.

김능구 : 하여간에 대통령이 물러나는 그런 일보다는 서로 간에 상생 노력이 있어야 할텐데, 그래서 경읽기라도 필요하지 않나 싶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과 이재명 당 대표에 대해서 제언 혹은 조언 한마디씩 하고 마치겠다.

황장수 : 내가 볼 때, 성향이나 여러 조건으로 봐서 어차피 두 사람이 타협은 안 되니까, 각자 가진 칼을 뽑아서 승부를 빨리 앞당기기 바란다. 그래야 국민들도 좀 편해질 거니까.

차재원 : 윤 대통령이 본인이 한 이야기 ‘The buck stops here’ 즉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자세로 국정을 운영하기 바란다. 따가운 민심의 질책은 겸허히 수용하고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해야 한다.

이재명은 이제 사이다가 아니라 고구마가 될 필요가 있다. 성남시장 시절, 2017년 당시 경선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주 시원하게, 명쾌하게 이야기 잘한다’였지만, 이번에 안보위기 상황에서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갖고 친일 프레임으로 몰고 갔던 것은, 저는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안을 그런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인데, 제1야당이 수권정당, 대안정당이 되려고 하면 오히려 좀 답답할 정도의 고구마 언행을 통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서 한 명은 ‘The buck stops here’, 다른 한 명은 ‘고구마’를 제안하고 싶다.

홍형식 : 제가 볼 때는 두 사람 모두 상상력이 전혀 작동되지 않는 프레임의 위기에 놓여 있다. 지금까지 정치를 그렇게 해 왔으니 프레임이나 갈라치기와 같은 굳어진 사고 방식으로 이 판을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지금과 같은 막다른 대결 구도에서는 아마 그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

김능구 : 저는 먼저 국민들한테 한 말씀 드리고 싶다. 준비된 대통령을 뽑지 않은 나라와 국민은 불안해지고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또다시 확인했다. 보수 세력 그 누구도, 준비된 대통령이라서, 그분의 능력과 경륜, 리더십이 선진국으로 진입한 대한민국을 세계 속으로 이끌 것이라고 해서, 윤석열을 지지하고 대통령으로 뽑지는 않았다는 이야기를, 누구나 공공연히 한다. 아무리 정권교체가 중요했다 하더라도, 준비된 대통령 후보를 공당의 후보로 선출하고 본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된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다.

윤석열 대통령은 ‘본인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외교, 안보는 말할 것도 없고, 경제 부문에서도 대한민국의 현 위치와 복잡한 4차 산업혁명 시기를 어떻게 뚫어낼 것인가를, 수사적 차원이 아니라 정말 깊이 고민하고 대안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그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배출한 수많은 전문가가 있고 실제 축적된 역량과 경험치들이 있다. 대통령이 지금부터라도 내각과 대통령실의 전면 개편을 통해서 정말 천하의 인재와 함께하는 가운데 새로운 출발을 해야 된다.

한 가지 곁들이고 싶은 것은 김건희 여사의 자중을 촉구한다. 김건희 여사가 재클린 여사처럼 멋있는 퍼스트레이디가 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겠지만, 이미 국민들한테 너무나 부담스러운 존재가 돼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는 본인이 대선기간에 말했듯이 ‘충실한 내조’에 국한하는 차원에서 역할을 해야 된다고 본다.

이재명 당 대표 같은 경우는, 본인은 사법 리스크란 자체가 프레임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본인의 사법적인 문제와, 국정운영에 있어서 절대 의석을 갖고 있고 현재 위기를 헤쳐나가야 하는 야당 당 대표의 모습과는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본인의 문제는 스스로의 문제로 감당해내고 야당 당대표로서의 책무는 충실하게 해야 된다. 자기가 감내하고 감수해야 할 것은 흔쾌히 해내면서도, 아까 차 교수님이 사이다 아닌 고구마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정말 ‘야당 대표로서의 이재명은 멋있다’라고 말할 수 있도록 잘 해내는 것이 본인 부활의 밑바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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