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불발 후 대통령실 ‘환담보도자료’ “美IRA-금융안정화 협력-북핵 확장억제 협의”
백악관도 보도자료 냈지만 한국에 시급한 ‘IRA-금융안정’ 언급 빠져, ‘안보경제동맹’ 무색
尹대통령 “국회(미 의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막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유엔총회 참석 차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한미정상회담이 불발에 그쳤다. 윤 대통령은 순방 중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북핵 확장 억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 ‘한미 통화스와프’ 등 시급한 현안에 대한 정상 간 논의도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오후 바이든 대통령 주최로 뉴욕의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과 48초간의 짧은 만남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당초 이 행사 참석 대상자는 아니었으나 미국 측의 초청으로 이뤄지면서 약식 정상회담 가능성도 예견됐으나 행사 후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다가와 인사를 나눈데 그쳤다.

정상회담이 불발되면서 대통령실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짧은 대화를 ‘환담’으로 표현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기대했던 한미 정상회담 불발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뉴욕 체류 기간을 단축하면서 정식 한미 정상회담은 사실상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바이든 대통령의 뉴욕 외교일정 단축 소식을 전하면서 “그러나 한미정상회동은 어떤 식으로든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만나게 되는 일정이 확정되면 알려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기대한 정상회담은 48초 만남으로 대체됐다.

대통령실은 ‘환담 보도자료’에서 “윤 대통령은 18일 런던에서 개최된 찰스 3세 영국 국왕 주최 리셉션과 21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및 바이든 대통령 내외 주최 리셉션 참석 계기에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미 인플레감축법(IRA), 금융 안정화 협력, 확장억제에 관해 협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미국의 인플레감축법과 관련한 우리 업계의 우려를 설명한 뒤 미국 행정부가 인플레감축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우리 측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한미 간 긴밀히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측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 한미 간 계속해서 진지한 협의를 이어나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또한 “양 정상은 필요 시 양국이 금융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장치(liquidity facilities)를 실행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양 정상은 확장억제 관련 한미 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평가하였으며, 북한의 공격을 억제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공동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양국 간 공조를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의 세 번의 짧은 만남 속에서 한미 간 핵심 현안 3가지를 논의했다고 했지만 만남의 형식과 만난 시간 등을 고려할 때 물리적으로 이들 현안에 대해 구체적인 대화를 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백악관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 “바이든 대통령이 오늘 뉴욕서 윤 대통령과 만났다”며 “양 정상은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긴밀한 협력을 계속해 나간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공급망 회복 탄력성, 핵심기술, 경제 및 에너지 안보, 글로벌 보건과 기후변화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우선 현안에 대해 양국간 진행 중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이같은 보도자료를 낸 데는 한미정상회담이 불발되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외교적 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백악관은 한국에게 긴급한 인플레이션감축법 관련 내용과 통화스와프를 암시하는 금융안정에 대한 내용을 빠져 있었다. 시급한 이들 현안에 대한 언급 없이 ‘북핵 대응’ 등 기존의 합의된 사항을 반복했다.

이러한 상황을 짚어볼 때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미정상회담을 가지고 이를 통해 한미동맹을 ‘금융과 경제’부문으로 확대하겠다고 한 윤 대통령의 계획을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한미정상회담 불발은 굴욕적인 한일 약식정상회담과 함께 외교적 참사라는 평가를 받을 상황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재정공약 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48초 짧은 만남 이후 퇴장하던 윤 대통령이 박진 외교부 장관과 김성한 안보실장 쪽을 바라보며 “국회(미 의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고 말하는 장면이 영상으로 포착됐다.

한미정상회담 불발과 겹쳐 윤 대통령이 미국 정상과 의회를 모욕하는 발언이 영상으로 공개돼 국내 정치 뿐 아니라 외교적 논란으로까지 야기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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