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익수 공군법무실장, 가해자 장모 중사 등 8명 기소
안미영 특검 , "군이 수사할 때 은폐하면 처벌 받는다는 경고의 메시지 준 것"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군대 내 그릇된 문화 개선 바란다"
유가족측 '윗선'을 법정에 세우지 못한 점 한계'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100일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가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2.9.13 (사진출처:연합뉴스)
▲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100일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가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2.9.13 (사진출처:연합뉴스)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공군 故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관련 '2차 가해혐의'를 수사해 온 안미영(사법연수원25기) 특별검사팀은 100일간의 수사를 종결하고 전익수(52) 공군 법무실장과 강제추행 가해자 장모(25, 구속수감) 전 중사 등 사건 관계자 8명을 기소했다고 13일 특검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故이예람 중사가 강제성추행 피해 후 군내부에서 직속상관들의 2차 가해가 사망에 이른 원인이었다는 것을 특검 수사를 통해 밝혀냈다.

안미영 특검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심리부검 결과 이 중사에게 이전에 없던 극단 선택 위험이 강제추행 이후 급격하게 고위험군에 이르렀다”며 “제15특수임무비행단(성남15전투비행단) 전입 후 증상을 더 악화시키는 2차 가해를 경험한 이후 심화된 좌절감과 무력감으로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사실을 확인됐다"고 말했다. 

2021년3월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이예람 중사가 선임 장모 중사에게 강제추행 피해를 당한 후 두달뒤 제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인사이동 명령(2021년5월14일) 받은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5월22일 발견)과 관련, '군내 2차가해로 인한 사망 의혹'이 제기되면서 100일간 군의 부실 수사와 수사 무마 의혹, 군내부 2차 가햬의혹 등에 대한 '故이예람 특검수사'가 진행되었다. 

13일 안미영 특검팀은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수사 결과 브리핑 시간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안미영 특별검사팀은 164명을 조사한 결과, '2차 가해혐의'로 군 법무관 출신 김모 변호사 1명을 구속 기소하고,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 가해자 장모 중사 등 7명을 불구속 기소 등 총 8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지난 8월 31일 공군 법무관 출신 변호사 1명을 구속 기소 하고, 이달 9일 공군본부 전익수 법무실장 등 장교 5명, 군무원 1명, 전 부사관 1명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차 가햬혐의로 국방부 검찰수사에서는 기소되지 않았다. 

특검 수사에 앞서 1년전 지난해 군검찰에 의해 故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의 직접적 관계자인 가해자 장모 중사와 노모 상사·노모 준위·김모 중사 등 15명이 기소 된 후 이외의 초동 수사 부실 책임 및 수사 무마, 명예훼손 사실 등을 특검팀이 확인한 결과다.

'故이예람 특검법' 국회 통과.... 안미영 특검팀, 2차 가해 군관계자 추가 조사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해 ‘故이예람 중사 2차 가해 군 관계자 추가 조사’가 권고 된 이후 ‘故이예람 특검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13일 특별검사로 안미영 변호사를 임명했다. 故이 중사 사망 381일 만에 특검팀이 수사 개시했고, 이후 100일 만에 2차 가해 관계자들의 혐의를 밝힌 것이다.

이번 특검 수사는 성추행 등 군대내 사건에 대한 '2차가해' '사건은페'도 법적 처벌을 받는다는 첫 사례로써 그 의미가 크다. 

안 특검은 2차가해 혐의에 대해 기소하며 "앞으로 군이 수사할 때 은폐하면 처벌을 받는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준 것"이라며 "(피고인들이) 형법상 공범 개념으로 조직적으로 범행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군대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로 반드시 기소해야 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안 특검은 "성폭력 피해자의 두려움과 고통을 외면하고 설 자리마저 주지 않는 군대 내 그릇된 문화와 낡은 관행이 개선되기를 바란다"며 "이 중사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100일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가 13일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2.9.13 (사진출처:연합뉴스)
▲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100일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가 13일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2.9.13 (사진출처:연합뉴스)

특검팀은 우선 초동 부실수사 논란의 당사자로 지목된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에 대해 면담 강요 등의 방법으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위반 혐의'의 불구속 기소했다고 전했다.

특검팀은  "군무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법무실장 본인을 수사 중인 군검사를 상대로 자신이 군무원에게 범행을 지시했다는 구속영장이 잘못됐다고 추궁하는 등 계급 및 지위에 따른 위세를 과시해 위력을 행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다만 ‘초동 수사 부실’ 의혹은 인정되지 않았다.

특검팀 관계자는 “전 실장이 (가해자에 대한) 구속을 검토하며 지시했던 메시지 내용 등을 확인했다”며 “(전 실장이 받은 초동 수사 부실 의혹은) 아무런 근거가 없어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공군 법무관 출신 김모 변호사에 대해서는 ‘전익수 녹취록’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가짜 증거로 전 실장에 대한 허위 제보해 이번 사건을 공론화 시킨 시민단체 군인권센터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다. 김모 변호사는 사적 앙심 때문이라며 행동의 이유를 설명했다.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팀이 수사 결과를 발표한 1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 중사의 빈소 모습. 이날 특검은 공군본부 전익수 법무실장 등 장교 5명, 군무원 1명, 가해자 장모 중사 등 총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2022.9.13 (사진출처:연합뉴스)
▲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팀이 수사 결과를 발표한 1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 중사의 빈소 모습. 이날 특검은 공군본부 전익수 법무실장 등 장교 5명, 군무원 1명, 가해자 장모 중사 등 총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2022.9.13 (사진출처:연합뉴스)

또한 故이 중사를 보호조치 하지 않은 김모(44) 대대장, 김모(29) 중대장, 박모(29) 군검사 등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직속 상사 3명을 재판에 넘겼다.

김 대대장은 “가해자 장 중사가 피해자 故이 중사의 신고 후 분리조치 됐고, 파견을 조사 이후로 연기해 달라고 했다”며 허위 사실을 보고해 허위보고·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았다.

김 중대장은 故이 중사가 새로 전입한 공군 15특수임무비행단 중대장에게  “이 중사가 이상하다. 20비행단 언급만 해도 고소하려 한다”며 말해 명예훼손에 따른 2차 가해 혐의로 기소됐다.

박 검사는 지난해 4월7일부터 5월21일까지 故이 중사 사건에 대해 인지했음에도 군인등강제추행치상 의율 필요성 및 가해자 장 중사의 구속수사 필요성에 대한 검토를 지지부진 끄는 등 이 중사 사망 전 2차 가해가 인정됐다. 직무유기,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비밀준수등), 허위보고, 무단이탈 혐의를 받았다.

특히 박 검사는 故이 중사 사망 후 극단적 선택과 관련한 글을 단체 채팅방에 게시 하는 등 피해자 사생활 비밀 누설 혐의도 특검팀 판단에 가중됐다. 해당 채팅방엔 법무관 등 범죄 수사와 관계된 공무원 신분의 동기들이 있었다.

국방부 군사법원 군무원 양모 씨는 가해자 장 전 중사가 구속되기 전 지난해 6월 전 실장에게 심문 받은 피의자들의 인적사항을 누설한 데 따른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됐다.  

결국 특검팀의 수사 결과는 이러한 2차 가해가 이 중사를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게 했다는 것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심리부검 결과 극단적 선택 위험 정도가 장 중사에게 피해를 당하고 급격히 상승했고, 이어진 2차 가해들이 경험해 심화된 좌절감과 무력감으로 이 중사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점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이 중사 사망이 언론을 통해 불거지며 공군에 대한 비난 여론이 분출하자 이를 반전시키려는 의도로 이 중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당시 공군본부 공보담당 정모(45) 중령도 재판에 넘겼다.

또한 故이 중사를 직접 가해한 장 전 중사에 명예훼손 혐의가 추가 기소됐다. 특검팀은 장 전 중사가 부대 동료들에게 본인이 故이 중사 신고로 고소당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한 정황을 파악했다.

특검팀은 "철저한 공소유지로 피고인들 각자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성폭력 피해자의 두려움과 고통을 외면하고 설 자리마저 주지 않는 군대 내 그릇된 문화와 낡은 관행이 개선되고, 다시는 故 이예람 중사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안미영 특검팀은 지난 6월5일 수사를 시작한 이후 특검기간 100일간 엄청난 규모의 전방위 수사를 폈다. 관련자 164명을 조사하고, 국방부 등으로 부터 받은 사건기록 등 약 5만쪽 분량을 검토했다. 공군본부, 국방부 검찰단, 군사법원 등과 관련자의 이메일 등 총 18회 압수수색을 했다. 압수한 저장매체 65종에 대한 포렌식을 통해 약 3.32테라바이트(TB)의 디지털 증거를 새로운 정보를 확보해 분석했다. 

故이 중사 유족측 "성폭력 피해자 죽음으로 몰아넣는 참담한 과정 전반 규명....'윗선' 규명 못해 한계"

故이예람 중사의 부모가 특검 수사 결과 발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유가족측은 2차 피해의 진상을 규명한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윗선' 수사 한계와 초동 부실수사를 밝혀내지 못한 점 등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 ⓒ연합)
▲ 故이예람 중사의 부모가 특검 수사 결과 발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유가족측은 2차 피해의 진상을 규명한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윗선' 수사 한계와 초동 부실수사를 밝혀내지 못한 점 등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 ⓒ연합)

고(故) 이예람 중사의 유가족은 13일 안미영 특별검사팀 수사 결과에 대해 2차 피해의 진상을 규명한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윗선'을 밝히지 못한 점 등은 한계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중사의 유가족과 군인권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등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특검 수사 결과에 아쉬움이 없지 않다"면서도 "군을 수사한 최초의 특검으로써 폐쇄적 병영에서 성폭력 피해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참담한 과정 전반을 규명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중사 사망 전후로 불구속 수사가 계속된 이유를 끝내 규명하지 못했다"며 "부실수사의 실체적 진실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중사 죽음에 부실수사가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규명하기는 했으나 '윗선'을 법정에 세우지 못한 점은 유가족의 한으로 남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유가족 측은 "전 실장과 그의 변호인은 수시로 SNS등에 '이 중사는 성추행과 2차 피해가 아닌 다른 이유로 사망한 것'이라는 주장을 흘리며 고인과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해왔다"며 "허위 사실을 적극적으로 퍼뜨리고 다닌 동기를 밝혀내 책임을 묻지 않은 점은 특검 수사의 중대한 한계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중사의 부친 이주완씨는 "특검 수사는 끝났지만 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특검 수사 결과를) 그대로 민간법원으로 옮겨 (사건 관련자들이) 처벌받게 해야 한다.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어머니 박순정 씨는 "딸을 다시 볼 수 없다는 공허감에 힘들었는데 (특검 수사결과가) 엄마 마음을 조금이나마 대변해줘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우리 아이를 보내줄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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