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국고채 채권 
▲ 국채 국고채 채권 

금리 상승과 안전자산 선호가 맞물려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이탈하고 채권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이 강화되고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중 자금이 위험성이 큰 증시에서 빠져나와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역머니무브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7월 4일부터 8월 4일까지 한 달간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채권을 3조5천116억원어치 순매수 한 가운데, 채권 유형별로는 은행을 제외한 금융사 채권인 기타금융채가 1조3천550억원, 회사채가 1조3천42억원으로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국채(4천32억원), 은행채(2천248억원), 특수채(1천446억원) 순이었다.

연초 이후 현재까지 개인 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금액은 8조6천668억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 3조2천32억원의 2.7배며, 올해 들어 개인의 월별 채권 순매수 금액도 1월 3천283억원, 2월 4천663억원, 3월 6천506억원, 4월 1조680억원, 5월 1조2천880억원, 6월 1조2천980억원, 7월 2조9천977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반면 하락장에 진입한 주식시장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달 4일부터 이달 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1조2천18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가 7월 초 장중 2,270선까지 떨어진 후 완만하게 반등해 2,400선에 안착하자 많은 투자자가 매도 기회로 보고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순매도 규모가 큰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373220](5천215억원), 삼성전자[005930](2천781억원), 현대차[005380](2천483억원), 현대모비스[012330](2천13억원), 셀트리온[068270](1천979억원) 등이었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는 코스닥시장에서 5천446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치면 국내 증시에서 6천743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채권은 발행 주체인 국가, 공공기관, 기업 등이 망하지 않는 한 만기일까지 보유하면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시장 변동성이 클 때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안전자산으로,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는데 금리가 올랐을 때 저가 매수한 뒤 금리가 내리면 매도해 시세 차익도 볼 수 있다.

올해 들어 채권 금리는 가파르게 올랐다. 금투협 최종호가 수익률 기준으로 회사채(무보증3년) AA- 등급의 금리는 지난 6월 중순 연 4.4%대까지 치솟았다. 이후 금리 급등세가 진정되면서 최근에는 연 4.0% 안팎까지 내려왔으나, 작년 말의 연 2.415%와 비교하면 금리는 아직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우량 기업의 회사채 수익률이 잇따라 연 4%대에 진입하면서 매수세가 몰리며 증권사들도 회사채를 중심으로 채권 특판에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016360]은 지난달 15일 300억원 한도로 세전 연 4%대 수익률을 제공하는 은행·금융지주 채권 특판을 했는데 판매 개시 27분 만에 매진됐다. 특판 채권은 'KB금융지주44-3', '우리은행24-07-이표03-갑-31', '농업금융채권(은행)2020-06이3Y-B' 3종으로 모두 신용등급 'AAA'의 선순위 채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이 같은 날 판매한 채권 '현대자동차317-1'(AA+·연 4.0%)과 '기아283-1'(AA·연 4.1%)도 매각 개시 1분 만에 각각 200억원, 250억원 물량이 '완판'됐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채 이외의 채권을 거래하는 크레딧 채권시장의 약세에도 리테일 고객을 중심으로 투자수요가 집중되면서 강세 종목이 늘고 있다"며 "쿠폰 금리가 연 4% 수준으로 올라오자 개인 고객의 뭉칫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절세 또는 장기 쿠폰 이자 수취 목적의 투자자라면 금리 변동성을 활용한 금리 고점 매수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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