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이용섭 전 광주시장 “국가균형발전 정책, 지역국가(Region State) 개념의 초광역화 전략으로 전면 전환해야”

2022.07.27 17:04:11

세계 유례없는 노사상생의 광주형 일자리사업은 지역일자리 창출과 한국경제의 체질을 바꿀 수 있는 획기적 대안
광역자치단체간 통합과 메가시티 구축을 위해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과 범정부차원의 지원 필요
정치인들의 판단기준 ‘이해관계’에서 ‘역사와 국가발전’으로 바뀌어야
특정정당의 영호남 독점체제가 무너져야 지역도 살고 정당도 살고 한국정치도 산다.
대화를 통해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강화방안 정부내 합의 이끌어내야

[폴리뉴스 대담 김능구 대표, 정리 한지희 기자]  지역일자리 창출을 위해 세계 유례가 없는 지자체 주도의 ‘노사상생 광주형 일자리’를 성공시킨 이용섭 전 광주시장은 ‘적정임금, 적정노동시간, 원하청 동반성장, 노사상생’을 광주형 일자리 4대 원칙으로 제시했다. 이시장은 광주형 일자리사업의 핵심가치는 노사상생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최근 금속노조, 민주노총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던 대우조선해양 파업 사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전 광주시장은 25일 열린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대담을 통해서 “늘 대립과 갈등의 관계였던 노와 사가 모두 만족하는 일자리는 없을까에 대한 질문에 광주가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다”며 23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 자동차공장이 건설될 수 있던 원동력으로 노사상생을 꼽았다.

그는 “이곳에서 첫 양산되고 있는 캐스퍼는 없어서 못팔정도로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며 “직간접 일자리 1만개 이상을 창출하는 광주형 일자리는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해결과 함께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한국경제의 고질적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자동차와 광주형 일자리사업 업무협약(2019.1.31.)을 맺은 지 2년 8개월만에, GGM(광주글로벌모터스) 자동차공장을 착공(2019.12.26.)한 지 1년 9개월만에 ‘완성차 생산’이라는 결실을 맺은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라며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3대 성공요인을 꼽으라면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해결을 바라는 광주시민과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 한국노총과 현대자동차의 미래를 내다본 상생 결단,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초당적 지원을 들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이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광주형 일자리를 적극 성원해준 이유는 “무엇보다도 한국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인 고비용 저효율구조를 해소하여 경제 체질을 강화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이며, 노사상생과 원하청 기업간 동반성장을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고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해법이기 때문이었다”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광주형일자리 모델의 첫 번째 사업인 GGM이 향후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사상생 기업문화가 확실하게 정착되어야 한다”며 “GGM 종사자들은 대표부터 신입사원까지 모두가 노동자이고 모두가 사용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전 광주시장은 “노사상생의 광주형 일자리모델이 자동차에서 다른 산업으로 광주에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어야 한국경제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며 “이런 점에서 광주형 상생모델이 밀양, 대구, 구미, 횡성, 군산, 부산, 신안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어 다행이다”라고 전했다.

정통경제관료 출신의 이 전 광주시장은 노무현 정부 행정자치부 장관과 건설교통부장관, 문재인 정부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겸 대통령 정책특보, 그리고 최근 광주광역시장 등 국가균형발전정책과 지방자치 정책을 다루는 요직을 역임하였다.

이 전 광주시장은 지역균형발전에 대해 “수도권 일극체제를 탈피하고 지역마다 특색 있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전혀 다른 특단의 균형발전 전략이 모색되어야 한다”며 “부산경남권, 광주호남권, 대구경북권, 대전충청권 등 지역마다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자생력과 자립경제가 가능한 지역국가(Region State) 개념의 초광역경제권이 만들어지게 되면 수도권 집중 추세를 반전시키고 경제적 낙후와 인구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균형발전 정책들도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이나 대형국책사업의 지방 유치와 같은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수도권 집중화를 막아낼 수 없고, 지역의 경제적 낙후와 인구소멸의 문제도 극복할 수 없다”며 지역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오지 않고도, 좋은 일터와 삶터에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초광역 지역경제권을 구축하는 것이 해결책이다”고 피력했다.

이어 “구체적인 방식으로 광역자치단체간 통합과 메가시티 구축을 제안한다”며 “역사적 정체성이 같고 경제사회적 보완 관계가 깊은 광주-전남이나 대구-경북간에는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지리적 경제적 연관성이 깊은 부산-울산-경남간에는 메가시티(특별자치단체) 구축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이러한 행정통합과 메가시티 구축이 촉진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를 보완하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빠른 시일 안에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개정하여 광역자치단체의 초광역화 전략을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정책으로 반영하고, 적극적 재정 지원과 함께 범정부 통합 지원체계도 가동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22일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위해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를 통합하고 컨트롤타워인 ‘지방시대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하였다. 

윤 정부는 ‘지역 스스로 고유한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지원’을 목표로 ‘지역특화형 산업 육성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 ‘지역사회의 자생적 창조역량 강화’ 등을 설정했고, 균형발전을 위해 ‘지방단치단체 재정력 강화’ ‘지방분권 강화’ 등을 약속했다. 

이에 이 전 광주시장은 “두 위원회 통합의 성공여부는 향후 신설 조직의 설계와 인사에 달려있다”며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되고, 조직 비대화로 인한 비효율이나 권한 축소로 인한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되지 않도록 조직 설계를 잘 하여야 한다. 아울러 균형과 분권의 양대 영역을 유기적으로 잘 결합시켜 지방화 시대를 열 수 있는 이 분야의 경험과 전문성 그리고 리더십을 갖춘 위원장 선임이 성공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노무현정부에서 건설교통부장관을 마치고 정치권에 들어와 18대와 19대 국회의원을 하면서 혁신 및 정책전문가로 명성을 떨친 바 있는 이 전 광주시장은 평행선만 달리면서 이념 정쟁에 여념없는 정치권에 대해 “정치는 바르게 하는 것이 생명(政者正也)인데, 요즘 한국 정치를 보면 정의나 대의는 찾아보기 어렵고, 자기 당이나 계파의 이해관계에만 매몰되어 국민의 이익은 안중에도 없다”고 거침없이 쓴소리했다.
 
그러면서 “자본주의 작동원리는 ‘시장’이고 민주주의 작동원리는 ‘합의’다. 정치권이 합의를 통해 시장의 질서와 경기규칙을 정해주어야 시장은 변화에 대응할 수 있고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며 “우리정치권에 가장 필요한 것은 갈등을 성장에너지로 전환하는 합의의 기술이다. 자기 이익에만 매몰되면 합의는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해결책으로 “정치인들의 판단기준이 ‘이해관계’에서 ‘역사와 국가발전’으로 바뀌어야 한다. 어떤 결정을 할 때 ‘무엇이 나에게 이익이 되는가’가 아니라 ‘훗날 역사는 나의 결정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무엇이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는가‘를 판단기준으로 삼으면 지금처럼 목전의 이익에 매몰되어 상대방을 적군개념으로 몰아붙이는 공멸의 길을 가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여당은 건강하고 튼튼한 야당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고, 또 야당의 협조를 끌어내지 않고선 원활한 국정운영이 불가능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야당도 다수당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실력과 정책으로 정부를 견제해야지 수적 우세를 이용하여 밀어붙인다면 대선과 지방선거의 연이은 패배가 계속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협치의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광주가 37.7%로 전국 최저,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당 텃밭인 광주에서 이렇게 투표율이 낮은 이유에 대한 질문에 “광주시민의 60% 이상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거부한 것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강한 실망과 분노의 표출이며, 민주당에 대한 광주 민심 대변화의 전조이다”라며 “민주당이 여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2년 후 총선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불문가지이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광주는 이제 민주당의 텃밭에서 ‘민주와 개혁의 텃밭’으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그간 시대를 선도해온 광주시민들이 민주당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민주당도 위기의식과 긴장감을 갖고 혁신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고. 광주도 중단 없이 발전할 수 있으며, 한국정치도 지역주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라고 피력했다.

이어 특정정당의 영호남 독점체제가 무너져야 지역도 살고 정당도 살고 한국정치도 산다고 거듭 강조했다.

행안부내 경찰국 신설과 관련해서는 “최근 수사권 조정 등으로 경찰 권한이 커졌기 때문에 민주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에 동의하더라도, 이번 경찰국 신설을 이런식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정부가 긁어 부스럼을 만든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선 폐지된 경찰국을 다시 부활하는 것은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강화해온 역사적 흐름을 되돌리는 퇴행적 발상이다”며 또한 “이렇게 문제성이 있는 조직개편을 추진하려면 정부 내에서 사전에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냈어야 했는데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점도 아쉽다”라고 밝혔다.

이어 “행정안전부와 경찰이 강대강으로 치닫는 것은 이 어려운 시기에 국민에게도 정부에도 경찰에도 바람직하지 못하므로 하루빨리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서 대화와 설득을 통해 견제와 균형에 입각한 민주적 통제방식에 대해 정부 내 합의를 이루어내야 할 것이다”라고 제안했다

<프로필>

이용섭 전 광주시장은 대학 재학중에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주로 경제부처 공무원으로 근무하였다. 

김대중 정부에서 관세청장을 역임하고 노무현 정부에 국세청장, 청와대 혁신관리수석,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냈으며,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일자리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후보로 광주 광산을에서 당선,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재선에 성공하고 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했으며, 그후 2018년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광주광역시장에 당선되어 임기 4년동안 광주형 일자리, 인공지능 대표도시, 저출산문제 해결 등 많은 성과를 창출하고 박수받으면서 광주시장직을 마무리하였다.
그의 독보적인 오랜 경륜과 경험이 향후 더불어민주당과 대한민국의 내일을 열어가는데 큰 역할을 하리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다음은 이용섭 전 광주시장 인터뷰 전문이다]

Q. 광주시장 당시 지역경제발전 일환으로 ‘노사상생의 광주형 일자리’를 성공시켜 23년만에 처음으로 국내자동차 공장을 완공해서 ‘캐스퍼’를 생산하는 성과를 거양했다. 한 때 온나라가 떠들썩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가?

늘 대립과 갈등의 관계였던 노와 사가 모두 만족하는 일자리는 없을까? 그 문제를 광주가 해결한 것이다. 23년만에 처음으로 국내 자동차공장을 건설했고, 이곳에서 첫 양산되고 있는 캐스퍼는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직간접 일자리 1만개 이상을 창출하는 광주형 일자리는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해결과 함께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한국경제의 고질적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광주형 일자리사업은 ‘적정임금, 적정노동시간, 원하청 동반성장, 노사상생’의 4대 원칙하에 광주에 자동차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이었다. 이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지자체가 주도한 사회통합형 노사상생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서 4년전 광주시장에 취임할 때만해도 성공을 확신하는 분들이 거의 없었지만 현실이 되었다. 

 현대자동차와 광주형 일자리사업 업무협약(2019.1.31.)을 맺은 지 2년 8개월만에, GGM(광주글로벌모터스) 자동차공장을 착공(2019.12.26.)한 지 1년 9개월만에 ‘완성차 생산’이라는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 단시간내에 이루어진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3대 성공요인을 꼽으라면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해결을 바라는 광주시민과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 한국노총과 현대자동차의 미래를 내다본 상생 결단,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초당적 지원을 들 수 있다. 온 국민, 정치권, 중앙정부가 한뜻으로 광주형 일자리를 성원해준 이유는 광주지역 일자리를 창출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무엇보다도 한국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인 고비용 저효율구조를 해소하여 경제 체질을 강화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노사상생과 원하청 기업간 동반성장을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고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해법이기 때문이었다. 

Q. 광주형 일자리사업이 앞으로 계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광주형일자리 모델의 첫 번째 사업인 GGM이 향후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사상생 기업문화가 확실하게 정착되어야 한다. GGM 종사자들은 대표부터 신입사원까지 모두가 노동자이고 모두가 사용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또 하나는 적정 시점에 친환경 자율주행차로 전환하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GGM 생산라인은 다양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혼류 생산 시스템을 갖춰 시설 일부 조정만으로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 생산이 가능하다. 

Q. 광주형 일자리사업이 한국경제의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전국으로 확산되어야 하는데?
그렇다. 노사상생의 광주형 일자리모델이 자동차에서 다른 산업으로, 광주에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어야 한국경제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광주형 상생모델이 밀양, 대구, 구미, 횡성, 군산, 부산, 신안 등 전국에서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어 다행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관심 갖고 지원해주면 한국경제의 효자노릇을 할 수 있을 것이다.


Q.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인데 지역소멸위기가 현실화되고 되고 있다. 여러정부에서 지역균형발전을 얘기했지만 수도권 집중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타개책으로 초광역화 노력이 진행중에 있다. 국가균형발전정책 어떻게 달라져야 실효성이 있을 것인가?

수도권 일극체제를 탈피하고 지역마다 특색 있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전혀 다른 특단의 균형발전 전략이 모색되어야 한다. 초광역화 전략이 그것이다.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이나 대형국책사업의 지방 유치와 같은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수도권 집중화를 막아낼 수 없고, 지역의 경제적 낙후와 인구소멸의 문제도 극복할 수 없다. 지역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오지 않고도, 좋은 일터와 삶터에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초광역 지역경제권을 구축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부산경남권, 광주호남권, 대구경북권, 대전충청권 등 지역마다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자생력과 자립경제가 가능한 지역국가(Region State) 개념의 초광역경제권이 만들어지게 되면 수도권 집중 추세를 반전시키고 경제적 낙후와 인구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균형발전 정책들도 효과를 낼 수 있다. 

 ​구체적인 방식으로 광역자치단체간 통합과 메가시티 구축을 제안한다. 역사적 정체성이 같고 경제사회적 보완 관계가 깊은 광주-전남이나 대구-경북간에는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리적 경제적 연관성이 깊은 부산-울산-경남간에는 메가시티(특별자치단체) 구축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행정통합과 메가시티 구축이 촉진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를 보완하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 해 32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으로 금년 1월부터 두 개 이상의 지자체가 공동으로 특별지자체를 설치하여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4월 전국 최초의 특별지방자치단체로 출범한 부울경 특별연합이 내년 1월 본격적인 사무 개시를 앞두고 있다. 

빠른 시일 안에 국가균형발전특별법도 개정하여 광역자치단체의 초광역화 사업을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정책으로 반영하고, 적극적 재정 지원과 함께 범정부 통합 지원체계도 가동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신속한 성공모델 창출을 위해 정부가 나서서 초광역 특별협약과 분권협약과 같은 절차도 도입하여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2020년 9월, 광주‧전남 통합을 제안했다. 광주(146만명)나 전남(186만명)과 같은 소규모 지방자치단체로는 수도권의 블랙홀을 막아낼 수 없고 경제적 낙후와 인구소멸의 문제도 극복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해 11월 전남도지사와 전격 합의문을 발표하고 현재 광주전남연구원에서 행정통합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광주전남은 천년을 함께 해온 공동운명체이고, 같은 생활권이기 때문에 통합에 따른 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농축수산물 생산기지이며 항만과 2천여개 천혜의 섬을 지닌 전남과 의료· 교육·문화·서비스 등 도시 인프라를 갖춘 광주간에 통합이 되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상호 동반성장하고 상생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시도민 절반 이상이 통합을 찬성하고 있다. 다만 지역에서는 광주전남이 통합할 경우 중앙 정부의 지원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정부와 국회가 이 문제를 해결해주어야 한다. 

Q.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하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통합하여 ‘지방시대위원회’를 만든다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우선 저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지방분권위원회 통합은 괜찮은 결정이라고 본다.
다만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국가적 의제이므로 단순히 유사 조직을 합쳐 단순화하는 차원에서 추진돼서는 안되고 역사에 남는 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 두 위원회 통합의 성공여부는 향후 신설 조직의 설계와 인사에 달려있다.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되고, 조직 비대화로 인한 비효율이나 권한 축소로 인한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되지 않도록 조직 설계를 잘 하여야 한다. 아울러 균형과 분권의 양대 영역을 유기적으로 잘 결합시켜 지방화 시대를 열 수 있는 이 분야의 경험과 전문성 그리고 리더십을 갖춘 위원장 선임이 성공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관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Q. 시장님께서는 노무현 정부 때 장관으로서 국정운영 경험에도 참여하셨고 그 다음에 재선 국회의원을 했지 않습니까. 당에서 정책위의장도 하시면서 정치권의 정책입안도 두루 다 하셨는데, 우리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가 진영 대결 여야 간의 대립과 갈등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우리 정치가 우리 경제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없다는 비판들이 많다.
 요즘 정치권이 민생에는 관심 없고 여야간에 이전투구하면서 평행선만 달리고 있는데 정치권에 고언한다면? 

정자정야(政者正也), 정치는 바르게 하는 것이 생명이다. 그러나 요즘 한국 정치를 보면 정의나 대의는 찾아보기 어렵고, 자기 당이나 계파의 이해관계에만 매몰되어 국민의 이익은 안중에도 없다. 정당은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주체인데 한국의 정당들은 갈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치가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데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매일매일 여야가 잘못하기 경쟁을 하느라고 여념이 없다. 생계형 생활형 정치인과 직업형 정치인은 많은데 소명의 정치인은 찾아보기 어렵다.

자본주의 작동원리는 ‘시장’이고 민주주의 작동원리는 ‘합의’다. 정치권이 합의를 통해 시장의 질서와 경기규칙을 정해주어야 시장은 변화에 대응할 수 있고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우리정치권에 가장 필요한 것은 갈등을 성장에너지로 전환하는 합의의 기술이다. 자기 이익에 매몰되면 합의는 없다.

해결책은 정치인들의 판단기준이 ‘이해관계’에서 ‘역사와 국가발전’으로 바뀌어야 한다. 어떤 결정을 할 때 ‘무엇이 나에게 이익이 되는가’가 아니라 ‘훗날 역사는 나의 결정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무엇이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는가‘를 판단기준으로 삼으면 지금처럼 목전의 이익에 매몰되어 상대방을 적군개념으로 몰아붙이는 공멸의 길을 가지 않을 것이다. 

이를 통해 여야간 협치의 파트너십을 열어가야 한다. 정부여당은 건강하고 튼튼한 야당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고, 또 야당의 협조를 끌어내지 않고선 원활한 국정운영이 불가능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야당도 다수당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실력과 정책으로 정부를 견제해야지 수적 우세를 이용하여 밀어붙인다면 대선과 지방선거의 연이은 패배가 계속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힘 있는 측이 양보하면 배려이고 포용이지만 약한 측이 양보하면 굴욕이고 패배로 받아들이는 것이 요즘 정치현실이다. 국민의 힘은 집권여당으로서 강한 힘을 가지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다수당으로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대승적 관점에서 조금씩 양보하고 타협하면 배려로 받아들이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다는 얘기이다. 협치의 혜택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올 것이다. 

Q. ‘양당의 기득권 고착 시스템 이것은 소선거구제에 있다’라고 여러 정치학자나 많은 부분들이 지적하고 있다. 서로 1, 2당이 주고받는 이런 구조가 고착화되어 있어서는 실제로 양당의 어떤 발전도 그렇고 우리 전체의 정치 개혁 발전도 어렵다.

그래서 중대선거구제로 선거구제 개편을 많이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게 현실적으로 좀 가능하다고 보시나.

저는 중대 선거구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많은 정치인들과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는데도 현실적으로 법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국민의힘은 영남에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호남에서 독점 체제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호남과 영남에서 확실한 지지 기반이 있기때문에 소선거구제하에서는 모두 싹쓸이 할 수 있는데 이걸 중대선거구제로 가게 되면 제3당이나 제4당에게 일부 의석을 뺏기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

영남과 호남에서 1당 독점 체제가 유지되는 것은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정당 발전을 위해서도 한국 경제의 선진화를 위해서도 바람직스럽지 않다. 이런 점에서도 중대선거구로 전환이 필요하다.

Q.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광주가 37.7%로 전국 최저,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왜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에서 이렇게 투표율이 낮았다고 생각하나? 민주당에 대해 조언한다면?

정치1번지이고 정치민도가 높은 광주시민의 60% 이상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거부한 것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강한 실망과 분노의 표출이다. 특히 시민들은 이번 광주ㆍ전남 지역의 공천은 공정성과 투명성이 결여된 자기 사람 챙기기의 전형으로 민주당이 시민의 선택권을 뺏어갔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정치수준이 높은 광주시민들이 낮은 투표율로 민주당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37.7%라는 전국 최저·역대 최저 투표율은 민주당에 대한 광주 민심 대변화의 전조이다. 민주당이 여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2년 후 총선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불문가지이다.​ 민주당의 급선무는 자기들끼리 밀어주고 끌어주는 ‘패거리 정치문화’를 혁파하고, 계파 연고 중심의 정실 공천을 차단할 확실한 제도적 장치 마련과 함께 유능한 사람들에게 당을 개방하여 실력 있는 정책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러나 광주도 살고 민주당도 사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광주에서 민주당의 과도한 일당 독점체제가 무너지고 정당간에 경쟁구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간 호남은 역사성 때문에 민주당을 맹목적으로 지지해왔고, 이는 오히려 민주당의 개혁 동력을 떨어뜨린 측면도 있다. 
또한 광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유능한 인물들이 정치권에 진출해야 하는데, 광주에서는 민주당 후보면 무조건 당선되기 때문에 그동안 민주당은 자기 사람 위주의 공천을 위해 편법과 반칙을 행한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또한 그렇게 당선된 정치인들은 민주당 논리에만 충실하게 되어 시대정신이나 지역발전에 대한 통렬한 고민과 과감한 도전정신이 결여되고, 결국 전국적 정치인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광주는 이제 민주당의 텃밭에서 ‘민주와 개혁의 텃밭’으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간  시대를 선도해온 광주시민들이 민주당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민주당도 위기의식과 긴장감을 갖고 혁신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고. 광주도 중단 없이 발전할 수 있으며, 한국정치도 지역주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Q.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문제를 놓고 파란이 일고 있다. 행정자치부 장관을 하셨기 때문에 묻는데 해법은? 

최근 수사권 조정 등으로 경찰의 권한이 커졌기 때문에 민주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에 동의하더라도, 이번 행안부에 경찰국을 신설하는 문제는 정부가 긁어 부스럼을 만든 측면이 강하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우선 시대정신이나 흐름에 맞지 않다. 폐지된 경찰국을 다시 부활하는 것은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강화해온 역사적 흐름을 되돌리는 퇴행적 발상이다. 법무부 검찰국과 기획재정부 세제실을 통해 검찰청과 국세청을 통제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논리도 설득력이 약하다. 나는 국세청장도 해보고 세제실장도 경험했지만 경찰국 신설문제는 이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또 하나 이유는 이렇게 문제성이 있는 조직개편을 추진하려면 정부 내에서 사전에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 냈어야 했는데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점이다.

행안부 내에 경찰국이 신설돼도 경찰의 위상이나 중립성이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민주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정부 주장이 공감받지 못하는 것은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처럼 경찰 권력이 정치권력에 장악돼 국민에 대한 ‘공안 탄압’ 수단으로 쓰인 아픈 경험을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국무회의에서 행안부 경찰국 신설 시행령안이 의결되면서 정부와 경찰의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밀어붙이면 결국 경찰국은 설치되겠지만 이러한 추진방식은 최선이 아니다. 경찰도 민주적 통제방식의 강화에는 이견이 없다. 더 이상 강대강으로 치닫으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행정안전부와 경찰에만 맡기지 말고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서 대화와 설득을 통해 견제와 균형에 입각한 민주적 통제방식에 대해 정부 내 합의를 도출해야 할 것이다.



한지희 jh198882@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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