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업무범위에 ‘인사’ 없다…왕중왕 장관”
한동훈 “그러면 文정부 민정수석실도 위법”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윤석열 정부 첫 대정부질문에서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인 박범계 의원과 한동훈 현 장관이 법무부의 공직자 인사 검증을 두고 불꽃 튀는 설전을 벌이며 신구 권력 간 대리전 양상을 보였다.

25일 국회에서 진행된 정치·외교·안보·통일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민정수석실을 없애고 법무부 장관 직속으로 인사정보관리단을 설치해 인사 검증을 담당하도록 한 것을 두고 공세에 들어갔다.

박 의원은 한 장관에게 "헌법상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을 아느냐. 모르는가. 법무부에 인사 규정이 있는가. 피하지 말라"며 압박에 들어갔다.

한 장관은 "피하는 게 아니고 그 이슈는 이미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법제처의 판단이 있었고, 과거 민정수석실이 인사혁신처에서 위임받아 검증할 때도 같은 규정에 따라 진행했다"며 맞받았다.

한 장관은 현재 인사정보관리단이 하고 있는 업무가 원래 민정수석실에서 하던 것으로, 이것이 위법이라면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에서 하던 업무는 모두 위법이라며 요목조목 반박에 나섰다.

박 의원은 "법제처장 검수를 받았다니, 초록은 동색 아닌가"라며 "법무부 장관 업무 범위에는 인사가 없다. 동문서답하고 있다"며 재반박했다. 이완규 법제처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친구'임을 거론한 것이다.

朴 “왜 檢 인사 혼자 다 하나” 韓 “전혀 그렇지 않다”

박 의원은 또 “정부조직법 32조에 법무부 장관이 할 수 있는 업무 범위에 인사가 없다”고 지적하자, 한 장관은 “해당 부서가 할 수 있는 범위라면 ‘위임’이 아니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왜 법무부 장관이 대법관, 헌법재판관, 국무총리, 대통령비서실장, 수석들까지 검증해야 하는가"라며 "국무위원 중 한 사람에 불과한데 왕중왕 1인 지배 시대, 그것을 한동훈 장관이 지금 하는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한 장관은 "전혀 그렇지 않다. 판단 없이 기본적인 자료를 넘기는 것인데 그게 무슨 문제냐"라며 "의원께서 장관으로 있을 때 검찰 인사를 완전히 패싱 하시고…"라고 반문했다. 과거 박 의원의 법무장관 재임 시절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사의 표명 파동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박 의원은 곧바로 "택도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 역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비판했다. 반대로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큰 소리로 웃으며 손뼉을 치는 등 한동훈 장관의 발언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의원은 한 장관에 질문 공세를 쏟아부은 뒤 "잠깐 들어가 계세요"라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문답을 벌인 뒤 다시 한 장관을 부르기도 했다.

여야 의원들의 각각 한동훈 장관, 박범계 의원을 향한 엄호 사격도 잇따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 장관이 박 의원의 지적을 반박하는 대목에서 손뼉 치며 "참 잘한다", 박 의원을 향해서는 "에이, 왜 그러냐"고 외쳤다. 반대로 민주당에서는 한 장관이 발언 중 "거짓말", "대정부질문에서 그게 답변하는 태도인가"라는 비판과 함께 박 의원을 향해서는 "맞다"며 응원을 보냈다.

두 사람의 설전에 장내 여야 의원들도 과열되자 김진표 국회의장은 박수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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