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사욕 차단하고 반칙 없는 상식으로 당 단합시키겠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민주당 다선 중진 설훈 의원이 당대표 출사표를 냈다. 이틀 전 예고한대로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출마 선언 1시간 후다. 이에 ‘어대명’을 막을 최후의 한수가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 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하던 설 의원이 17일 오후 3시께 “위기의 경고음을 듣지 못하고 폭주하는 기관차를 세우기 위해 철길에 뛰어들겠다”라며 당대표 출마 선언을 했다. 앞서 한시간 전엔 이 의원이 출마 선언을 했다.  

설 의원은 ‘하나된 민주당 흔들리지 않을 설훈’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예외 없는 원칙, 반칙없는 상식으로 당을 하나로 단합시키겠다. 사리사욕을 철저히 차단하고 원칙과 룰에 의거한 당대표가 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내 '친문'이자 '반명' 의원들은 지방선거 패배 이후 연일 이재명 의원에게 불출마를 촉구했다. 선거 패배 책임이 이유다. 

친이낙연계이자 ‘반명’인 설 의원 역시 앞서 선거평가를 통해 쇄신과 새로운 민주당의 비전을 위해 마련된 민주당 의원 전원 대상 워크숍 공개 발언에서 “이재명 의원에게 나랑 같이 불출마하자고 제안했다”며 밝힌 바 있다. 대표적인 강성 ‘친문’ 홍영표 의원의 당대표 불출마 선언이 있고 난 뒤다.

설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 주류 세력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이자 김대중계다. 故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로 정치에 입문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서울 도봉을에 처음 당선되어 지난 2020년 21대 총선 5선에 입성했다. 민주당 중진으로서 의원들의 정신적 토대와 중심을 잡아주는 큰 어른이다.

20대 대선 당시 이낙연 후보 선거캠프인 필연캠프 선대위원장을 역임했다.

설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이 의원을 겨냥한 얘기가 많아 보인다는 지적에 "그 얘기가 누구냐 물어보면 당연히 이 의원일 것"이라면서도 "직접 쓰는 것보다는 추상적으로 쓰는게 당원들에게 통합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일이라 생각해 표현을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고문이 출마하지 않기를 끝까지 기다렸으나 오늘 출마했다"며 "발표를 보고 (저도) 지금 보는대로 선언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이 위기에 처해 분당론까지 나오는 실정인데 가만히 있다면 도리가 아니다"라며 "당을 하나로 뭉쳐서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이기도록 하고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하도록 토대를 닦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팬덤 정치에 장점도 있지만 폐해가 너무 많다"며 "본인에게 득보다는 훨씬 더 많은 실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이 고문이 심사숙고해서 스스로 정리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에 맞서기 위한 97그룹 등 비명계 주자들의 단일화 가능성을 두고는 "컷오프에서 이재명 빼면 두 명 남는다. 3명으로 압축되니 자연스럽게 정리되지 않겠느냐. 저는 걱정 안 한다"고 밝혔다.

'당대표 출마에 대해 이낙연 전 대표는 알고 있냐'는 질문에는 "출마한다고 통보했다"며 "다른 얘기는 할 필요 없다. 미국에서 쉬는 분을 정치 현장으로 모셔오는 것 같은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다음은 설훈 의원의 당대표 출마 선언문 전문이다]

<하나된 민주당, 흔들리지 않을 설훈>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국회의원 설 훈입니다.

위기의 경고음을 듣지 못하고 폭주하는 기관차를 세우기 위해

철길에 뛰어들겠습니다.

하나된 힘으로 옳은 길을 달리기 위해 저 설훈, 당대표 도전을 선언합니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민주당의 자존심을 회복해야 한다며, 숱하게 출마를 권유할 때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생각에 망설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가만히 있기엔 제가 민주당에 진 빚이 너무 큽니다.

저는 1985년, 당시 김대중 선생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민주당의 원칙과 정의, 통합과 상생의 민주주의가 저를 키웠습니다.

저 설훈을 키워준 민주당에 은혜를 갚아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지금 민주당은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할 용기도 없습니다.

목숨 같던 청렴과 도덕성은 민주당을 향한

비아냥과 조롱거리로 전락했는데도 부정하고 외면했습니다.

대선과 지선에서 연이어 참패했지만,

반성도 혁신도 하지 않은 채 책임회피만 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권의 오만과 무능력함 때문에 민생이 파탄 지경인데도

함께 맞서 싸우려는 의지도 없습니다.

국민들의 회초리는 무섭고, 당원들의 갈등은 슬프고,

동거동락한 동지들의 무기력함은 죽기보다 더 아픕니다.

저 설훈이 강하게 깨우겠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도록 흔들어 깨워, 다시 하나로 똘똘 뭉치겠습니다.

하나된 힘이 얼마나 큰 쇄신과 발전을 가져오는지 확실히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래서 윤석열 정권이 감히 흠집 낼 수 없는

더 강렬한 민주당을 만들겠습니다.

민생을 외면한 윤석열 정권에게는 가차없이 철퇴를 가하고,

더 낮은 곳까지 민생을 챙기는 섬세한 당대표가 되겠습니다.

예외 없는 원칙, 반칙없는 상식으로 분열을 멈춰 세우겠습니다.

연이은 패배, 갈등과 분열은 원칙을 지키지 않은데서 비롯됐습니다.

사리사욕을 철저히 차단하고 원칙과 룰을 흔드는

그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는 당대표, 뚝심있는 저 설훈만이 할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너무도 흔한 말이지만, 지금 민주당에 꼭 필요한 말이 있습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하나된 힘, 대통합의 민주당! 그 힘의 중심, 저 설훈입니다.

국민 여러분, 믿어주십시오.

당원동지 여러분, 함께 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설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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