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 6월 좌담회 전문④] 나토 정상회의 참석 윤 대통령, 외교적 실익에 충실해야

2022.06.28 22:24:14

좌담회 주제 “선거 이후 폭풍전야 정국, 변화의 방향을 예측 해본다”
홍형식 “정상회담은 역대 대통령들의 지지율 관리 카드, 윤의 입장에서 이번 나토 회담은 너무 빨리 일정이 잡힌 게 아닌가 싶다.”
차재원 “우리가 지나치게 반러·반중 구도의 선봉에 서는 모습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 신중하고 절묘한 외교 행보를 해야 된다”
황장수 “윤 대통령이 나토에 갔지만 반중이나 반러로 한 발 더 나가는 것은 한국의 대기업들입장이 작동할 거다. 걱정할 일 아니다.”
김능구 “유럽은 EU와 나토라는 상반된 실체를 통해 중국과 협력과 경계의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실익을 얻고 있다. 냉정한 외교가 필요하다.”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6월 23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후 40여일이 지나가는 시점에서 “선거 이후 폭풍전야 정국, 변화의 방향을 예측 해본다”를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좌담회 4편>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윤 대통령, 외교적 실익에 충실해야’에 대해 정치전문가들에게 들어보았다.

김능구 : 나토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이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한다. 나토가 탈냉전과 G2 시대 ‘글로벌 나토’ 전략을 펴면서 중국을 공동안보위협으로 설정해가는 상황인데, 아시아 국가들인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를 초청한 거다. 지난 4월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 최초로 정의용 외교장관이 참석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거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국제적인 무대에 처음 데뷔하는 것이라 좀 흥분해 있는 것 같다. 김건희 여사도 함께 참석해서 일정을 같이 소화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어떻게 보시는가.

차재원 : 대통령 됐다는 기분을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이 아마 외국과의 정상회담일텐데, 그 중에서도 다자간 정상회의 특히 서방 국가라고 하는 미국, 유럽의 정상들하고 만날 때 ‘아 내가 진짜 대통령 됐구나’라는 생각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게 아닐까. 사실 코로나 때문에, 정례적으로 개최되던 APEC이나 아시안 정상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 등이 몇 년 사이에 실종돼 버렸다. 코로나가 수그러들면서 다자간 정상회의가 복원되는 건데, 거기에 나토는 말 그대로 유럽 국가들만 참여하고 있는 셈인데, 그런 정상회의에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참가하니까 설렐 수밖에 없을 거다.

진보 일각에서는 ‘나토정상회의에 왜 가나’란 이야기를 한다. 나토가 러시아의 서진을 막기 위한 북대서양조약기구 즉 군사동맹체인데, 거기에 참석해서 우리가 반러 구도에 들어갈 필요가 있냐는 말이다. 그런데 사실은 말씀하신 것처럼 문재인 정권 마지막에 정의용 장관이 간 거고 그때 정의용 장관이 이번 정상회의와 관련된 의제를 조율했다고 한다. 그래서 진보 쪽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반러 구도를 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서는 안 된다는 식의 주장은 지나치다고 생각된다.

다만 진보 쪽에서 우려하는 대로, 나토 정상 회의가 반러뿐만 아니라 반중까지 모색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칫 그런 분위기에 휩싸여서,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보지만, 우리가 지나치게 반러·반중 구도에 일종의 선봉에 서는 모습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 철저하게 우리 국익을 생각하면서, 나름대로 인도적 차원에서의 러시아 견제, 예를 들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인도적 지원을 할지 몰라도, 군사적으로는 직간접적 지원조차도 하지 않는 나름대로 신중하고 절묘한 외교 행보를 해야 된다는 생각이다.

김능구 : 황 소장님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어떻게 보시는가.

황장수 : 양쪽의 소모전이 심각하다. 그래서 겉으로는 우크라이나가 돈바스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하지만, 러시아도 자원이 소진돼가는 상황이라 솔직히 저렇게 버티면 장기전이 될 걸로 예상한다. 우크라이나는 적어도 2월 24일 이전 상황으로 국토를 회복하는 방향이 아니면 협상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우크라이나가 계속 싸우겠다고 하면 일부 나라는 빠지더라도 미국이나 영국은 지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보인다.

그러면 엄청난 소모전이 될 건데, 이 전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저는 미국의 증시 폭락이 시작되면서 대공황적 경제 위기가 세계적 차원에서 터진다고 본다. 이렇게 경기 침체가 오면 러시아의 에너지나 가스가 별로 필요 없는 상황도 예상되는데, 결국 장기적으로 보면 러시아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면서 푸틴이 이 과정에서 실각할 거다. 전쟁의 전황만 보고 단기적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윤 대통령이 자기를 대우해 준다고 나토에 가는데, 좌파적 시각에서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옛날에 박근혜가 뭣 때문에 자금성 망루에 올라갔겠나. 미국이 그렇게 반대하는데도, 중국에 투자하는 한국 재벌들이 중국에 좀 잘 보여야 한다고 하니까 우방의 만류를 뿌리치고 올라가지 않았나. 그러니까 윤이 나토에 갔지만 반중이나 반러로 한 발 나가는 것은 한국의 대기업들이 또 나설 거라는 이야기다.

또 하나, 북한이 사실상 핵을 가지고 있어서 한반도 비핵화는 유명무실한 이야기인데, 윤이 한 말 중에 굉장히 의미 심장한 게 ‘한반도에 절대 전술핵은 안 된다’는 말이다. 보수적 관점에서 볼 때 보수 대통령이 절대로 안 된다는 말을 왜 했을까. 전술핵을 갖다 놓으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릴테니 재벌이 그렇게 말했다고 본다. 윤에게 우려되는 외교적 균형의 문제는 재벌들이 통제할 것이기 때문에, 좌파들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에스토니아 총리가 나토 병력이 2만명은 되어야 하는데 500명인가 밖에 없다고 하소연할 만큼, 현재 나토는 유럽 국가들이 병력을 내거나 투자를 하기 싫어 해서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로 보인다. 그래서 아시아에 돈 있는 나라들 불러다가 나토가 좀 후원받으려고 하는 건데, 그 보다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나토’를 만들어서 집단안보체제를 제대로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김능구 : 여기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조사 나온 거 없나?

홍형식 : 조사는 안 해봤는데, 여론의 관점에서 볼까 한다. 역대 대통령들이 정치 사회적 이슈를 갖고 집권 초반 지지율을 올리는 방향으로 관리한다고 했는데, 그 다음으로 많이 쓰는 카드가 정상회담이다. 이번에도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 지지율이 데이터리서치 기준으로 57% 정도까지 갔다. 한·미 정상회담이 지지율을 턴업할 수 있는 정도의 변수였는데, 실제 지지율을 끌어올린 폭은 높지 않았다.

나토 정상회담에 가는 것에 대해서 내가 우려하는 것이 바로 그 부분이다. 우리가 미국에 간 것도 아니고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한 정상회담을 통해서도 지지율 반등이 한 5%p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대통령이 나토에 가서 다자간 회담을 하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그 의제도 우리나라 입장에서 난감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대통령의 첫 번째 외국 나들이라 대통령과 부인의 행보가 화면을 장식할텐데, 정상회의 다녀와서도 이것이 현재 많이 떨어져 있는 지지율에 긍정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정치·사회적 이슈도 제대로 관리 못하는 상황에서 정상회담 외교 카드까지도 안 먹힌다면, 윤 대통령은 지지율 관리가 굉장히 힘들어질 것 같다, 윤의 입장에서 이번 나토 회담은 너무 빨리 일정이 잡힌 게 아닌가 싶다.

김능구 : 워싱턴 포스트인가 오늘자 외신을 보니까, ‘우크라이나가 한반도처럼 종전이 되지 않고 휴전 상태로 장기간 갈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유럽을 보면, 중국에 대해서 EU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적 협력을 더 심화시키고 나토를 통해서는 안보적 대응을 하면서 협력과 경계의 긴장관계를 계속 유지하며 자기들이 실익을 얻고 있다. 다들 자국 이익의 관점에서 움직이는 건데, 우리 윤 대통령이 나토 같은데 가서 흥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혹시 해서는 안 될 발언들이 나오지 않을까 염려스러운 측면이 있다.

차재원 : 그래서 아주 신중하고 절묘한 외교 행보를 이야기하는 거다. 그런데 나토 정상회의 관련해서, 한·일 간의 관계를 복원하는 시발점을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인 것 같다. 원래 우리는 나토 정상회의 가면서 한·일 정상 양자회담을 추진할 생각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일본은 7월달에 참의원 선거가 있다. 그러니까 지금 기시다 일본총리 입장에서는 한국이 과거사 문제에 전향적인 자세로 턴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담장에 앉아 있는 모습 자체가 결코 도움이 될 수 없다고 보는 거고, 그래서 안 하려고 한다.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까지 4개국 회담 이야기가 나왔지만 될지 안 될지 모르겠고, 결국 제가 생각했을 때는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하는 한·미·일 3자 정상회담에서 그것도 아마 비공개 석상에서 바이든 입장에서의 한국과 일본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이야기할 거다. 그런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과의 문제를 풀어내는 해법의 실마리를 잡아내느냐 아니면 오히려 일본에게 굴욕적인 모습으로 가느냐 그런 부분들이 나온다면, 향후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에도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 같다.

김능구 : 취임 한 달 이후의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들, 여러 가지 현안과 외교적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국민의 힘도 이준석 당 대표에 대한 처리 문제 속에서 당권의 향방이 가늠되기도 하고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어떻게 전열을 수습할지 주목된다. 7월 달에 다시 짚어보기로 하겠다.



한유성 ysha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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