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① “암호화폐 금지 논쟁, 블록체인 관련 산업생태계 발전 3년 늦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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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성 기자
입력 2022.04.2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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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컴퓨터와 새로운 인터넷,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과 이후 세상의 인프라”
“중앙집중방식의 모델을 P2P로, 신뢰기관 빼고 참여자끼리 신뢰 확보가 블록체인 생태계의 핵심”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분리할 수 없는 것, 암호화폐 금지로 블록체인 생태계 발전도 지체”
[폴리뉴스 대담 김능구 대표, 정리 한유성 기자] 폴리뉴스 4월 <스페셜인터뷰>는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 분야, 학계와 산업 현장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활약하고 계신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장 박성준 교수님과 함께 했다.
4차 산업혁명의 큰 흐름 속에,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탄생한 디지털자산 시장은 다양한 모습의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기존의 경제 메카니즘을 바꿀 새로운 경제 생태계라고 표현되는데, 대한민국은 암호화폐를 인정하지 않는 정책방향 속에 약간의 질곡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성준 교수님을 모시고 블록체인 산업과 디지털 자산 시장 전반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함께 그 현황과 전망, 정책 이슈까지 알아보았다.
블록체인의 정의를 묻는 질문에 박성준 교수는 “진정한 의미로 블록체인의 시작인 이더리움의 정의가 ‘글로벌 신뢰 컴퓨터’”라면서, 컴퓨터를 글로벌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여러 개의 컴퓨터를 인터넷으로 연결해서 꼭 하나 같이 움직이게 만드는 기술이 블록체인 기술이고, 그 기술로 탄생한 컴퓨터가 블록체인 컴퓨터”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그 이후 세상의 인프라는 블록체인”이라면서, “현재의 플랫폼 경제가 야기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기여한다”고 말했다. “플랫폼 경제의 특징이 모든 정보를 독점하고 그로 인해서 모든 부가 플랫폼에 집중되는 것이고, 여기에서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가 생긴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플랫폼을 ‘탈중앙화’시키고, 그 생태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자기가 한 역할만큼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플랫폼”이라고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설명했다.
특히 “현재의 중앙집중 방식의 비즈니스 생태계는 거래의 신뢰를 보장하기 위해 중앙에 신뢰기관을 만드는 구조”라면서 “국가, 은행, 빅테크 기업 등 소위 ‘갑’이라고 표현되는 기관들이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블록체인은 “중앙집중방식의 모델을 P2P로, 그러니까 신뢰기관을 빼고 우리끼리 신뢰를 확보할 수 있게끔 생태계를 만들자는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교수는 미래의 블록체인 생태계에서는 국가를 비롯해서 은행 등 신뢰기관의 역할이 바뀌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하고, “국가가 시장에서 신뢰에 대한 역할을 해주는 게 아니라, 시장에서의 비즈니스 생태계는 마음대로 하라고 하고, 그 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해주는 쪽으로 포지션이 바뀌는 거다. 정부도 그렇고 국회도 그렇고 모든 기업들이 그래야 된다”고 생태계의 변화방향을 설명했다.
특히 금융기관의 역할 변화를 묻는 질문에 박 교수는 탈중앙화된 금융생태계를 일컫는 DeFi (Decentralized Finance)를 예로 들며 “뱅크는 없어지고 뱅킹 서비스는 남는데, 그 서비스를 왜 은행이 해야되는지 물어야 한다”면서 “독점적인 중앙의 신뢰기관으로서 유지해온 기득권은 빼고, 정말로 소비자하고 상생할 수 있는 뱅킹 서비스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우리 정부가 암호화폐를 금지함으로 인해 탈중앙화된 P2P생태계로의 자연스러운 전환을 지체시키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분리할 수 없는 것인데, 분리할 수 ‘있다’와 ‘없다’를 가지고 3년 동안 논쟁을 하고 있고, 블록체인은 정부에서도 신성장 동력이라고 인정을 해서 육성을 하는데, 암호화폐는 금지하고 있다”면서, 그로 인해 “우리나라 블록체인 관련 산업 생태계, 암호 생태계 발전을 3년을 늦췄고, 지금도 바뀌지 않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전했다. 또한 암호화폐거래소를 관리하는 특금법이 생겼지만, 일반인들이 오해하는 것처럼 “암호화폐를 제도화한 것이 아니라 규제에만 초점이 두어진 것”이라고 업계의 어려움을 전했다.
박성준 교수는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의 센터장 겸 ㈜앤드어스(Andus)의 대표이사(CEO)다. 암호학 박사로 전자서명법 제정 기술 책임자, 국제 표준 암호 알고리즘 SEED 개발 총책임자, 정부 G4C 민원서류 인터넷 발급 서비스 사업 책임자 등을 역임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기술팀장과 국가보안기술연구소(NSRI) 선임연구원 등을 거쳐 현재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연구초빙교수이자 블록체인연구센터 센터장을 역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