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당선된 후 첫 예능 출연…유재석이 진행하는 인터뷰 포맷 프로그램
윤석열 “대통령, 국민들이 편하게 잘 살 수 있도록 좋은 결과 내놔야”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녹화 현장 (사진출처: 윤석열 당선인 인스타그램)
▲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녹화 현장 (사진출처: 윤석열 당선인 인스타그램)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윤석열 당선인이 ‘유 퀴즈 온 더 블록’(이하 ‘유퀴즈’)에 출연해 “대통령 자리는 고독한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선인 신분으로는 처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tvN 대표 프로그램인 ‘유퀴즈’는 유재석과 조세호가 진행을 맡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일반인·유명인들이 나와 인터뷰 하는 포맷의 예능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분은 지난 13일에 녹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20일 방송된 ‘유퀴즈’에 출연해 미국 트루먼 대통령의 명언으로 유명한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글귀를 인용하여 “대통령 자리는 고독한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직은) 많은 상의도 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 결정할 때는 모든 책임도 져야 한다”며 “국민들의 기대도 한 몸에 받고, 비판과 비난도 한 몸에 받는다. 열심히 하고, 또 거기에 따르는 책임과 평가도 받으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이냐’는 질문엔 “고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선거 때만 해도 크게 긴장하지 않고 잠도 잘 잤다. 당선되고 나서부터는 숙면이 잘 안 된다”며 “국민들이 편하게 잘 사는 좋은 결과를 내놓아야 하는 일이니까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여러 가지로 고민도 하고, 많은 분들의 조언도 얻는다. 이제 엄청난 책임을 지게 됐으니까”라고 토로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당선됐다고 느끼는 순간이 언제냐’는 질문에 “밤에 자다보면 선거 중인 꿈을 꿀 때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어디 가야하는데 하면서 일어나보면 선거가 끝났다”며 “선거 과정에 어려운 점도 있었는데 그때가 또 많이 그리워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 결과가 나온 날을 회상하며 “새벽에 그 시간에 다녀보면 차가 없지는 않은데 그때부터 경호처가 교통을 통제했는지 금방 가더라”고 말했다.

‘개표방송은 어느 방송사 채널로 봤느냐’는 진행자의 짓궂은 질문에 “광고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고 돌아가면서 봤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없고 수치만 계속 봤다”며 지혜롭게 답했다.

■‘민초파’ ‘밥총무’ ‘신림동 신선’…사람 윤석열에 주목

프로그램에서는 ‘사람’ 윤 당선인에 주목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부터 SNS에 ‘민트초코’맛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고 공개하며 자신이 ‘민초파’임을 커밍아웃 했다. ‘민초파’냐고 묻는 MC 유재석의 질문에 “민초라고 얘기를 하는 것이 선거에 불리하지 않았나 모르겠다. 반(反)민초파는 또…”라며 “시원하고 맛있지 않나. 누구나 먹는 얘기 하면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진다. 다 먹고 살라고 하는 짓 아닌가”라며 웃었다.

그는 검사 시절 ‘밥 총무’를 담당하면서 겪은 일화를 풀었다. 초임 검사에게 주어지는 ‘밥 총무’의 역할은 당일 점심 메뉴를 정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전날 부장이 약주를 많이 먹었으면 해장 생태탕이나 소고기국밥을, 약주를 안 먹었으면 비빔밥이나 국숫집을 골랐다”며 “제가 중앙지검장 할 때는 초임 검사에게 부담을 준다고 해서 밥 총무 제도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사 출신으로 사법시험을 9수 만에 합격해 ‘신림동 신선’으로 불린 내막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자자하다.

그는 9수 하던 시절을 회상하며 그 당시 “고시생 동료들의 모르는 문제를 알려주는 걸 좋아했지만 정작 본인은 떨어져 의아함을 자아냈다”고 호탕하게 웃으며 "저랑 같이 공부하면 시험이 잘 되더라"라고 말했다.

■ “검사, 적성에 맞는지 안 맞는지도 몰라…원래 장래 희망은 목사”

그는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친구 결혼식 때문이었다”고 밝혀 궁금증을 더했다.

“당시 지방에 살던 친구가 '함진아비'를 부탁하자 시험을 일주일 앞둔 터라 거절했지만, 도저히 공부가 안돼 책을 들고 친구에게로 향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버스를 독서실 삼아 공부하려 했지만, 법서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읽을거리가 없어서 갖고 간 책을 꺼냈지만 보기가 싫었다"라고 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시험에서 절대 안 나오는 책 가장 뒷부분을 상식 공부 삼아 재밌게 읽게 됐고, 그 부분이 시험 문제로 출제됐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사법 시험 역사상 그 문제가 처음 나왔을 거다, 그게 기억이 나더라"라며 ”시험 당시 문제가 공개되고, 시험장에 곡소리가 울려 퍼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윤 당선인은 "난 반가웠다, 올해는 붙겠구나"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윤 당선인은 “법 공부할 때도 검사라는 직업이 뭘 하는지 정확히 몰랐다, 사법연수원 마칠 때까지도 생각을 안 했다”며 “바로 변호사 개업을 하려 했는데 친구들이 ‘짧은 기간이라도 공직 생활을 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조언을 해줘서 검찰에 발을 디뎠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늦은 나이에 임관해서 중간에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고, 이렇게 오랜 세월을 검찰이라는 조직에 몸담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라며 “적성에 맞는지 안 맞는지도 모르고, 처음에 갔더니 일이 엄청 많았다”라고 고민이 많던 초임 검사 시절을 반추했다.

윤 당선인은 ‘원래 꿈이 검사였느냐’는 질문에 “검사라는 게 뭔지 몰랐다, 어릴 때 다니던 초등학교가 미션스쿨이어서 장래 희망이 목사였다”고 고백했다.

윤 당선인은 출연을 결심한 배경과 관련해 ‘본인 의지인지 참모진 의견인지’라고 묻자 “반반”이라며 “국민들이 많이 보시고 좋아하는 프로라는 얘기를 해주셔서 한 번 나가보라고 해서 나오게 됐다”라고 밝혔다.

프로그램 진행자는 유재석은 “(대통령 당선인 출연은)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여러 가지가 또 저희 입장에서는 그렇다”라고 말했고 이에 윤 당선인은 “안 나올 걸 그랬나?”라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유연하게 이끌었다.

윤 당선인은 프로그램 원래 순서대로 마지막에 퀴즈를 풀고 인형을 상품으로 받았다. 그는 “우리집 가져가면 강아지들이 되게 좋아하겠다”고 했다. 그에게는 반려견 네 마리(토리, 나래, 마리, 써니)와 반려묘 세 마리(아깽이, 나비, 노랑이)가 있다. 대선 과정 중에 SNS에 이미 공개돼 많은 ‘펫팸족(반려동물을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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