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회 "이재명 정부서 임명직 맡지 않겠다"…지지율 정체국면 타개 승부수 
2012년 '3철' 퇴진 상황과 흡사…'86 용퇴론'도 힘 받나
강훈식 "용퇴론, 가시화할 여지 충분"…"설익은 얘기" 반론도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최측근 의원 그룹인 '7인회'가 24일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여권 내 인적 쇄신에 불을 댕겼다.

    가신 그룹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것으로, 이 후보의 지지율 정체를 돌파하기 위한 쇄신책의 일환으로 던진 승부수로 보인다.

    아울러 당내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마저 고개를 들고 있어 대선을 코앞에 두고 여권에 적잖은 인적쇄신 바람이 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7인회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저희 7명은 국민이 선택해 주실 이재명 정부에서 일절 임명직을 맡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회견에는 7인회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과 당 사무총장인 김영진 의원 등 6명이 참석했다. 작년 9월 의원직을 잃은 이규민 전 의원은 불참했다.

    이는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친노(친노무현) 핵심 참모 출신 인사 9명이 선대위에서 전격 사퇴한 것과 흡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양정철 전해철 이호철 등 이른바 '3철'을 비롯한 9인방의 퇴진은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 교착국면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승부를 건 것으로 해석됐었다.

    7인회 인사들의 이날 선언은 선대위직 사퇴는 아니었지만 집권 시 2선으로 후퇴하겠다는 공언이었던 만큼 적잖은 무게감을 지녔다는 평가다.'


    또한 이는 당내 86 용퇴론과 맞물리면서 여권 내부의 도미노식 인적쇄신 움직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7인회의 이날 백의종군 선언 자체가 추가 인적 쇄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것이다.

    정성호 의원은 이날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86 용퇴론에 대해 "특별히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도 "국민들이 민주당을 어떻게 보는지 심각하게 생각하고 고뇌해야 한다. 국민 앞에 처절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또 당 정당혁신추진위가 혁신안으로 내건 '3선 연임 초과 제한'에 대해서도 "의원들이 동참 여부는 각자 결단의 문제"라며 "저희의 충정을 헤아려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당과 선대위가 개별 의원들에 '강요'할 수는 없지만 쇄신의 흐름에 참여해 달라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실제로 재선 친문인 김종민 의원이 거론한 '86 용퇴론'도 서서히 힘을 받는 모양새다.

    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586 용퇴론이 나온다. 집권해도 임명직 맡지 말자는 결의"라면서 "그러나 임명직 안 하는 것만으로 되나. 정치를 바꾸지 못할 것 같으면 그만두고 후배들에게 물려주든지"라고 적었다.

    이날 7인회의 백의종군 선언을 예고하면서도 더 강도 높은 인적쇄신을 주문한 것이다.'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인 강훈식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에 그런 흐름이 있다. 586 당사자들의 목소리들이 있다"며 "그런 움직임이 가시화될 수 있는 여지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용퇴론이라는 단어가 나온다는 것은 민주당이 뭔가 혁신하고 새롭게 바뀌려고 하는 몸부림의 과정에 있구나라고 해석하는 게 맞다"며 "그것 자체를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전략기획위원장이기도 한 강 의원이 김 의원이 들고나온 '86 용퇴론'에 보조를 맞춘 것이자, 사실상 당내 그러한 기류가 실재한다고 밝힌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시점에서 '86 용퇴론'은 설익은 화두라는 지적이다.

    86 인사인 한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가 바로 당사자인데 다른 86들과 아무 논의도 한 적이 없다. 답답한 지지율을 타개해보자는 뜻 같은데 조금 뜬금없다"며 "총선도 아니고 대선에서 특정 세대 2선 퇴진론이 무슨 효과를 내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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