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메드 “직접 못 만나 안타깝다, 천궁II가 UAE 방어력을 높일 것이며 방산국방 협력 강화”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 아부다비 드론 공격, 文대통령-모하메드 왕세제 회담 일정도 취소돼

문재인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두바이 엑스포 한국관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두바이 엑스포 한국관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청와대]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왕세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아부다비가 드론 공격을 받은 데 대해 “테러”로 규정하며 규탄하고 한국이 UAE의 ‘라피크(먼길을 함께할 동반자)’로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의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UAE 실권자 모하메드 왕세제와 약 25분 동안 정상통화에서 “오늘 아부다비에 드론 공격이 있었다는 긴박하고 불행한 소식을 들었는데,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UAE를 비롯한 중동지역 평화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특히 민간인을 공격하고 생명을 살상하는 행위는 결코 용인할 수 없는 테러행위로서 강력히 규탄한다”며 “한국의 진정한 ‘라피크’로서 언제나 UAE와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모하메드 왕세제는 “오늘의 드론 공격은 예상되었던 일로, 한국과 UAE의 특별한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온 것에 감사한다”고 답했다. 또 전날 예정된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급작스럽게 취소한 부분에 대해  “나의 손밖에 있는 부득이한 상황으로 직접 만나지 못해 안타깝고 아쉬움이 크며, 이번 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며 이번 테러와 관련됐음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또 “천궁 II 사업 계약과 우리 기업의 해저송전망 구축 사업 참여에 왕세제가 특별한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건설·인프라뿐 아니라 국방·방산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하기를 희망하며, 차세대 전투기 개발 및 생산 분야에서도 양국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모하메드 왕세제는 “천궁 II가 UAE의 방어력을 높일 것이며, 한국과 UAE가 맺은 방산과 국방 분야 MOU는 긴밀하게 협력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으로, 강화된 협력 관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두바이 엑스포의 성공 개최를 축하하며, 2030 부산 엑스포를 위해 UAE의 성공 경험을 공유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고, 모하메드 왕세제는 “문 대통령이 두바이 엑스포에 직접 참석해서 존재감을 보여주어 감사하며 큰 힘이 되었다”고 얘기했다.

문 대통령은 “사막의 기적을 일궈낸 UAE가 중동지역 국가 중 유일하게 우리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나의 재임 중 양국은 서로 합의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신뢰할 만한 파트너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그동안의 협력 성과를 기반으로 미래 비전을 공유하며 함께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한-UAE관계를 짚었다.

이에 모하메드 왕세제는 “문 대통령과 대화하면 진심이 느껴진다면서, 개인적인 관계도 지속해 나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만나게 될 날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 정상은 배우자와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한다는 인사를 나누고, 이번에 만나지 못해 아쉬움이 크지만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한다며 대화를 마쳤다. 

한편 문 대통령이 방문 중인 17일(현지 시간)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가 수니파 이슬람 국가인 UAE 수도 아부다비에 드론 공격을 감행해 무사파 산업지역에서는 유류탱크가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고, 아부다비 국제공항 근처의 건설 현장에서도 폭발과 화재가 일어났다. 이로 인해 파키스탄인 1명과 인도인 2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당했다. 후티 반군은 이번 공격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당초 이날 공격이 가해진 아부다비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사전에 일정이 취소돼 두바이에 머물러 신변에 이상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부다비로 이동해 모하메드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지만 UAE측으로부터 ‘뜻밖의 긴급한 상황(unforeseen and urgent matter of state)’ 통보를 받고 정상회담을 취소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전날 모하메드 왕세제와의 정상회담을 갖지 못하고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부통령 겸 총리(두바이 군주)와 회담을 갖고 양해각서 등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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