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대·수원여대 교수 지원 이력서에 기재
'NYU Stern School'에 김씨 이수과정 없어
비슷한 과정 있지만 시기적으로 맞지 않아
"허위 경력으로 대학 근무...타인 기회 박탈"
국민의힘 "연수 경력...與 의혹 제기가 허위"

자료=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현안대응 태스크포스 
▲ 자료=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현안대응 태스크포스 

[폴리뉴스 백성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이력 논란과 관련해 연일 파상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 뉴욕대(NYU) 경력이 허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여권으로부터 제기돼 파장이 예상된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현안대응 태스크포스(TF·단장 김병기)는 19일 김 씨가 2013년 안양대학교, 2007년 수원여대 교수 지원 시 이력서에 기재한 내용을 중심으로 이같이 주장했다.

안양대학교·수원여자대학교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김 씨는 각 학교 교수직에 지원하면서 이력서에 ‘2006 NYU Stern School Entertainment & media Program 연수’(안양대학교)와 ‘2006년 10~11 New York University Entertainment and Media  Business Executive Program(수원여대)’를 기재했다. 

이에 민주당 TF는 2006년도 뉴욕대 학사 안내를 확인한 결과 김 씨가 이력서에 적은 과정과 동일한 과정은 존재하지 않았고, 김 씨가 적은 과정과 가장 유사한 이름을 가진 과정은 ‘Entertainment, Media and Technology Program’으로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MBA(경영학 석사)과정의 일환으로, 통상 2년이 소요되는 MBA 과정 중 첫 해 모든 필수 과목을 이수한 학생들만 세부 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게 TF의 주장이다.

TF는 “‘Entertainment, Media & Technology’는 MBA과정에 정식으로 입학한 학생들만 수강 가능하며, 이 과정만 따로 분리해서 수강할 수 있는 과정도 아닌 것”이라며 “또한 2006년도 학사일정에는 MBA 과정 재학생이 아닌 외부인들에게 별도로 제공되는 한 달 과정도 확인되지 않는다. 김씨가 2007년 수원여대에 제출한 지원서에 기재한 ‘executive program’(‘최고위 과정’ 또는 ‘경영자 과정’)이란 이름의 과정 역시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TF는 또 김 씨가 2003년부터 2006년 12월까지 에이치컬쳐 테크놀로지 전략기획팀 이사, 2005년부터 2006년 9월까지 한국폴리텍대학 강서캠퍼스 겸임교원, 2004년부터 2006년6월까지 서일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강사로 재직했기 때문에 그가 2006년 10월에 NYU MBA 2년차 과정에 제공되는 세부 전공 과정을 수학하는 것은 시기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김씨가 기재한 단기 어학연수 이력을 뉴욕대 MBA 과정의 학위 이수 프로그램과 비교하며서 사실이 아닌 근거로 의혹을 제기했다고 반박했다.

김건희씨 서울대 석사학위 수여증명서
▲ 김건희씨 서울대 석사학위 수여증명서

김씨와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씨는 2006년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이 개설한 문화콘텐츠 글로벌리더 과정인 GLA(Global Leader Assocication) 과정을 2006년 5월~12월 동안 이수했다.

GLA 과정은 당시 5주의 국내 강의(MBA 코스에서 문화콘텐츠 부분만 발췌해 만듦)와 2주의 해외 연수로 구성된 문화부 지원 프로그램으로 개설됐다. GLA 과정을 지원한 문화부는 "문화콘텐츠 산업에 관심 있는 기업 대표와 임원 등을 대상으로 5주의 국내 강의와 2주의 해외 연수를 포함한 글로벌 리더 과정을 개설한다"며 "MBA 과목 중 문화산업 관련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될 이번 강의는 문화산업 분야의 핵심적인 경영 인력 배출을 목표로 한다"고 소개했다.

김씨 측은 이력서 해외 연수 기재란에 해외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력을 적은 것으로 전혀 허위나 과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2년 간 이수하는 뉴욕대 스턴스쿨 MBA를 졸업했다고 기재한 적도 없는데 민주당이 의혹 제기를 허위로 했다는 주장이다.

한편 법원은 2014년 김 씨가 이력서에 기재한 것과 동일한 'NYU Stern School of Business'를 졸업하지 않았음에도 허위로 졸업증을 위조한 학원 강사에게 징역 8월 및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김병기 단장은 "김 씨가 주장한 NYU Stern School 연수과정은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김 씨가 이 경력을 활용해 수 개의 대학에 교원으로 지원했고, 수원여대 같은 경우는 실제 근무했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부정한 방법으로 경력을 위조해 취업했다면 이는 타인의 기회를 박탈하는 중대한 범죄인만큼, 단지 사과나 해명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면서 "김 씨가 연수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면 수많은 청년 취업 준비생들, 대학 강사 분들이 입은 상처에 대해 사죄하는 것은 물론, 입으로만 공정을 외치고 가족 비리에는 눈감는 윤 후보 또한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대변인은 "많은 동기들과 함께 뉴욕대에서 실제 수업을 듣는 등 단기 연수를 했고 수료증도 발급됐다"며 "관련 자료는 입수하는대로 추가로 내겠다"면서 "이 프로그램은 원래 관련분야 재직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재직기간과 겹치는 게 상식"이라고 반박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 같은 상황에 윤 후보의 형식적인 사과 역시 질타를 받고 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17일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구체적 언급이 없어 윤 후보가 김씨의 허위 경력을 인정하는 것인지, 혹은 논란을 수습하기 위한 형식적 조치였는지를 놓고 여진이 이어지는 중이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김씨에 대한 논란에 사과하며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자체만으로도 제가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했다. 그간 김씨 논란과 관련한 발표를 미루며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당 안팎에서 사과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자 뜻을 꺾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후보의 대응에 여권은 일제히 "잘못한 일에 대해 답변을 회피하는 오만한 태도"라고 질타했다.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을 통해 "윤 후보는 김씨를 대신해 사과했다는 투의 주장을 피력했는데, 어처구니없는 인식"이라며 "허위 경력과 허위 학력을 사용한 당사자는 윤 후보 배우자 김씨다. 국민께 ‘사과 의향’이 있다고 입장을 밝힌 것도 다름 아닌 김씨 본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일 터져 나오는 허위 경력 문제와 이를 덮기 위한 또 다른 거짓말 논란까지 불거진 이 상황에서 김씨가 국민께 직접 사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윤 후보 태도는 ‘잘못한 일도 아닌데, 내가 사과까지 했으니 더 이상 문제 삼지 말라’는 여론에 대한 선전포고로 들린다"고 강하게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다시 묻겠다.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해 분명한 해명을 하실 용의가 있느냐"며 "당사자 김씨는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는가. 윤 후보 부부는 잘못에 대해 국민께 공식적으로 사과할 의사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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