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상준 기자]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한시적 유예 방안은 오징어 게임을 떠오르게 만든다. 참가자는 다주택자와 세입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13일 이와 관련 중과 제도를 1년 유예하되 △6개월 내 처분 시 중과율 완전 면제 △9개월 내 처분 시 중과율 절반 면제 △12개월 내 처분 시 중과율 4분의 1 적용 등 차등을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방안은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수 있게 퇴로를 열어준다는 것이다. 즉 이들이 가진 매물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유도해 집값 상승 요인 중 하나인 매물잠김현상을 해소하겠다는 아이디어다.

하지만 이번 방안이 시행되는 날 각자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서로 싸워야 하는, 누군가는 죽음을 맞이하는 오징어 게임이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 집 두채를 가졌다면 한 채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은 1년이다.

이들이 버티기를 선택하지 않는 이상, 이 기간에 매물을 정리하려고 할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세입자와의 계약기간이 만료되지 않았지만, 매물을 정리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세입자가 쫓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이재명 후보의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적 유예 방안은 다주택자들의 매물로 수요자들에게 공급한다는 뜻도 있지만, 누군가는 또 거주할 곳을 잃고 다시 수요자로 돌아갈 수 있는 일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 한번 더 고려해봤으면 좋겠다는 목소리를 내본다. 앞서 정부가 다주택자들의 부동산세를 올려 보유 물량을 시장에 내놓으려 했지만 오히려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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