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와 갈등 국면, 대화를 통해 풀지 못할 문제가 없다...연말이면 해소될 것”
“‘오세훈표 신통기획’, 재개발 민간 주도로 하되 서울시 프로세스로 신속 처리해 인기”
“위원회 소분과를 만들어 빠르게 결정, 각종 절차 통합”
“새로 임명한 김헌동 SH사장, 부동산 가격안정화 철학 같아”

오세훈 시장은 지난 3일 폴리뉴스와 인터뷰에서 서울시의회와 충돌하고 있는 내년 예산안과 관련 '서로 양보하는 선에서 타협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최양구 PD>
▲ 오세훈 시장은 지난 3일 폴리뉴스와 인터뷰에서 서울시의회와 충돌하고 있는 내년 예산안과 관련 "서로 양보하는 선에서 타협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최양구 PD>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오세훈 시장은 취임 이후 '오세훈 시정'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서울시의회와 갈등이다.

현재 서울시의회는 전체 110석 중 민주당이 99석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국민의힘 소속인 오 시장이 추진하고자하는 정책, 예산 등을 둘러싸고 시의회와 잦은 충돌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은 내년 예산안을 놓고 시의회와 막판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3일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진행한 <베스트 단체장> 인터뷰에서 시의회와 내년 예산안 충돌에 대해 "타협될 것"이라고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오 시장은 “우리는 우리대로 논리가 있고 그분들도 나름대로 논리가 있지 않겠나”라며 “앞으로 열흘, 보름 정도가 예산안 가지고 막판까지 타협을 해야하는 시점인데, 제 주장도 조금 자제하고 그쪽도 주장을 조금 자제해 서로 양보하는 선에서 타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에 시의회와 갈등 국면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연말이면 해소가 될 문제라고 저는 믿고 싶다. 그분들도 서울시,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이다"며 "그렇다면 대화를 통해 풀지 못할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정의 최우선 과제는 부동산 정책, 주택정책이다. 심각한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한 분노한 민심뿐만아니라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LH 비리' 문제가 전면화된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오 시장은 그의 대표 공약인 부동산 정책으로 ‘신속통합기획(이하 신통기획)’이 큰 인기라며 자신 있게 소개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특징이 ‘공공이 주도하면 민간은 지켜만 봐라’ 하는 것이었다면, 신통기획은 민간이 주도하되 서울시가 계획‧절차‧심의를 한꺼번에 도와 신속하게 주택 공급이 이뤄지게 하는 정책이라고 부연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3일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베스트 단체장’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최양구 PD>
▲ 오세훈 시장은 지난 3일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베스트 단체장’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최양구 PD>

이어 “재개발 지구는 25개를 연말까지 지정하겠다고 했는데, 102군데가 벌써 신청했다. 재건축 조합도 지금 단지별로 진도가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예를 들어 도시계획위원회 소분과를 만들어 빨리 전체회의를 거치지 않고 권한을 위임 받아 결정하면 도시기획위 결정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환경평가, 교통평가 등을 따로 하던 것을 통합했다”면서 “5년 걸리던 게 2년만에 되는 설계를 하니, 이미 시행착오를 겪었던 분들은 들으면 바로 아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부동산값의 급격한 상승을 부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서울시도 정부도 그런 우려 때문에 못하게 했다”면서 실제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신통기획을 발표하고 진행한 8개월 동안 주택가격 상승 그래프를 보면, 서울‧경기‧인천 지역을 비교했을 때 경기‧인천이 더 올랐다”라며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고 말하는 건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다”고 했다. 

오 시장은 최근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으로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을 임명했다. 그는 “김헌동 SH사장이 굉장히 저하고 궁합이 잘 맞는 분”이라며 “저와 주택정책에 관한 철학이 거의 다름이 없다”고 임명 배경을 밝혔다. 이어 “제가 10년 전 초임시장 때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분양가상한제, 분양원가 공개를 실행했던 사람”이라며 “당시 김헌동 본부장의 제안을 제가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김헌동 사장' 인선을 민주당에서 반대한 것에 대해 “이해가 안 간다”며 “그분은 평소 부동산 가격안정화만 된다고 하면 여든 야든 가리지 않고 칭찬할 거 칭찬하고 비판할 것 비판한다”고 김 사장을 옹호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을 강한 톤으로 비판해와서 민주당에서는 쉽게 동의가 안 됐던 모양”이라고 추측했다.

한편, 다가오는 내년 대선에서 '윤석열-안철수의 야권 후보단일화'에 대해 “잘 될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여론조사를 보면 6:4 내지 7:3 정도로 정권교체 여론이 높다. 부동산 정책이 바뀌길 바라는 리서치 결과도 많이 나왔다. 후보들도 심리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끝으로 “1년 남짓한 임기에 보궐선거로 일을 시작해, 그에 맞는 선택과 집중으로 일을 해나가고 있다”면서 시의회와 갈등을 의식해 "지금은 대립 국면이나 시민 여러분들이 안심하고 지켜봐주시길 바란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정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오세훈 시장 블로그>
▲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정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오세훈 시장 블로그>

 

오세훈 시장은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나 대일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1993년 ‘일조권 소송 사건’을 맡으며 유명세를 탄 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진행자로 발탁되기도 했다. 2000년 한나라당 공천(서울 강남을)을 받아 16대 국회에 입성했다. 남경필·원희룡·정병국 전 의원과 ‘미래연대’를 이끌며 소장 개혁파로 활동했다. 2006년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과 겨뤄 45세의 나이로 ‘최연소 서울시장’이 됐다. 33대에 이어 34대 재선에 성공했으나, 서울시의회가 제정한 ‘전면 무상급식 도입’에 반대해 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를 강행, 투표율이 개표 가능 투표율(33.3%)을 넘기지 못해 자진사퇴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서울 광진을에서 맞붙어 패했으나, 이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당선되면서 부활했다. 내년도 서울시장선거 연임에 도전하나 대권잠재군에서는 가장 두드러져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다음은 오세훈 시장 폴리뉴스 인터뷰 ② 전문이다]

Q. 지난 4.7보선 압도적으로 당선이 됐다. 부동산에 대한 민심의 분노가 깔려있었다. 취임 이후 ‘신통(신속 통합) 기획’ 이름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 힘을 실었다. 주민 주도로 반응이 좋다고 들었다.

그렇다. 10년간 억눌려있었던 서울시가 방향을 180도 전환해 적극 돕기 시작했다. 문 정부의 특징은 공공이 주도하는 것이다. ‘민간이 주도권을 공공에게 넘기고 지켜만 봐라. 우리가 알아서 빨리 해주겠다’ 이런 입장이었는데 조합원이나 사업을 추진하는 분들이 ‘본인들이 주도적으로 하면서 공공에서 많이 도와주면 좋겠다’ 하는 것이 그분들의 바람이다. 그런 바람을 파악해서 기획한 게 신속 통합 기획이다. 민간 조합이나 민간 추진위원회나 주도를 해나가는데, 그러다 보니 시행착오도 많고 시간 걸리는 일이 많다. 더군다나 절차를 너무 세분화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몇 개월씩 몇 년씩 걸리다 보니 길게 걸리면 10년 이상도 훌쩍 가버린다. 

서울시가 그런 절차를 통합하면 신속해질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개입을 해서 길을 알려드리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민간이 주도를 하되 서울시가 도움 드리는 프로세스를 통하게 되면 5년 걸리던 게 2년만에 되는 설계를 한 것이다. 그래서 설명을 했고 그분들이 이미 시행착오를 겪어보셨기 때문에 들어보시면 바로 안다. 예를 들면 도시계획위원회 소분과를 만들어서 빨리 전체회의를 거치지 않고 권한을 위임 받아 거기서 결정하면 도시기획위원회의 결정이 있는 걸로 간주한다. 몇 개의 절차를 통합해 환경평가 따로, 교통평가 따로 하던 것을 다 모아 건축 심의까지 다 한꺼번에 속도감 있게 설계를 하니 인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 재개발 지구는 25개를 연말까지 지정하겠다고 했는데, 102군데가 신청했다. 재건축 조합도 지금 단지별로 진도가 나가고 있다. 

Q. 일각에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불붙이는 것 아닌가 우려도 있다.

서울시도, 정부도 그런 우려 때문에 못하게 했다. 그런데 실제로 신속통합 기획을 발표하고 진행을 8개월 해가는 동안에 주택가격 상승 그래프를 보면, 서울 경기 인천을 비교했을 때 경기 인천이 더 올랐다. 그런 새로운 시도 때문에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고 말하는 건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다. 

오 시장은 서울시의 향후 5년 구상을 담은 ‘서울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사진=오세훈 시장 페이스북>
▲ 오 시장은 서울시의 향후 5년 구상을 담은 ‘서울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사진=오세훈 시장 페이스북>

 

Q.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으로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을 임명했다. 이 분은 분양원가 공개, 분양가 상한제, 후분양제, 장기전세주택 등 부동산 가격 안정을 추진해온 분이다. 오 시장과 언밸런스하지 않나?

굉장히 저하고 궁합이 잘 맞는 분이다. 다시 컴백하기 전에 몇 번 그분과 유튜브 녹화를 한 적이 있는데 생각이 비슷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말만 그런 게 아니라 제가 10년 전 시장직을 수행할 때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분양가상한제 분양원가 공개를 실행했던 사람이다. 다들 기억을 못하시지만. 그때 그것을 과감하게 초임시장 때 10년 전 시행할 수 있었던 비결이 김헌동 당시 경실련 본부장의 어드바이스가 굉장히 주효했다. 이분이 제안을 하고 제가 받은 거였다. 그 외 인터뷰도 많이 봤다. 

한참 지나서 그분이 정동영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들어가 1년 정도 일했다. 그때가 정동영 의원이 오세훈의 주택정책을 높이 평가하고 국정감사 같은 데서 칭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서울시 국정감사 때 박원순 시장님께 ‘오세훈 시장은 이렇게 잘했는데 왜 못하느냐’ 지적을 할 때. 당을 달리하니까 그런 얘기가 보도가 되면 깜짝 놀라서 보는데, 김헌동씨가 보좌관으로 계시면서 반영이 된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와 생각이 똑같구나. 저의 주택정책에 관한 철학과 거의 다름이 없다. 주택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데 있어 의지나 열정은 저하고 다를 바가 없다. 그래서 요번에 그분을 SH공사 사장으로 모셨고 제안을 드렸다. 저하고 생각 똑같으시고 시민단체 활동 평생 하셨는데, 그렇게 제안만 하고 인생 마무리하겠나. 오셔서 마음껏 꿈을 펼쳐보십쇼 하고.

Q. 민주당이 왜 반대했나?

그러니까 이해가 안 간다. 그분은 평소에 여야가 없는 분이다. 그냥 부동산 가격안정화, 하향 안정화만 된다고 하면 여든 야든 가리지 않고 칭찬할 거 칭찬하고 비판할 것 비판한다. 정치적 성향이 없다. 당연히 시의회에서 쌍수 들고 환영할 것이라고 예측을 했는데, 의외로 거부감이 크더라. 이유를 알고 보니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 강한 톤으로 비판해왔다. 안 잡힌다. 맞지 않나. 그 말 들었어야 했는데. 그래서 민주당에서는 쉽게 동의가 안 됐던 모양이다.

오세훈 시장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상생 체계를 잘 만들어가는 '동네상권 부활 프로젝트'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오세훈 시장 블로그>
▲ 오세훈 시장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상생 체계를 잘 만들어가는 '동네상권 부활 프로젝트'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오세훈 시장 블로그>

 

Q. 민주당이 절대다수 의회로 10년 전 시장은 무상급식 때문에 시의회와 충돌하기도 했다. 지금은 어떻나?

지금은 과정이니까 우리는 우리대로 논리가 있고 그분들도 나름대로 논리가 있지 않겠나. 제가 보기엔 이해가 안 되겠지만 그분들도 논리가 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앞으로 열흘 보름 정도가 예산안 가지고 막판까지 타협을 해야하는 시점이다. 제 주장도 조금 자제하고 그쪽도 주장을 조금 자제해 서로 양보하는 선에서 타협이 될 것이라 본다.

Q. 지난 재보선에서 후보단일화에 큰 역할을 했다. 지금 대선 후보들이 선출되고 진행 중인데,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윤석열, 안철수의) 후보단일화 필요하지 않겠나. 어떻게 예측하나.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 정권교체 열망이 여론조사 나오는 걸 종합해보면 6:4 내지 7:3 정도로 정권교체 여론이 높다. 문재인 정부에 관해 부동산정책이 바뀌어졌으면 좋겠다. 그 리서치 결과가 많이 나왔다. 그런 의미에서 분위기가 그렇다면 후보들도 심리적 압박 받을 수밖에 없다.

Q. 지금 현재 정권교체 흐름이 재보선에도. 지금도 당이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님이 어드바이스를 한다면?

출렁거리는 와중에 있어서 적절한 시점은 아닌 것 같지만, 방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정권교체 열망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정당으로선 국민들의 여망을 받들어 어떤 희생을 치러서라도 정권교체를 해내야 될 의무와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것만 가슴에 새긴다면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해서 긴장 풀어지는 듯한 장면들이 보이는데, 극도로 자제를 해야 한다. 앞으로 당내 수습, 정리되기를 바란다.

Q. 보선에서 당시 5년을 보면서 진행할 공약을 제시했다. 내년 서울시장선거에는 출마하실 것은 분명한데, 지금 어떤 마음가짐으로 준비하고 있나?

1년 남짓한 임기에 보궐선거로 일을 시작했다. 거기에 맞는 일을 선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일을 해나가야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다. 요즘에 시의회하고 조금 갈등 국면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연말이면 해소가 될 문제라고 저는 믿고 싶다. 그분들도 서울시,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이다. 그렇다면 대화를 통해 풀지 못할 문제가 없다. 지금은 대립 국면이나 시민 여러분들이 안심하고 지켜봐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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