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주담대, 신용대출 모두 최고치 기록
기준금리 반영 추가 인상 시 차주 부담 ↑

<자료=한국은행>
▲ <자료=한국은행>

 

[폴리뉴스 고현솔 기자] 10월 가계대출 금리가 3.5% 목전까지 오르면서 2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상승에 맞춰 시중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올렸지만 여전히 예대금리차가 크다는 비판이 나온다. 은행권이 연일 높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는 연 3.26%로, 한달 새 0.25%p올랐다. 2018년 11월(3.28%) 이후 최고치다. 주담대 금리는 지난 9월 연 3%대에 진입한 이후 두달 연속 3%를 상회했다. 주담대 금리보다 높은 상승폭을 보인 신용대출 금리는 0.47%p 증가해 연 4.62%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상승폭은 작년 12월(0.49%p) 이후 가장 컸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1%로 인상함에 따라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최고 5%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을 감안하면 주담대 금리가 6%에 근접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 발표 당일인 25일 기준 3.4~4.63% 수준인 신용대출 금리도 추가 인상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5%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월 말 국내 은행의 잔액 기준 총대출금리와 총수신금리 차는 2.16%p로 전월보다 0.02%p확대됐다. 예대금리차가 계속 확대되는 이유는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대출금리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전월 대비 가계대출 평균 금리 상승폭은 0.28%p로 2015년 5월(0.31%p) 이후 최고치다. 지난 25일 기준금리 인상 폭(0.25%p)보다 더 많이(최대 0.4%p) 올랐음에도 여전히 2%대에 머무르는 수신금리와 5~6%를 바라보는 대출금리 사이의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파르게 오르는 대출금리에 차주들의 부담은 커지지만, 은행 수익은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4분기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은 4조 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 5000억원)에 비해 1조 1000억원 증가했다. 대출자산이 증가하면서 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11조 6000억원의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10조 4000억원) 대비 1조 1000억원 증가했다. 

가파르게 오르는 금리 속도는 서민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킨다. 경실련 관계자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은 버팀목자금같은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대금리차가 커질수록 이 분들의 피해는 극심해진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민생경제가 어려워진 마당에 고통을 분담해야 할 은행이 대출금리를 (예금금리에 비해) 많이 올리는 것은 도덕적 문제”라고 말했다. 또 “소상공인과 같이 정책금융 지원받는 사람에게는 대출금리를 추가로 완화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5일 기준금리 인상 후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이 총재가 내년 1분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한은이 내년 두세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송재창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이달 들어 전체적으로 지표금리도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대출금리에도 어느 정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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