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9월 24일 ‘화천대유 특혜 의혹 vs 고발사주 의혹’... 여야 대선경선의 향배는?'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10월 1일부터 국정감사다. 이번 국감의 논제 중에 하나가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감이다. 이번 국감은 핵심은 대장동 국감, 플랫폼 국감이다. 대장동 의혹 관련해서는 앞서 여야 대선전망에서 많은 부분을 다루었기 때문에 '플랫폼 국감'에 촛점을 맞춰 이야기 해주시기 바란다. 플랫폼, 빅테크 기업이라고 하는데 이번에 총수들을 다 증인으로 불렀다. 정부 여당이 어떻게 보면 그런 기업을 키워온 건데, 이제 플랫폼 기업에 손을 대야하는 상황을 이야기해보자.

황장수 : 정부 여당이 4차산업 혁명을 강조하고 플랫폼 기업을 신사업인 것처럼 이야기를 해왔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빅테크 규제 이야기가 터져나오고 있다. 그래서 플랫폼 사업자들 때문에 자영업자라든지 소비자들에게 정권이 비판받을 수 있다고 느껴지니까 대선을 앞두고 카카오나 네이버를 제재하는 모양새를 취할 수 밖에 없다. 적당히 내년 대선 전까지 두드려 잡는 척 쇼를 할 거라고 보고 있다.

홍형식 : 사실 대선 과정의 가장 큰 변수가 코로나와 경제인데, 이제 위드코로나가 되고 치명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영향도 줄어들고, 큰 틀로 봐서 현 정부가 잘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에 코로나는 큰 변수가 안 된다. 문제는 경제다. 경제도 전체적인 경제가 아니고, 각 경제 주체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어려움이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다. 이들이 어려워지는 과정을 보면, 코로나에 대응하는 정책에 제일 많은 요구를 받았고, 직접 그 피해를 받았다. 그러면 그 층에 대해서 어떤 형태로든 정책적 협조에 대한 보상이나 피해를 극복할 수 있게 해줘야 되는데, 지금 여당 내에서 보면 보편적 재난지원금의 분위기와 목소리에 눌려서 이 부분에 강하게 대응을 못하고 있다.

근데 이 과정에서 자영업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 플랫폼 기업들이다. 플랫폼 기업들이 자영업에 미치는 영향은 먼 훗날의 문제가 아니고 오늘 바로 나타나고 있는 문제이다 보니, 현 정부 입장에서는 대선을 감안할 때 어떤 형태로든 이 부분을 그냥 지나갈 수 없는 것이다. 정부는 아마 시급하게 대응책을 내놔야 하고, 바로 집행하는 단계로 들어가 가시적 성과를 만들려고 할 거다.

차재원 : 네이버, 카카오의 자산규모는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기존의 굴뚝산업으로 대변되는 제조업체들보다 훨씬 더 크다. 그중에서도 카카오 같은 경우가 아주 급속도로 팽창을 했다. 사실 플랫폼이라고 하는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은 전 세계적으로 다 문제가 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가 이번에 구글이 갑질하는 것, 플레이스토어에서 하는 갑질에 대해 제일 먼저 규제를 했다. 우리의 조치에 대해서 외국 언론도 박수를 보내고 우리도 벤치마킹 해야겠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시대의 추세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빅테크 기업들은 플랫폼을 장악하고 일종의 통행세를 걷는 셈이다. 어떻게 보면 그들은 통행세를 걷는 것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과거 기존의 재벌들의 나쁜 습관이라고 하는 골목상권 침해라든지, 약자의 위치에 있는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착취한다든지, 정당한 대우를 하지 않는다든지 그런 부분들이 현실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제는 피해갈 수 없는 규제의 시간이란 생각이 든다.

문제는 규제가 자칫 잘못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일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빅테크에 대한 정치권의 규제 자체가 하나의 혁신적인 창조를 위한 하나의 모멘텀으로 해야 되는데, 국회에 의한 일종의 갑질로 될 경우에는 오히려 더 큰 폭풍을 맞이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정치권이 현명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김능구 : 플랫폼 기업들 이른바 빅테크 기업들의 생명은 혁신이라고 본다.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한데, 어느 순간 이 사람들이 수수료를 따먹는 일에 안주하게 되면, 스타트업 기업을 육성하는데도 장벽이 되고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게 된다. 제가 카카오 택시 기사한테 물어보니까, 처음에는 카카오 택시가 기사들한테 상당한 편의를 제공해주고 회비도 받지 않고, 무엇보다 딱딱 손님을 연결시켜주니까 정말 좋았다고 한다. 그런데 택시서비스를 프리미엄이다 뭐다 나눠가지고 손님들한테 추가요금을 내게 하고, 또 기사들은 회원가입이 안 되면 우선순위에서 배제된다고 한다. 이제는 카카오 택시가 거의 90% 이상을 장악해버렸기 때문에 누구도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거다.

또한 플랫폼 기업들은 우리가 늘 대기업에 지적했던 골목상권까지 무차별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실 플랫폼 기업은 국민세금으로 인프라가 구축된 거다. 그 점을 자기들이 잊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인데, 마치 자기들의 성과로 모든 것을 만들어낸 것처럼 어떤 측면에서는 재벌 따라하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오늘 들어보니까 야당에서는 여당이 지금까지 플랫폼 기업들하고 잘 놀다가 대선의 국민 정서가 안 그러니까 쇼하는 거 아니냐고 이야기를 하는데, 어쨌든 간에 플랫폼 규제에 대해서는 아까 규제의 시간이라고 했듯이 여야가 아마 뜻을 같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또 하나 국회의 현안이 언론중재법이다. 27일에 8인 협의체를 통한 언론중재법 통과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8인협의체 이야기를 들어보면 서로 간에 의견이 좁혀지는 게 전혀 없다. 오늘 김기현 원내대표는 지난 번에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당 대표가 만나 TV토론을 하면서 상당히 의견이 좁혀진 것처럼 이야기했는데, 그게 사기였다고 한다. 오히려 더 강화된 개정안을 들고 나왔다는 거다. 사실 27일에 통과되기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 왜 대선을 앞두고 여당은 이렇게 무리수를 둘까.

차재원 : 일단 지지층 결집, 지지층에 대한 호소인 것 같다. 사실 권력기관 개혁 특히 검찰개혁이라는 부분에서는 공수처를 출범시키면서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고 보는데, 또 하나 진보진영의 입장에선 보수언론으로 대변되는 언론의 기득권도 만만치 않은 부분이다. 여기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개혁의 초석을 만들어놔야 지지층들한테 표를 얻을 수 있는 하나의 명분이 생긴다는 거다. 언론중재법을 강화해서 징벌적 배상제도를 도입해야만, 소위 말하는 기울어진 언론의 지형을 바꿀 수 있다는, 그런 식의 정치적인 필요성 때문에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물론 27일인가 시한이 걸려있지만, 어제 문재인 대통령의 귀국 길 기자간담회에서 이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각계가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만큼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단 이야기를 했다. 국회에서 할 거라고 전제를 달긴 했지만,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야기했고, 황희 문체부 장관도 그런 비슷한 여지를 두었고 설사 법이 넘어간다 하더라도 시행령을 통해서 어느 정도 제어를 하겠다는 걸 보면, 여당 내에서 이 법을 추진하고 있는 핵심세력들하고 청와대 생각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저는 27일이 되어도 힘으로 밀어붙이기엔 좀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홍형식 : 지난 총선의 의석수로 놓고 본다면, 민주당이 개혁을 하거나 법안을 추진하면 총선 때 의석수 정도의 국민 지지가 따라와줘야 되는데, 여당에서 무슨 쟁점 이슈를 제기하고 추진하는 곳에는 언제나 ‘50 대 45’ 정도의 여론이 형성된다. 의석수가 민심이 대변된 것이고 우리가 이 정도의 국민 대표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여야 또는 진보·보수의 어떠한 쟁점도 거의 50대 45 틀에 갇혀있기 때문에, 뭘 추진하려고 하면 동력을 얻지 못하고 좌절되거나 정쟁화되어 버리는 악순환이 되는 거다. 이 언론법도 그걸 못 벗어나고 있다.

김능구 : 친문 강경파나 이런 쪽에서 지난 총선에서 180 의석을 만들어줬으니까 촛불개혁의 과제들에 대해 합당한 역할을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한다는데, 득표율로는 49% 대 41%, 8% 차이였다. 그러니까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21대 국회도 협치를 해나가야 한다는 이야긴데, 우리 선거법상 민심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의석 수 왜곡에서 비롯된 건데, 저는 어떤 면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그 착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이런저런 문제에 있어서 실제 50대 45라고 했는데 언론중재법 같은 경우는 지금 반대가 더 높다. 저는 이런 건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자기 선거도 아닌데 언론중재법을 책임질 필요가 없는 거다. 문체부 장관도 마찬가지다. 그런 측면에서 정의당도 주장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로 넘어가지 않겠나 조심스럽게 예측을 해본다.

그런데 저는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언론 생태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포털, 네이버로 대표되는 포털 개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포털은 마치 전체 언론을 규제하는 것처럼, 자기들이 뭔가 규정을 만들어서 법처럼 가두리양식장에 넣었다 뺐다 하고 자기들이 언론사에 제재를 주고 한다. 제휴평가위원회라는 독립기구를 만들었다고 하지만, 실제로 임기가 1년 밖에 안 되고 회의도 한 달에 한 번인데, 12번도 하지 않고 많이 해봤자 10회, 코로나 때문에 작년에는 2번인가 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모든 일을 네이버, 카카오에서 파견 나와있는 사무국 직원들이 다 한다. 언론은 자기들이 취재하고 기사를 써서 그것을 언론 소비자인 독자들이 보고 판단을 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뉴스유통을 장악한 포털이 있는건데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현상이라고 한다.

그래서 네이버 등의 포털이 뉴스 편집에서 손을 떼라는 이야긴데, 여야가 기본입장에서는 동의한다. 오늘 제가 만난 김기현 원내대표도 구글처럼 바뀌어야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네이버의 위세가 만만치 않더라. 관계, 정계, 언론에 다 깔려있다. 그래서 명분상으로는 서로 합의하지만, 시간을 끌면 넘어가는 거다. 그리고 사실 네이버 때문에 언론들이 이 문제를 언급하는 자체를 주저한다.

차재원 : 네이버가 저렇게 갑질하는 걸 보면 언론들의 지나친 저자세도 문제가 있다. 지금 언론사들이 전재료를 받고 있는데, A신문이 얼마 받고, B신문이 얼마 받는지 해당언론사와 네이버만 안다. 문제는 해당 언론사가 네이버라는 틀을 깨고 자기 홈페이지를 통해서 뭔가 이익을 구현할 수 있는 정도로 하겠다고 해야 되는데, 몇 번의 시도가 있었지만 다 실패했다고 알고 있다. 결국은 네이버가 구글식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은, 사람들은 전부 네이버 안에서 보는 것이 편하니까 그 틀을 아무도 깨고 나가지 못한다.

홍형식 : 사실 언론에 대한 가장 핵심적인 개혁사안이 이거다. 아마 여당도 알 건데, 문제는 현 상태가 나중에 때에 따라서는 전략적으로 유리할 수도 있다고 보는 면이 있지 않느냐 생각이 든다. 지금 포털만 없어지면 가짜뉴스의 영향력도 뚝 떨어진다. 근데 가짜뉴스 댓글, 이런 논쟁을 보면 전략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포털을 내리지 않지 않는가라는 의문이 드는 거다. 국민들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게 바로 이런 부분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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