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ESG 광풍, ‘패러다임 전환’으로 이어져야···
“기업들의 진정성 있는 투자가 필요, 실제 경영 속 내재화”
“인위적 평가 기준은 적절하지 않아,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어야”
정부 역할, “정보 공개 가이드 라인 제공”

7일 <폴리뉴스>와의 대담에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류영재 회장이 ESG 발전 방향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류형민 PD>
▲ 7일 <폴리뉴스>와의 대담에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류영재 회장이 ESG 발전 방향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류형민 PD>

[폴리뉴스 이지현 인턴기자] 최근 ‘산업과 금융의 새로운 지표’라 불리며 국내에서 ESG 열풍이 뜨거운 가운데 관련 전문가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류영재 회장이 7일 <폴리뉴스> 임정빈 편집국장과 대담을 통해 앞으로의 ESG 발전 방향에 대해 조언했다.

류영재 회장은 국내 ESG컨설팅 선두업체인 서스틴베스트의 대표이사로 일하며 ESG 전도사 역을 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국 내 ESG 열풍, “선진국과 양상 달라”

류영재 회장은 최근 국내 ESG 열풍에 대한 질문에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전 세계 언론이 다룬 ESG 평균 보도량이 작년에 비해 4배 증가했는데, 우리나라는 무려 15배나 증가했다”며 “통계수치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에서 특히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금융 위기 이후 금융선진국에서는 ESG 도입이 서서히 이뤄졌지만 우리나라는 뒤늦게 받아들인 후 빠르게 캐치업 하는 특징이 있다”며 “작년 미국 조바이든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의 영향으로 11월부터 7월까지 9개월동안 거세게 불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는 양상이 다른 나라와는 다른 것 같다”며 “일명 ‘큰 손’이라고 불리는 연기금 등 보험회사나 펀드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지만 언론이나 정부, 정치계에서 열풍”이라고 진단했다.

ESG광풍 지속 위한 ‘진정성 있는 투자’ 필요

류 회장은 ESG 광풍이 지속하기 위한 조건을 묻는 질문에 “지속가능한 순풍으로 바꾸어야 한다”며 두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장기적 관점에서 ESG관련 투자를 계속 늘리고 진정성을 가지고 투자를 늘려야”한다며 “소비자가 중요한데, 10년 후 트렌드가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늬만 ESG 경영하는 것’을 의미하는 “ESG 워싱을 경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SG 자체가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효과를 줄 뿐만 아니라 명분이 있고 그렇다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ESG 경영하는 것처럼 포장만 하는 것을 경계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ESG에 대한 진정성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폈다.

7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류영재 회장이 <폴리뉴스> 임정빈 편집국장과 대담하고 있다. <사진= 폴리뉴스 류형민 PD>
▲ 7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류영재 회장이 <폴리뉴스> 임정빈 편집국장과 대담하고 있다. <사진= 폴리뉴스 류형민 PD>

기업·금융지주들 자발적 ‘탄소중립’ 긍정적...

최근 기업들이 연이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ESG 관련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공개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좋은 사례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탄소 중립’ 부분을 언급했다. 그는 “기업을 평가하는 입장에서 특정 기업을 거론하긴 어렵지만나 탄소중립을 강조하며 기업들이 친환경 경영을 선언하고 탄소 저감하는데, 이것이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제조업위주 경제구조”라며 “탄소 저감을 위해 대단한 각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실제로 경영 속에 내재화시켜나가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류 회장은 또 한 가지 긍정적 사례로 ‘금융지주회사들의 ESG 위원회 설치’를 꼽았다. 그는 “자본이 각성해야 기업이 바뀐다”며 “위원회를 만드는 것보다도 전문성을 가진 이사회 멤버가 구성원으로 참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지주의 모든 의사결정이 ESG 내에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 말했다.

ESG 평가 기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정리되도록”

류영재 회장은 “ESG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평가 지표가 필요하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평가 지표는 시장에서 수도 없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이라며 “평가 기관마다 어디에 방점을 둘지가 다른데, 가중치가 다르면 동일한 기업도 다른 가치 평가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를 한 쪽이 시간이 흐를수록 시장을 지배하고 단일한 평가지표가 형성되어 나갈 것”고 말했다.

ESG와 관련해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을 물어보자 “정부는 평가 모형 설계가 아니라 정보 공개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기업은 거기에 입각해 정보를 공개하고,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그 평가를 해석해야한다”고 밝혔다.

“기업들, ESG 선순환 구조 만들어야 해”

기업들의 ESG 성공전략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ESG 선순환 고리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이어 “투자자들에게 있어 ‘넘버’가 중요하기 때문에 숫자로 그 성과를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장기적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그는 기업과 투자자들 사이 ‘장기적 대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들의 요구사항을 경영정책에 내재화하고 현장 속에 녹아들게 해야 한다”며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투자자들에게도 “ESG 투자에 성공하려면 여러 평가기관 자료를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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