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측 "포털 뉴스 편집 인위적 개입은 100% 불가능"
이재웅 "알고리즘이 가치중립적일지는 별도의 문제"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성소의 기자] 지난 8일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카카오 항의’ 논란이 불거진 이후 카카오 등 포털사이트 측의 뉴스 편집을 둘러싼 외압 의혹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인적 개입은 절대 불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재웅 쏘카 전 대표는 "인공지능이라고 가치중립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카카오 측은 “뉴스 화면 편집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카카오는 2015년부터 ‘카카오 i’ (구 루빅스) 알고리즘을 사용해서 뉴스 화면을 배열해오고 있다. 카카오 i 알고리즘은 다양한 추천 알고리즘을 조합해 콘텐츠를 추천한다. 카카오 측이 브런치에 게시하고 있는 글에 따르면 여기에 적용된 알고리즘은 크게 ‘사용자 그룹 맞춤 추천’과 ‘개인화 추천’ 두 가지로 분류된다. 알고리즘이 개인적 관심사와 사회적 트렌드 두가지를 동시에 반영해 뉴스를 배열하는 것이다. 그러나 카카오 관계자는 “실제로는 그것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사람이 뉴스 편집에 개입할 여지는 “전무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기사가 포털사이트에 노출되는 대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이를 자동 배치하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100여 명의 인력이 투입돼 뉴스 메인화면을 일일이 편집해왔지만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도입한 이후 뉴스 편집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기란 불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도 마찬가지로 2017년부터 자사의 에어스 알고리즘을 사용해서 뉴스를 배열하는 방식을 택해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포털사이트의 뉴스 편집에 외압이 작용하기란 어렵다. 

그렇다면 윤 의원은 왜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하라”고 문자를 보냈을까. 윤 의원은 “알고리즘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알고리즘이 시스템을 설계한 사람들의 사고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AI도 편향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연설이 뉴스화면 메인에 즉각 노출된 반면, 전날 있었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연설은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측은 전날 이낙연 대표의 연설 보도가 뉴스 메인 화면에 배열된 사실을 공개했다. 

카카오가 공개하고 있는 뉴스 배열 이력 9월 7일자.  이낙연 대표의 연설 기사가 배열돼있다.
▲ 카카오가 공개하고 있는 뉴스 배열 이력 9월 7일자.  이낙연 대표의 연설 기사가 배열돼있다.

 

윤 의원의 주장과 카카오 측의 설명이 엇갈린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카카오가 사용하는 카카오 i(구 루빅스) 알고리즘은 이용자마다 뉴스 메인 화면을 조금씩 다르게 띄운다. 카카오 측은 “이용자들은 동일한 뉴스 서비스 화면에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관심사에 맞는 뉴스들로 이루어진 개인화된 뉴스 서비스 화면을 소비한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의 주장대로 그의 뉴스화면 메인에는 이 대표의 연설 기사가 없었을 가능성도 있다. 

“인위적 개입은 전혀 없다”는 카카오 측의 설명과는 별개로 인공지능 알고리즘 자체가 공정하고 정치적으로 중립적일 것이라는 전제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이재웅 쏘카 전 대표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 “많은 사람들이 AI가 가치중립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인공지능은 우리가 설계한대로, 혹은 우리의 현상을 반영해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포털사이트의 뉴스 편집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알고리즘 시스템을 짜고 학습시키는 주체도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뉴스 편집의 공정성‧중립성 논란으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이다. 실제로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사이트의 알고리즘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계되고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는 사업기밀로 취급되고 있다. 뉴스 알고리즘이 정말 공정한지에 대해서는 검증이 어려운 셈이다. 이 전 대표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정치적으로 중립적인지 판단하기 위한 감사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측은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윤 의원의 사퇴 요구를 이어가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의원이 네이버로 옮겨가 뉴스 편집 관련 업무를 무려 9년 동안이나 했는데 알고리즘 뉴스 편집 방식을 몰랐을 리 없다”며 “그런데 항의하려고 했다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도 성명서를 통해 윤 의원이 카카오 고위 임원에게 외압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8일 카카오 측과 통화한 사실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이 카카오 고위임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압력을 시도했던 사실이 드러났다’는 국민의힘 측 주장은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