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신인급 인사가 주로 당선된 서울시장
시정을 잘 이끌 인물이냐 아니면 대선주자냐
통합당, 민주당과 달리 재보선 채비 들어가
‘野 55% vs 與 35%’. 내년 서울시장 재보선에 대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다. 미래통합당에게 유리하게 공표된 결과이지만, 정작 통합당에는 확실한 주자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선 전초전’이니만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대선주자급을 전략적으로 출마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뛰어난 행정 능력을 갖추고 서울시를 잘 운영해 나갈 사람을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부딪친다. 이에 과거 서울시장직에 당선됐던 사람들의 특징에 주안점을 두는 시각이 존재한다.
3선 이상 의원 출신이 없는 서울시장직
역대 서울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국회의원 3선 이상의 선출직 정치인 경력을 가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초대 민선 시장인 조순 전 시장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같이 시장 당선 당시 국회의원 당선 경력이 없었다. 고건 전 시장은 오세훈 전 시장처럼 국회의원 초선 경력이 다였고, 이명박 전 대통령만이 서울시장 당선 당시 재선 의원이었다. 국회의 중진 정치인이 당선된 경우가 없다.
이를 두고 ‘여의도 물이 덜 들은 개혁적인 이미지’가 서울시장 당선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10일 통화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중도층의 지지가 중요한데, 진영별로 호불호가 갈리는 전형적인 정치인 이미지보다는 현실 경제와 행정을 잘 알고 개혁적으로 보이는 사람이 중도층에게 선호돼 시장 당선에 유리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견도 존재한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역대 서울시장이라고는 하지만, 민선 이후 사례가 5명 밖에 없어서 일반화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차기 서울시장이 갖춰야 할 자질에 대해서 장 의원은 “아직 논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대선주자급 불출마 의사에 ‘새 인물론’ 거론
이와 같은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해, 보수진영의 경우 차기 서울시장 보선을 두고 ‘대선 전초전’으로 보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혹은 유승민 의원 등 대선주자급 ‘정치인’을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과 서울시정을 잘 이끌 유능한 행정가로서의 자질을 가진 인물을 출마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한다.
다만 안 대표의 경우 여러 경로를 통해 출마 의사가 없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유승민 의원 또한 “보수의 단일 후보가 되겠다”며 대선 본선 직행을 시사했다.
이에 여명 통합당 서울시의원은 10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많은 사람들이 차기 보선을 놓고 대선 전초전이기에 대선주자급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서울시민들을 무시하는 정치공학적 판단에 불과하다”며 “적어도 5년은 서울시장직을 수행할, 다음 지방선거에도 출마할 후보가 필요하다. 검증된 행정가여야 한다. 박원순 전 시장의 실정(失政)을 정상화할 후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조은희 서초구청장을 언급했다. 여 시의원은 “”조은희라서 뽑았다“는 3040세대 ‘서초맘’들의 의견처럼, 지난 지선과 같은 위기에서도 살아남은 사람”이라며 “인지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후보군으로 꼽히는 국회의 다선 의원들도 전국적인 인지도가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조 구청장 이외에도, 현재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시되는 통합당 후보군으로는 권영세 의원, 김선동 전 의원, 김용태 전 의원 등이 꼽힌다.
현재 당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는 김선동 전 의원의 경우, 당내 신망이 높은 인사다. 또한 보수정당의 ‘험지 중 험지’인 서울 도봉에서 재선을 했다는 점이 특장점이다. 김용식 통합당 남양주을 당협위원장은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강북 정서를 대변할 줄 안다는 점이 김 전 의원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조직 꾸리고 물밑 작업하고…보선 준비에 분주한 통합당
한편, 서울시장 보선을 대비한 통합당 내의 세력화 움직임도 활발하다. 원영섭 전 통합당 조직부총장은 최근 여러 인사들과 함께 ‘새시대’라는 조직을 꾸려 차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에 사무실을 둔 ‘새시대’에는 청년 정치인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권영세 의원 측 또한 서울시장 선거 대비 채비에 나섰다고 전해진다. 최근 나경원 전 의원의 용산 이사를 두고, 서울 용산을 지역구로 둔 권 의원의 시장 출마와 의원직 공석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렇게 여러 물밑작업 및 당내 세력화 등 차기 서울시장 보선을 향한 열차가 시동을 걸었지만, 통합당의 유일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출마하지 않는 이상 결국 치열한 경선이 치러질 것을 암시한다. 여 시의원은 “최대한 많은 분들의 참여가 있는 경선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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