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없고 인기영합 자세는 잃어버린 10년 되찾기 힘들어”

드디어 ‘昌’이 무소속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그간 장고를 거듭하며 칩거에 들어갔던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가 7일 남대문로 단암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오늘 몸담았던 한나라당을 떠나 대선에 출마하고자 한다”며 17대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이는 대선을 불과 42일 앞둔 시점에서다.

이 전 총재는 이날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에 대해 ‘불안한 후보’ 등 이라며 ‘이명박 필패론’을 역설. 이 전 총재 자신이 정권교체를 위한 ‘대안론’을 적극 설파, 출마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특히 이 전 총재는 “경제만 살리면 된다고 하는데 국가 기반이 흔들리는데 경제가 제대로 되겠는가”라며 직접적으로 이 후보를 겨냥하는 등 각을 세웠고, 이 후보뿐 아니라 한나라당의 ‘대북정책’도 강도높게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 전 총재는 법치혁명을 위한 ‘개헌’ 등을 약속했으며 ‘후보단일화’에 대해선 ‘ 살신성인의 결단을 내릴 것‘이라며 여운을 남기도 했다. 이 전 총재의 개헌 언급으로 대선국면에서의 ’개헌‘ 문제가 수면위로 부상하면서 불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총재의 출마 소식에 이날 각 방송사·신문사·인터넷 매체 등 200여명의 취재진이 몰린 반면 비슷한 시간에 뉴라이트 전국연합 창립 행사에 이 후보가 참석했지만 10여명 기자들만 동행, 대조를 보였다.

이회창, “국민께 사죄·용서” “국민들 한나라당 후보 신뢰 못해”

이 전 총재는 “스스로 국민과 다짐하고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엎드려 사죄를 드리고 용서를 빈다”면서 자신이 현질정치에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던 점에 용서를 구한 뒤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2002년 한나라당이라는 거대한 조직과 체제로 선거를 치렀고, 정치에 들어온 뒤 나름대로 정직하고 원칙을 지키고자 고민하고 노력도 했다”면서 “그러나 선거에도 지고 한나라당에 치욕스런 오명까지 안겨줬고, 한나라당이 박근혜 대표를 중심으로 고군분투 하는 모습에 미안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한나라당의 후보가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의 열망에 부응해주기를 간절히 바랬지만 경선 과정과 그 후의 상황을 보면서 이러한 기대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정말 정직하고 법과 원칙을 존중하는 지도자만이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민의 힘을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를 겨냥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지만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정신과 용기가 있다면 국민은 신뢰할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국민은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이점에 관해서 매우 불안해하고 있고 충분한 신뢰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나라당 후보로는)정권교체가 어려워 질 수 있고, 정권교체만 하면 된다라는 생각만을갖고 있다”면서 “이러한 생각은 환상이고 매우 위태로운 생각”이라고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를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이에 대해 그는 “10년간 훼손된 나라의 기초와 근간을 세우고 나라를 바로잡는 정권교체가 되어야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며 한나라당과 이 후보로의 정권교체는 진정한 의미의 정권교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전 총재는 이 후보에 대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경제만 살리면 된다고 하는데 국가 기반이 흔들리는데 경제가 제대로 되겠는가”라면서 “원칙없이 인기에만 영합하면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을 수 없고, 국가의 정체성에 대한 투명한 신념 없이는 대한민국을 구할 수가 없다”고 이 후보를 겨냥했다.

또 한나라당과 이 후보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과 후보의 (대북대응)태도는 불분명하다”며 “북핵폐기와 무관하게 지원하겠다고 하고, 햇볕정책을 고수하겠다는 후보의 대북관도 애매모호하다. 모호한 태도로는 한반도의 평화정착도 기대할 수도 없다”고 지적한 뒤 “이것이 출마를 경심하게 된 근본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어떤 경우에도 정권교체라는 온 국민의 간절한 소망을 제가 좌절시키는 일만은 결코 없을 것임을 굳게 약속한다"면서 "만약 제가 선택한 길이 올바르지 않다는 국민적 판단이 분명해지면 저는 언제라도 국민의 뜻을 받들어 살신성인(殺身成仁)의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와는 뜻이 통하는 날이 있을 것”

이 전 총재는 기자회견 직후 가진 일문일답을 통해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동질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제 욕심에 (박 전 대표가)저를 지지하고 동조해 주면 큰 힘이 되지만 한나라당 경선 승복하고 당 화합을 깨서는 안된다는 그 분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제가 생각하고 이 나라를 위한 방향과 신념을 (박 전 대표와)크게 다르지 않다. 언제간 뜻이 통하는 나리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호감을 나타냈다.

상황에 따른 ‘대선 포기’ 가능성과 관련해 이 전 총재는 “전장에 임하는 장수가 중간에 전장 빠져나오겠다고 임하는 장수는 없다”며 “나라를 위해서 모든 개인의 명예와 자존심을 버리면서까지 나왔고, 최선을 다해서 뛰고자 한다”고 대선 완주를 강조했다.

이 전 총재의 출마가 경선불복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저도 이런 (출마)상황이 오지 않기를 내심 바랬다”면서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고 정권교체를 이루고 훼손된 나라의 근간과 기초를 세우고 나라를 바로 세우는 것이야 말로 대의”라고 비켜갔다.

昌 “헌법개정 포함한 정치·권력 구조 개편”...후보 단일화 “살신성인 결단 내릴 것”

이와함께 이 전 총재는 출마와 함께 ‘법치혁명’을 주창, 개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1987년 이후 지속된 20년 체제를 넘어, 최소한 향후 50년 이상은 지속될 수 있는 국가적 틀을 마련하기 위한 대대적인 개혁에 착수할 것”이라며 “헌법개정을 포함한 과감한 정치개혁과 권력구조 개편도 그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땅에 떨어진 국가 기간을 바로 세우는 법치혁명을 이뤄낼 것”이라며 “대북정책 및 외교정책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하고, 무너진 한미 동맹을 복원하여 건전하고, 미래지향적인 동맹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전 총재는 보수세력 단일화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보수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자신의 출마는)결코 보수가 분열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왜 좌파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정권이 출현해야 하는가 확신을 드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나라당과 이 후보와 서로 물어뜯고 싸우는 게 아니라 선의의 경쟁으로 나라가 잘되기 위한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는 선의의 경쟁관계로 가고자 한다”며 “정권교체 이루기 위해 이 길 밖에 없다는 상황이 온다면, 내 자신이 필요하다면 살신성인의 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단일화’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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